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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물량공세 VS 미국 테크기업, 휴머노이드 전쟁이 가져올 배터리 판도[기후로운 경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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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기후로운 경제생활'은 CBS가 국내 최초로 '기후'와 '경제'를 접목한 경제 유튜브 프로그램입니다. 한국의 대표 기후경제학자 서울대 환경대학원 홍종호 교수와 함께합니다. CBS 경제 전문 유튜브 채널 '경제연구실'에 매주 수/목/금 오후 9시 업로드됩니다. 전체 영상 내용은 '경제연구실' 채널에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방송 : 유튜브 CBS 경제연구실 '기후로운 경제생활'
■ 진행 :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대담 : 차영주 와이즈경제연구소 소장

인간 환경에 최적화된 휴머노이드, 단순 로봇과 다른 이유는?
중국, 춤추는 로봇 군무로 세계 충격…물량 공세와 IPO로 시장 선점
테슬라 옵티머스·현대차 조지아 공장, 로봇이 인력 대체하는 현장
LG·삼성·현대, 배터리·하드웨어·AI 결합해 K-휴머노이드 연합 구축
전고체·소형 고출력 배터리, 로봇용 2차 전지의 새로운 격전지 열 것
돌봄·위험 작업·군사 투입까지…휴머노이드가 열 미래 수요 시장


◆ 홍종호>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기술 경쟁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번 독일 국제 가전 박람회 현장에서도 세계의 눈은 로봇에 쏠렸는데요. 로봇 상용화가 성큼 다가오며 이 분야가 배터리 업계의 돌파구가 될지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오늘은 차영주 와이즈경제연구소 소장과 함께 이 내용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차영주> 예. 안녕하십니까?

◆ 홍종호> 기본기부터 채우고 가겠습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무엇인지, 집에 있는 로봇 청소기 같은 로봇하고 다른 것인지에 대해 구분을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차영주>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전적 정의를 본다면 인간의 신체 구조와 비슷한 형태를 가지고 있고 동작을 모방한 것입니다. 말씀하신 로봇 청소기도 로봇이고 TV에 나오는 산업 현장에서 움직이는 로봇 팔 같은 것들도 로봇입니다.

◆ 홍종호> 로봇 강아지도 있고요.


◇ 차영주> 네. 그런데 왜 굳이 휴머노이드 로봇이냐. 로봇이라는 게 특별한 형태를 띨 필요는 없어요. 비행기를 개발할 때도 그런 에피소드를 본 것 같습니다. 새를 모방해서 비행기를 만들었는데 새와 다르게 날개를 움직이지 않고 새 머리도 없어지고 나니까 결국 비행기가 비행기 모양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죠. 그러므로 굳이 휴머노이드 로봇일 필요가 있겠느냐는 의문점을 초기에 가졌었어요.

그런데 지금 여기 스튜디오도 그렇고 보편적인 인간에게 최적화된 환경이 아니겠습니까? 만약에 기술자나 카메라 같은 기술적인 부분들이 움직이려면 인간에 최적화된 환경이 필요해요. 로봇도 그와 흡사한 것이 있을 때 더 많은 것들을 해낼 수 있고 친근화될 수 있고 협동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죠. 그래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앞으로 대세의 끝이라고 봅니다.

◆ 홍종호> 그래서 인간의 외형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거군요. 피지컬 AI도 구분해 주시죠.

◇ 차영주> 피지컬 AI라는 것은 휴머노이드 로봇보다 넓어진 개념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로봇이라고 하면 한정된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그렇지만 피지컬 AI가 들어온다면 학습을 통해서 스스로 판단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그것도 주어진 내용에서이긴 하겠습니다. 물리적인 로봇의 형태로 구현할 수 있는 것을 피지컬 AI라고 하거든요. 로봇과 인터뷰한다고 하면 피지컬 AI인 거죠. 학습된 로봇이 교수님의 질문에 대해 적절한 답을 내세우고 동작을 해줄 수 있고 만약 명령을 내리면 그 명령을 수행할 수 있고요. 비슷해 보이기는 하겠습니다만 피지컬 AI는 더 광의의 개념입니다.

◆ 홍종호> 이때 피지컬은 꼭 사람의 외형을 닮을 필요는 없어요?

◇ 차영주>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더 넓은 개념이고 휴머노이드 로봇이 그 안의 하나의 분야일 뿐입니다.

◆ 홍종호> 이런 기술이 더 확장되려면 기반이 되는 건 뭡니까? 당장 생각나는 건 배터리 같은 건데요.

◇ 차영주> 아무래도 하드웨어가 가장 중요하겠죠. 하드웨어를 어떻게 구현하냐는 것인데요. 하드웨어라는 것이 단순하게 신체도 있습니다만 현재 로봇 기술에서 핵심은 제어 기술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보통 물컵을 집는 행위도 팔이 나가다가 멈추고 손이 움직이다가 멈춰야 하고요. 물컵을 들어 올렸다가 어느 순간에 멈춰야 하는데 이런 것들이 제어 기술이거든요.

