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성 장애 환자의 성상세포가 신경세포와 상호작용하는 과정. KAIST 제공한국과학기술원(KAIST)는 의과학대학원 한진주 교수 연구팀이 리튬 반응성에 따른 성상세포의 대사 차이를 최초로 규명하고, 이를 토대로 조울병의 맞춤형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10일 밝혔다.
성상세포는 뇌에 존재하는 별모양을 한 세포로, 신경세포에 영양을 공급하고 뇌 환경을 유지하는 '신경세포의 조력자'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뇌 세포의 절반을 차지하는 성상세포에 주목하고, 이 세포가 양극성 장애의 대사 조절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환자의 세포로부터 제작한 줄기세포(iPSC)를 성상세포로 분화시켜 리튬에 반응하는지 여부에 따라 세포의 에너지 대사 방식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
리튬 반응이 없는 경우, 세포 안에 지질 방울(아주 작은 지방저장소)가 과도하게 쌓이고,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떨어지며, 포도당 분해 과정이 과도하게 활성화되고, 젖산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는 등 뚜렷한 대사 이상이 나타났다.
특히 리튬 반응 환자의 성상세포는 리튬 처리 시 지질 방울이 감소했으나, 비반응 환자에서는 개선 효과가 없었다. 환자 유형에 따라 성상세포가 생성하는 대사 산물에도 차이가 있었다.
이번 성과는 조울병에서 성상세포가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는 점을 입증한 것으로, 리튬 반응성 차이를 설명하고 환자별 맞춤 치료 전략의 길을 연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
한진주 교수는 "성상세포를 표적으로 한 새로운 치료제 개발이 가능해져, 기존 약물에 반응하지 못하던 환자들에게도 더 나은 치료 전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신경정신질환 분야 세계적인 학술지인 몰레큘라 사이카이트리(Molecular Psychiatry) 온라인판에 지난달 22일자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