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안무수업 모습. 고상현 기자
"오늘은 RM 생일이니깐 특별히 RM 안무를 더 배워볼게요." 12일 서귀포시 신효동에 있는 유명카페 '베케' 라운지. 미국과 호주, 중국 등지에서 온 외국인 관광객 10여 명이 안무가의 동작에 맞춰 따라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전 세계 '아미(BTS 팬덤)'들이 제주에서 방탄소년단(BTS)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 안무를 배우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1시간 30분간 진행되기로 한 BTS 안무수업은 수강생들의 배움 열기로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어 2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수강생 모두 땀으로 옷이 흠뻑 젖을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왔다는 언론인 키티 버트(38)씨는 자신을 "BTS의 '빅 팬'"이라고 강조한 뒤 "부산국제영화제 취재하러 부산에 있다가 BTS 춤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해서 바로 제주에 내려왔다.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BTS 춤을 추게 돼서 행복하다"며 기뻐했다.
이날 제주관광공사와 제주도는 전 세계 한류 관광객 유치 행사인 '퍼플 페스타 인 제주(Purple Festa in Jeju)' 행사를 진행했다. 13일까지 이틀간 베케와 제주목관아에서 열리는 축제에서는 BTS 안무수업뿐만 아니라 'RM이 사랑한 작가들' 전시, 한국 전통문화 체험 등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BTS 등 한류스타를 주제로 한 축제를 기획했다. BTS 뮤직비디오 무대이자, BTS 멤버들이 사랑하는 제주를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 관광 콘텐츠 상품화한 것이다.
김미경 제주관광공사 관광마케팅팀장은 "과거 제주에는 중국인이나 일본인이 주로 왔다면 최근 BTS나 '폭싹 속았수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 제주와 관련된 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게 되면서 다양한 나라에서 제주를 많이 찾고 있다. 문화의 힘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제주여행 사진을 보여주는 미국인 낸시 허친슨씨. 고상현 기자실제로 미국과 영국, 중국, 호주, 싱가포르 등 해외 관광객을 상대로 지난달 사전예약을 받은 결과 모집인원 '100명'을 단 며칠 만에 초과하고 신청이 계속 들어와서 125명을 받았다.
이날 미국과 호주 관광객 15명을 인솔해서 축제에 참여한 미국 관광업체 대표 지니 장(51)씨는 "불과 5년 전만 해도 대부분 제주에 대해서 잘 몰랐다. 그런데 최근 들어 제주 관련 콘텐츠들이 해외에서 크게 인기를 끌다 보니 제주 여행을 희망하는 관광객들이 크게 늘었다"고 강조했다.
보자기 만들기 수업 모습. 고상현 기자한국 전통문화 체험인 보자기 만들기 수업에 참여한 뒤 취재진을 만난 미국인 낸시 허친슨(74)씨는 '제주에 대해 평소 잘 알았는지' 묻는 질문에 제주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웰컴 투 삼달리' '폭싹 속았수다'를 언급하며 엄지 척을 했다. "실제로 제주에 와서 행복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김양보 제주도 관광교류국장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콘텐츠를 제주여행과 접목시켜서 체질개선도 하고 홍보하기 위해 이번 축제를 열었다. 앞으로 제주의 다양한 모습을 세부적으로 관광 상품화해서 전 세계인이 찾고 싶은 제주를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