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카타르 공습과 관련해 사전에 미국과의 협의가 없었다며 우려를 표했다.
백악관 풀 기자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스라엘이 카타르 도하에 머물던 하마스 지도부를 공격하기 전 미국에 알렸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고개를 저으며 "아니다"(No)라고 답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상황이 만족스럽지 않다. 좋은 상황이 아니다"라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공습 사실에 놀랐느냐는 질문에는 "나는 어떤 일에도 놀라지 않는다"면서도 "내일(10일) 공식 성명을 내겠지만 지금은 기분이 매우 나쁘다고만 말하겠다"고 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사전에 통보했다고 보도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와 배치된다.
연합뉴스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오전에 미군으로부터 이스라엘의 하마스 공격 사실을 보고받았다"고만 밝혀, 사전 통보 여부는 명확히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서도 "오늘 아침 미군으로부터 이스라엘이 도하에서 하마스를 공격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이는 네타냐후 총리의 결정일 뿐, 내가 내린 결정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즉각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중동특사에게 카타르 측에 공격 임박 사실을 전달하라고 지시했으나 "불행히도 이미 늦은 시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화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며 중재 역할을 해 온 카타르는 주권국이자 미국의 긴밀한 동맹"이라며 "그런 카타르의 영토를 일방적으로 폭격하는 것은 이스라엘이나 미국 모두의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격이 발생한 장소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스라엘은 이날 오후 카타르 도하의 하마스 정치국원 거주 건물을 공습했고, 그간 휴전 중재를 맡아온 카타르는 즉각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