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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렌 부부와 '컨저링'이 남긴 마지막 유산은 '가족'[최영주의 영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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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 '컨저링: 마지막 의식'(감독 마이클 차베즈)

외화 '컨저링: 마지막 의식'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외화 '컨저링: 마지막 의식'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때로 영화의 러닝타임은 영화관을 나선 후에도 이어집니다. 때로 영화는 영화관을 나서는 순간 비로소 시작합니다. '영화관'은 영화 속 여러 의미와 메시지를 톺아보고, 영화관을 나선 관객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 스포일러 주의
 
지난 12년 동안 악마들에 저항하고 퇴마했던 워렌 부부가 드디어 마지막 의식을 수행하고 팬들의 곁을 떠난다. 워렌 부부의 마지막 여정인 '컨저링: 마지막 의식'은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며 결자해지함과 동시에 그들의 유산을 다음 세대에 물려준다.
 
1986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자신의 집에 사악한 존재가 들어왔다고 주장하는 스멀 일가를 찾은 워렌 부부는 그곳에서 지금껏 마주한 적 없는 가장 위험하고 강력한 악령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곧 그것이 자신들의 과거와 연결된 충격적인 진실을 알게 된다.
 
워렌 부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컨저링'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 '컨저링: 마지막 의식'(감독 마이클 차베즈)은 워렌 부부 여정의 마침표를 찍는 영화이자 워렌 부부의 딸 주디 워렌이 부부의 유산을 물려받는 이야기다. 그런 만큼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워렌 부부의 이야기와 함께 그의 딸 주디가 전면에 나선다.
 
외화 '컨저링: 마지막 의식'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외화 '컨저링: 마지막 의식'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컨저링' 시리즈의 강점은 뭐니 뭐니 해도 '실화'에 바탕을 둔 작품이란 점이다. 영화는 초자연현상 조사관으로 유명한 퇴마사와 영매사 부부인 에드 워렌과 로레인 워렌 부부의 '실화'를 가져왔다는 점은 영화에 '사실성'을 부여하며 관객들을 조금 더 이야기에 몰입하도록 만드는 효과를 지닌다.
 
실화를 밑바탕에 깐 '컨저링' 시리즈는 하우스 호러이자 오컬트로서 가진 강점들을 드러냈다. 다양한 방식으로 호러가 변주되는 속에서도 '컨저링' 시리즈는 오컬트라는 장르의 정통성을 이어왔다.

다시 말하자면, 최근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되는 영화들과 달리 '컨저링: 마지막 의식'은 기본과 정통에 충실하다는 의미다.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점프 스퀘어, 악령으로 인한 다양한 현상들을 통해 공포를 자아낸다.
 
이번 '마지막 의식' 역시 집에 깃들어 평범한 가족들을 괴롭히는 악령은 물론 오랜 시간 워렌 부부와 그들의 딸 주디를 쫓은 악령들로 인한 공포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무엇보다 워렌 부부가 그동안 풀지 못했던 일을 딸 주디와 함께 풀어간다는 건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이는 '마지막 의식'이 어떤 키워드를 기저에 두고자 했는지 알 수 있는 지점이다.
 
'마지막 의식'의 공포는 화목한 워렌 부부의 모습과 대비된다. 영화 초반 한 악령과 워렌 부부 사이의 악연을 보여준 영화는 이후 딸 주디를 낳고 기르는 평범한 모습을 보여준다. 성인이 되어 남자 친구를 아버지 생일에 데려온 주디의 모습까지 여느 가정과 다를 바 없다.
 
외화 '컨저링: 마지막 의식'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외화 '컨저링: 마지막 의식'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제법 길게 워렌 부부의 평범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중후반부 악령과의 대결에서 '가족'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존재인지 알리기 위한 밑바탕이다.
 
