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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껏 먹고 소리치고"…MZ여성들이 야구에 열광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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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남성보다 여성 관람객 증가율 2배 많아
"속 뻥 뚫리는 응원가와 제약 없는 음식"
'가성비+현장 몰입감'이 2030 여심 잡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를 찾은 관중 사진. 연합뉴스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를 찾은 관중 사진. 연합뉴스
한국 프로야구가 2년 연속 천만 관중을 기록한 것은 MZ세대, 특히 2030여성 야구 관람객이 가파르게 증가한 덕분이다.

예전엔 중장년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며 욕설과 고성이 오가던 야구장이 이제는 MZ세대의 '스트레스 해소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컨슈머인사이트의 '여가·문화·체육·주례 조사'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조사에서 2022년과 비교했을 때, 여성 관람객 증가율은 14%p, 남성은 8%p였다. 특히 19~29세 여성의 증가율은 22%p로 같은 연령대 남성(13%p)을 두 배 가까이 앞섰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조사에서도 지난 시즌 뒤 팬 성향을 조사해 분석한 결과 20대 여성의 77.9%가 "야구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고 답했다.

응원팀 굿즈 구매율도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며, 구단에서 내놓는 캐릭터 굿즈가 '오픈런'을 부르는 것도 이제 흔한 모습이 됐다. 한 야구 관계자는 "남성 위주의 경기 관람에서, 소비 트렌드의 중심인 20대 여성들이 프로야구에 관심을 가지며 '돈 쓰는' 문화로 굿즈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야구장 직관(직접 관람)의 매력으로 여성 팬들이 가장 먼저 꼽은 건 '2만여 명의 관객과 함께하는 현장감'이다. 전국 야구 경기장을 다닌다는 여대생 팬은 "현장은 지역마다 다른 열기가 느껴지고, 승패와 상관없이 2만 명과 함께 응원가를 부르면 속이 뻥 뚫린다"며 "목이 쉬게 응원하면 나도 팀과 함께 뛰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다른 회사원 야구 팬도 "처음 가도 응원가는 몇 번만 들으면 금방 따라 부를 수 있다"며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부르는 응원가가 경기장을 울리면 통쾌함이 배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야구장은 음식 제약이 거의 없어 뭐든 마음껏 먹을 수 있어서 먹는 재미도 있다"고 웃었다.  

2030여성들의 야구에 빠진 또 다른 이유가 '가성비 높은 문화생활'이라는 점도 빠질 수 없다. 데이트로 자주 야구장을 찾는다는 정모 씨(25)는 "요즘 1시간 30분하는 영화 한 편도 1만5천원인데, 몇 천원만 더하면 세 시간 동안 라이브 경기를 볼 수 있는 야구가 훨씬 낫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유로운 분위기도 한 몫 한다"며 경기 중에 잠시 일을 하거나 쉬어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고, 입장과 퇴장도 자유롭다는 것을 매력 포인트로 꼽았다.  

물론 스포츠 특유의 '몰입감'도 빠지지 않았다. 한 여성 팬은 "같은 팀을 응원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다 보면 도파민이 폭발한다"며 "경기 중엔 욕을 하다가도 결국은 우리 팀만 응원하게 되는 무한굴레에 빠진다"고 즐거워했다.

유니폼, 모자 키링 등 '야구의 굿즈' 역시 소속감과 팬심을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야구 팬 카페에서는 '굿즈' 자체로 야구에 빠지는 것은 아니지만 야구에 빠지면 팬심으로 인해 '굿즈'를 안 살 수 없다는 이야기가 쏟아진다. "아이를 따라갔다가 팬이 됐는데, 유니폼이랑 굿즈가 너무 예뻐서 계속 사게 된다"는 한 야구 팬 카페 회원의 말처럼, '야구 굿즈'는 이제 '아이돌 굿즈'처럼 소비되고 있다.

야구 경기의 제도 변화도 한몫 했다.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로 판정의 공정성이 높아지고, 피치 클록 도입으로 야구 평균 경기 시간이 3시간 10분에서 3시간으로 줄었다. KBO관계자는 "빠른 경기 흐름을 좋아하는 MZ세대에게 더 빠른 경기 진행과 플레이 템포로 어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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