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대구 수성구 고모동 팔현습지에 환경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팔현습지 보도교 공사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팔현습지를 지키는 예술행동' 제공환경단체가 대구 금호강 팔현습지 보도교 설치 공사 설계가 확정되기도 전에 습지가 파헤쳐졌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팔현습지를 지키는 예술행동 등 환경단체는 8일 오전 대구 수성구 고모동 팔현습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팔현습지 보도교 공사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5일 인근 주민의 제보로 행동원이 현장을 직접 찾아보니 포크레인 1대와 덤프트럭이 공사를 진행 중이었고 현장 공사 관계자에게 '세륜시설(건설 현장 차량의 바퀴의 먼지 등을 씻는 시설)' 공사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낙동강유역환경청 담당자 및 현장 감리단장에게 확인하니 세륜시설 공사가 '실수'로 진행되었다며 시설 철거 후 원상복구를 약속했지만 이미 약 2천 ㎡에 이르는 면적이 포크레인으로 짓밟혔고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이미 진행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팔현습지는 왕버들군락과 수리부엉이, 수달 등 20여 종의 법정보호종이 살아가는 서식처"라며 "환경파괴를 막기 위해 보도교 공사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세륜시설 설치 공사로 파헤쳐진 팔현습지 입구. '팔현습지를 지키는 예술행동' 제공앞서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난 2022년부터 304억여 원을 들여 금호강을 따라 수성구 고모동과 동구 효목동 일대를 잇는 산책로와 보도교를 건설하는 '금호강 고모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을 추진했지만, 환경단체의 반대로 지난해 11월 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환경당국은 환경단체와 협의하며 설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아직 설계가 마무리되지는 않은 상태다.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공기가 촉박하다 보니 시공사에서 세륜시설을 먼저 지으려 한 것 같다. 지금은 원상복구 해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환경단체와 도면까지 완전히 얘기를 한 건 아니지만 협의는 어느 정도 다 했다"며 "설계 도면이 이달 중 나오면 다음 달 초 공사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