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전 국무총리. 황진환 기자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의 맏사위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의 임명 경위 파악을 위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다.
김형근 특검보는 5일 정례 브리핑에서 "서희건설의 반클리프 아펠 귀금속 공여 의혹과 관련해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임명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한 전 총리에 대해 다음주 화요일(9일) 오전 10시 참고인 신분의 출석 요구서를 송부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김건희씨에게 6천만원대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을 교부하고, 그 대가로 자신의 맏사위이자 당시 변호사 신분의 박 전 비서실장의 공직 임명을 청탁한 혐의를 받는다. 이 회장이 전달한 목걸이는 김건희씨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당시 착용했고, 박 변호사는 이후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특검은 한 전 총리를 불러 박 전 비서실장이 임명된 전후 경위와 관계 등을 물을 전망이다.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 류영주 기자앞서 특검은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이 회장이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와 귀걸이·브로치 등을 김씨에게 교부하고 인사청탁을 한 사실을 인정하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했다. 서희건설이 김씨에게 제공했다가 돌려받은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진품도 임의제출 형식으로 압수했다. 지난 2일 이 회장과 박 전 비서실장에 대한 조사도 진행한 바 있다.
통일교 제공오는 8일 출석하라는 특검의 요구서를 받고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통일교 한학자 총재는 이날 오전 특검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한 총재는 서면조사나 방문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유서에는 해당 내용이 적히지 않았다고 한다. 한 총재는 건강상의 이유로 특검 조사에 출석하지 못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재는 지난 1일 소환 통보 이틀 뒤인 3일 서울아산병원에 심장 시술을 받는다며 입원했다. 특검은 한 총재에 대해 오는 11일 오전 10시 재차 소환을 통보했다.
특검은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가 한 총재 지시에 따라 20대 대선 전 통일교 정책을 정부 정책으로 수용하고 통일교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을 후보를 찾았다고 김건희씨 공소장에 적었다. 또 윤씨가 한 총재 승인 하에 통일교를 위해 △권성동-윤석열 △건진법사-김건희 '투 트랙' 소통 창구를 운영한 사실도 기재됐다. 한 총재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이날 민중기 특별검사가 수사 대상인 통일교 한학자 총재의 변호인과 별도의 면담을 진행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고개를 숙였다. 특검은 "욕심과 달리 완벽하지 못하고 부족함이 많다"며 "우려와 지적들을 잘 새겨서 각별히 유념하고 성찰의 계기로 삼아 모든 면에서 더욱 완벽한 수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애초 민 특검이 아닌 특검보들이 피의자 변호인의 변론을 받는 것이 원칙이지만, 민 특검과 과거 근무연 등 친분이 있는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 판사 전관 변호사가 민 특검과 면담한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해당 변호사는 한 총재 사건 변호를 맡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날 특검은 "해당 변호인은 통일교 사건 변호인이란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사건) 관련 변론 사항도 없었으며 안부 등 일상적 인사만 나눈 것에 불과했다"고 해명했다.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경호처를 동원해 해군함정 내 선상 파티를 벌였다는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씨와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을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위반,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이날 대통령 경호처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는 등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해군함정 선상 파티 의혹은 지난 2023년 8월 2~8일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가 해군함정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여름 휴가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 전 차장은 당시 경호처 직원에게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특검 관계자는 "김 전 차장이 직권을 남용해 경호처 직원에게 부당한 행위를 한 부분을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