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반도체·자동차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지난 7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27개월째 흑자를 이어갔다. 7월 기준 역대 최대 흑자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25년 7월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7월 경상수지는 107억 8천만달러(약 15조원) 흑자로 집계됐다.
7월 기준 역대 최대 흑자일 뿐 아니라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긴 27개월 연속 흑자 기록이다. 6월(142억 7천만달러) 대비로는 흑자 규모가 줄었다.
올들어 지난 7월까지 누적 경상수지도 601억 5천만달러 흑자로, 전년 같은 기간(492억 1천만달러)보다 22% 많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올해 5~7월 3개월 연속 흑자 규모가 100억달러를 상회했다"며 "금년 들어 이전보다 큰 흑자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관세 영향과 관련해선 "자동차,자동차 부품 등 관세가 인상된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본격화하고 있다"며 "8월부터 실질적으로 상호관세가 부과되면서 그 영향이 조금씩 더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수출 호조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미국 관세 영향은 있으나, 수출이 어느 정도 감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 흑자(102억7천만달러)가 월 기준 역대 3위였던 6월(131억 6천만달러)보다 약 29억달러 줄었지만, 지난해 7월(85억 2천만달러)보다는 약 18억달러 늘어 역대 7월 기준 흑자 규모가 세 번째로 많았다.
수출(597억 8천만달러)은 6월(603억 7천만달러)보다는 1.0% 감소했지만,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2.3% 늘면서 전년 동월과 비교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통관 기준 반도체(30.6%)·승용차(6.3%) 등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 높았던 반면 컴퓨터주변기기(-17.0%)·의약품(-11.4%) 등은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17.2%)·EU(8.7%)·미국(1.5%)에서 호조를 보인 반면 중국(-3.0%)·일본(-4.7%)에서 고전했다. 미국으로의 수출은 증가 전환했다.
수입(495억 1천만달러)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9% 줄었지만, 지난 6월보다는 4.9% 늘었다.
원유(-16.7%)·석유제품(-5.8%) 등 원자재 수입은 지난해 7월보다 4.7% 줄었다. 반도체제조장비(27.7%)·정보통신기기(12.6%)·반도체(9.4%) 등 자본재 수입은 6.2%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21억 4천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적자 규모가 전월(-25억 3천만달러)이나 지난해 같은 달(-23억 9천만달러)보다 줄었다. 여행수지(-9억달러)가 여름철 외국인 국내 여행 증가로 전월(-10억 1천만달러)과 비교해 적자 폭이 감소했다.
본원소득수지(29억 5천만달러)는 흑자 폭이 축소돼 6월(41억 6천만달러)의 70% 수준에 그쳤다. 직접·증권 투자 배당 수입 감소로 배당소득수지가 34억 4천만달러에서 25억 8천만달러로 줄어든 데 큰 영향을 받았다.
박성곤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영향과 관련해 "지식재산권(IP)이 넷플릭스 본사에 있어서 관련 효과는 크지 않지만, 굿즈 판매라든지 여행 수요, 식품 수출 등으로 다양하게 파급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110억 8천만달러 늘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34억 1천만달러 늘었고, 외국인 국내 투자는 17억 2천만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101억달러 증가했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채권 위주로 76억 4천만달러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