세계사 제공우리 시대의 대표 지성 이어령의 유작 '이어령의 말' 두 번째 이야기가 출간됐다. 지난해 출간된 1권에 이어 두 번째로 묶인 이번 책은 생전 공개되지 않았던 강연과 사후에 발간된 저작에서 발췌한 문장까지 아울러 담아, '생명'을 중심으로 한 그의 마지막 사유를 전한다.
88년 평생에 걸쳐 평론·희곡·수필·소설·시 등 모든 문학 장르를 넘나들며 한국 지성사의 방향을 비춰온 이어령은 말년까지도 "생명이 곧 목적"이라는 신념을 붙들었다. '이어령의 말' 1권이 창조의 여정을 보여주었다면, 2권은 삶과 죽음, 인간과 세계를 꿰뚫는 '생명'의 가치를 중심에 두었다.
책은 감성, 지성, 자연, 문화, 물질, 정신, 일상, 상상 등 아홉 가지 키워드를 따라 이어령의 언어를 재구성했다. 그는 감성을 "살아 있다는 첫 반응"이라 했고, 상상을 "삶 너머로 나아가게 하는 날개"라 불렀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결국 '생명'으로 모여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권에는 "제 말을 잊어주십시오"라는 생전 그의 부탁이 수록됐다. 말을 통해 깨달음을 얻되, 그것에 머무르지 말고 스스로의 생각으로 채우라는 역설적 당부다. 남겨진 문장은 단순한 어록이 아니라, 독자 각자 안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또 하나의 생명이라는 것이다.
이어령 지음 | 세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