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 지열로 인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박종민 기자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지 않으면 극한의 고온과 강수로 인해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장기간 큰 폭의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8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극한기상 현상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30년간 월평균 기온과 실제 일최고기온의 차이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1℃ '고온 충격'은 24개월 이상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영향을 미치며 물가를 평균 0.055%포인트(p) 상승시켰다.
월별 일최다 강수량이 과거 평균 강수량보다 10㎜ 많은 '강수 충격'도 15개월 이상 소비자물가를 0.033%p 끌어올리는 압력으로 작용했다.
고온·강수 충격이 일반적 정도를 크게 넘어설 경우, 단위 변화(1℃·10㎜)당 소비자물가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월별 평균 기온과 일 최고기온 격차가 역대 상위 5% 이상인 '극한 고온' 상태에서는 12개월 동안 평균 물가 상승 압력이 0.56%p까지 크게 상승했다.
과거 월별 평균 강수령과 일 최다강수량 격차가 역대 상위 5% 이상인 '극한 강수'의 경우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2개월 동안 평균 0.054%p 끌어올렸다.
기후대응 노력이 축소되거나 지연돼 극한기상 현상이 심해지면 2100년쯤 일 최고기온은 지금보다 22.7% 높은 평균 42.2℃에 이르고, 이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은 2051~2100년 0.73~0.97%p로 2025~2030년(0.32~0.51%p)의 두 배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됐다.
연정인 한은 지속가능성장실 과장은 "농축수산업 등 기후 취약 부문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기후변화 적응 관련 투자를 늘리고 기상충격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조기에 파악·예측할 수 있는 모니터링 체계를 마련해야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