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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온 사이에 선 장동혁…시험대 오른 '투트랙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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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화해진 장동혁…정청래와 한동훈에겐 각 세워

김도읍 기용·민생협의체 제안…중도확장 시그널
온화한 모습에 李대통령도 "세게 하실 줄 알았는데"
반면 정청래·한동훈 때리며 강성 지지층도 달래기
투트랙 전략 시험대 올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그 누구보다 강경파였다. 그랬던 그가 당선 이후 확실히 달라졌다. 강경 일변도에서 한 발 물러선 그의 모습은 이재명 대통령과의 회동에서도 나타났다.

당내에서는 장 대표의 변신을 '전략적 조율'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지방선거를 준비해야 하는 입장에서 중도층의 표를 어찌 무시할 수 있겠냐는 것.

그러면서도 장 대표는 같은당 한동훈 전 대표나, 연일 국민의힘을 향해 독설을 내뱉는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각을 세우며 강성 지지층의 이탈을 막고 있다. 투트랙 전략인 셈이다.

장동혁의 변신…李대통령조차 "더 세게 하실 줄"

연합뉴스연합뉴스
10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장동혁 대표가 달라졌다는 말이 당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평가는 각기 다르지만 전당대회 당시 장동혁과 지금의 장동혁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지도부를 꾸리며 당내 온건파이자 대여 협상력을 갖춘 전략통으로 꼽히는 김도읍 의원을 정책위의장에 앉혔다. 김도읍 의원은 앞서 당이 대대적 변화를 꾀했던 이준석 당대표 시절에도 정책위의장을 지낸 경력직 정책위의장이다. 

장 대표는 또 내년 6월 지방선거 전략을 총괄하는 미래전략국도 일찌감치 신설했다. 이곳은 지방선거뿐만 아니라 주요 정치 현안도 대응하는 임무를 맡는다.

이재명 대통령 초청으로 지난 8일 열린 여야 대표 오찬은 장 대표의 변화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장 대표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공식 석상에서 첫 악수를 나누며 "대표님과 악수하려고 마늘과 쑥을 먹기 시작했는데, 미처 100일이 되지 않았는데 악수에 응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악수는 사람과 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악수조차 거부한 정청래 대표에게 장 대표 자신이 먼저 뼈 있는 농담을 던지며 다가간 것이다. 장 대표는 모두발언에서도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 "잘 살펴봐 줬으면 한다" 등 비교적 온화한 표현을 택했고, 정부여당에게 민생경제협의체 구성도 먼저 제안했다.

전당대회 내내 "싸워라"를 외친 강경 일변도에서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당장 이 대통령 앞에서 A4용지에 적어간 7가지 제언을 읽으며 각을 세웠던 김용태 전 비상대책위원장과도 다른 모습이었다.

결국 이 대통령이 먼저 "(장 대표가) 더 세게 하실 줄 알았는데"라고 말할 정도였다.

"국민적 지지 넓히기 위한 현실적 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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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에서는 장 대표의 변신은 자연스러운 것이란 반응이 나온다. 대구의 한 의원은 CBS노컷뉴스에 "장 대표도 현실 정치를 부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고, (여야 충돌로) 국민에게 피해를 끼쳐선 안 된다는 생각에 민생 이야기를 많이 한 것"이라며 "당 대표가 된 후의 언행은 이전과는 바뀌어야 하지 않겠느냐. 숨 고르기 국면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지도부 내부 평가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회동은 위트 있게 시작해서, 해야 할 말도 다 했다"며 "결국 싸우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똑똑하게 싸워야 한다. 받아낼 건 받아내고 할 말은 하는 게 오히려 적절하다"고 말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극우 정당 프레임을 벗어나야 한다는 절박함, 그리고 휘몰아치는 특검 수사에 대응하려면 국민적 지지를 넓히는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 계산이 깔렸다는 평가도 있다. 김도읍 정책위의장 카드를 두고도 "극우 색채를 완화하려는 시도"라는 말이 나왔다.

국민의힘 한 재선 의원은 "정책위의장에 온건파로 통하는 김도읍 의원을 앉힌 것도 출구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장 대표도 전당대회 때와는 다른 모습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무시할 수 없는 강성 지지층 '청구서'…시험대 오른 장동혁

다만 이번 대통령과의 회동을 포함해 장 대표를 향한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찮다.

당내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깐 판에 장 대표가 들러리를 서고 왔다는 게 당내 주류 의원들의 평가"라며 "이 대통령이 얘기하는 협치는 말뿐인 협치다. 정청래 대표가 '내란 정당 심판' 운운하는 마당에 무슨 협치인가"라고 했다.

이를 의식한 듯 장 대표는 국민의힘을 연일 압박하는 정청래 대표에겐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유지하고 있다. 장 대표는 전날 정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마친 뒤에도 "거대 여당 대표의 품격을 기대했는데 실망스러웠다"고 날을 세웠다. "지금 대한민국 대통령은 누구인가"라고 말하며 정 대표의 독주를 때리기도 했다.

정부여당을 향해 협치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정청래 대표를 향해서만큼은 날을 세우고 있는 것인데, 결국 강성 지지층의 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로도 해석된다. 장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도 한동훈 전 대표를 향해 "저를 최악이라고 표현한 분과 어떤 통합을 하고, 어떤 정치를 함께할 수 있겠느냐"고 했는데, 이 역시 같은 전략으로 해석된다.

장 대표의 투트랙 전략이 곧 시험대에 오를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본인의 모든 지지 기반을 다 만족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강성과 중도 양쪽을 만족시키려는 시도가 얼마나 오래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강성 지지층의 이탈을 막기 위해 한동훈 전 대표 같은 '공동의 적'을 상기시키는 수로 반발을 잠재우려는 정치적 유혹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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