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오봉저수지. 연합뉴스사상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지역 저수율이 연일 최저치를 기록하는 가운데 영서지역 저수지들도 메마름 현상이 지속되면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한국농어촌공사 저수율현황에 따르면 이날 기준 원주 궁촌저수지 저수율은 34.5%로 전년 대비 24.1%에 불과했다. 최근 30년간 평균치를 뜻하는 평년 저수율은 절반 수준으로 현재 '주의' 단계가 내려진 상태다.
원주 반계저수지의 경우 현재 저수율이 39.9%로 평년 대비 66.1%에 머물렀다. 농어촌공사 원주지사 관계자는 "두 곳 모두 농업용수로만 사용되고 있고 농번기가 끝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가뭄이 심각해지면 양수 대책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저수율 하락은 평년에 비해 적은 강수량과 높은 기온의 영향이 컸다. 강원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여름 영서지역 강수량은 533.6㎜로 평년(821.5㎜) 대비 64.9% 수준에 그쳤다.
특히 원주지역은 여름철 평균 기온이 26.3도로 기록, 1971년 관측 이래 최고 기록을 경신하면서 무더위가 지속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평균 최고기온도 31.3도로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6월부터 이른 장마가 시작됐고 무더위와 집중호우가 반복되며 복합적인 기상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영서지역의 경우 짧은 시간 강한 비가 내린 뒤 그치는 경우가 많아 물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횡성 우천저수지는 저수율이 37.9%로 지난해 대비 25.6%에 불과해 '경계' 단계에 도달했으며, 홍천 와동저수지는 46.9%를 기록했다. 다만 와동저수지는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누수와 월류 위험이 있어 안전 확보 차원에서 저수율을 50% 미만으로 관리하고 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가뭄 대응에서 가장 중요한 건 댐의 역할"이라며 "우천 시 자체적으로 물을 저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장기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10일 강원 강릉시 초당동의 한 아파트에 소방당국이 급수 지원에 나섰다. 강원소방본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