특히 '마지막 의식'은 워렌 부부와 스멀 부부의 현재를 번갈아 가며 보여준다. 이는 단순히 앞으로 워렌 부부가 스멀 부부에게 생긴 초자연적인 현상을 조사할 것이란 것뿐 아니라, 결국 '마지막 의식'의 주제가 '가족'과 관련이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처럼럼 '컨저링' 시리즈이자 워렌 부부의 은퇴식이라 할 수 있는 '마지막 의식'의 핵심 메시지는 '가족'이다. 그동안 다른 가족들, 누군가의 가족을 위해 목숨을 위협받으면서도 악마 퇴치에 나섰던 워렌 부부도 특수한 직업적 특성을 제외한다면 어디서든 볼 수 있는 평범한 가족이다.
 
그들에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이 있다. 그리고 여느 부모가 그러하듯 자식이 자신들과 같은 험난한 길을 걷지 않길 바란다. 루시가 영매사로서의 능력이 있음을 안 로레인은 믿음을 닫고, 악마를 보는 능력이 사라지길 바란다.
 
그러나 루시는 결국 자신의 능력을 완벽하게 자각하게 된다. 그리고 결국 엄마 로레인은 딸 루시에게 스스로 선택해 앞으로 나아가길, 그리고 악마를 비롯한 자기 인생 앞에 놓일 수많은 난관 앞에 주저하지 않고 맞서길 응원한다.
 
외화 '컨저링: 마지막 의식'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외화 '컨저링: 마지막 의식'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그렇게 루시는 엄마의 유산을 오롯이 이어받고, 엄마와 아빠가 그러했던 것처럼 남자 친구이자 이제는 남편이 될 토니와 함께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을 것임을 암시한다.
 
'마지막 유산'이 가족을 이야기하면서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물리적이든 정신적이든  보이지 않는 악마에 대항할 수 있는 일종의 '퇴마법'이다. 악마는 인간의 공포를 먹는 존재다. 그런 악마에게 맞설 수 있는 유일한 힘은 용기와 사랑, 그리고 가족간의 유대다.
 
스멀 가족이 악마의 공포와 고통으로부터 벗어난 것도, 워렌 가족이 목숨의 위협 끝에 악마를 퇴치할 수 있었던 힘은 결국 '사랑'에서 나온다. 사랑은 사람에게 용기를 심어주고, 가족과 서로 다른 사람과의 유대를 단단하게 한다. 그것이 '마지막 의식'이 스멀 가족 사건을 워렌 부부 이야기의 종착지로 삼은 이유이며,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워렌 가족의 이야기 안으로 들어간 배경이다.
 
 
외화 '컨저링: 마지막 의식'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외화 '컨저링: 마지막 의식'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사실 가족에 관한 이야기가 영화의 중심에 있다 보니, 가족영화인지 오컬트인지 물음표가 생기는 구간이 있다. 영화는 살짝 유머 감각을 더해 이야기하자면, '미트 페어런츠'가 '컨저링'을 만나면 '마지막 의식'으로 완성된다는 느낌이다.

사랑하는 주디를 위해 장인인 에드에게 잘 보이고자 하는 예비사위 토니의 고군분투가 이어진다. 목숨을 아끼지 않는 토니의 노력은 결국 장인 에드의 인정을 받게 되고, 나아가 유물 보관실 열쇠까지 넘겨받는다. 이는 사위로서의 인정뿐 워렌 부부의 유산을 물려받아 이어갈 것임을 암시한다. 그런 점에서 예비 사위와 장인이 손잡고 보면 좋을 영화이지 않을까 싶다.
 
'컨저링' 시리즈를 12년간 이어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워렌 부부를 연기한 베라 파미가와 패트릭 윌슨에게 있다. 베라 파미가와 패트릭 윌슨이 아닌 로레인과 에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두 사람은 뛰어난 호흡을 보여주며 영화 속에서 워렌 부부 그 자체로 팬들에게 깊이 각인됐다. 워렌 부부를 떠나보낸다고 생각하니 아쉬움과 함께 벌써 두 사람이 그리워진다.
 
135분 상영, 9월 3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외화 '컨저링: 마지막 의식' 포스터.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외화 '컨저링: 마지막 의식' 포스터.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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