인형 집기 같은 게임하는 거 보셨을 거예요. 그런 거 보면 행동을 제어하잖아요. 그런 것들이 하드웨어의 일환이고 명령을 수행할 수 있어야겠죠. 더군다나 컵을 하나 들게 되면 기존에 있었던 무게중심에서 적절하게 배분하려면 반도체가 필요합니다. 말씀하신 에너지 동력으로 따지게 된다면 당연히 배터리가 필요할 것이고요. 그런 것들을 수행할 수 있는 인공지능 언어 능력도 필요하므로 모든 기술의 총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 홍종호> TV에서 로봇이 나오는 영화들 보면 대단하잖아요. 그래서 엄청날 줄 알았는데 들어보니 기술이 아직 초보 단계라고 하더라고요. 컵을 드는 것에서 가벼우면 살짝 잡고 무거우면 세게 잡는 이런 강도에 대한 제어가 잘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 차영주> 가장 어려운 것이 달걀 잡는 거랍니다. (웃음)

◆ 홍종호> 그러니까요. 저는 그 정도는 기본 아닌가 했는데 굉장히 어려운 거더라고요. 그 이야기를 듣고서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간다는 게 쉽게 되지는 않겠다고 생각했는데요. 이번주 초까지 열렸던 유럽 최대 가전 박람회인 IFA 얘기해볼게요. 여기서도 휴머노이드 로봇이 주목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로봇의 대부분이 중국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데 사실입니까? 중국의 로봇 기술이 그렇게 빠른 겁니까? 미국이나 유럽에 못 당하나요?

◇ 차영주> 일단 물량 공세입니다. 교수님의 질문에 이런 대답이 딱 적절할 것 같습니다. 아직은 산업용 로봇이 대세인데 글로벌 산업용 로봇의 50%가 중국에 설치되어 있고요. 생산량의 3분의 1이 중국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 정도 수준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고, 중국에서는 연평균 23%씩 로봇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혹시 중국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50여 기가 빨간 손수건 같은 걸 들고 춤추는 영상 보셨나요?

◆ 홍종호> 저는 그건 못 봤고 올림픽 하는 건 봤어요. 달리기를 하더라고요.

◇ 차영주> 달리기를 했는데 완주한 로봇이 몇 개 안 돼요. 제가 알기로는 거리가 10km 정도 되는데 한 3개가 완주했다고 하네요.

◆ 홍종호> 완주를 못 하고 탈락한 것도 많군요.

◇ 차영주> 엄청난 숫자가 탈락했습니다만 나중에 영상을 보시면 굉장히 충격적이실 겁니다. 예를 들면 세종문화회관이나 대규모 공연장에 로봇이 한 수십 기가 동일하게 서서 동일한 춤을 반복한 겁니다. 중국에서 전 세계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다는 거죠. 더군다나 앞서 언급 드렸다시피 산업용 로봇은 단순하게 반복된 행동을 하는 것이었는데요. 춤을 춘다는 것은 제어 기술이 엄청나게 중요한 거고요. 로봇을 사람의 몸에 비유한다면 균형을 잡아야 하는 부분들도 있는 거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굉장히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중국의 로봇 선두 기업인 유니트리 같은 경우에는 약 70억 달러로 IPO(기업공개)를 신청해 놓은 상태입니다. 그만큼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씀드립니다.

◆ 홍종호> 그래요. 그렇게 춤을 추는 건 사람이 제어하는 거죠?

◇ 차영주> 아닙니다. 로봇이 스스로 입력된 데이터를 가지고 하는 거죠.

◆ 홍종호> 그렇군요. 어떤 음악이 나왔을 때 음악에 따라서 어떤 춤을 추고 싶어 하는 정도까지는 안 간 거죠?

◇ 차영주> 그렇죠. 거기까지는 안 간 거고요. 한가지 오해라고 할 수 있는 게 영화를 많이 보다 보니까 로봇이 스스로 판단하고 인간의 명령을 거부하며 대척점에 있는 부분이 있을 거라고 걱정하시는데요. 공상 과학자들이 아니라 오히려 사회과학 하시는 석학분들이 걱정하는 단계도 있어요.

◆ 홍종호> 사회과학은 좀 그런 것 같아요. 다 AI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 같아요.

◇ 차영주> 두려움이 있는 거죠. 하지만 아직은 인간이 입력하는 단계까지 되는 거죠. 그러면 어디까지 입력해야 하느냐의 문제도 있습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로봇과 자율주행이 어느 정도 맞닿아 있는 부분들이 있는 거거든요. 위험한 경우가 발생했을 때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판단을 내리죠. 예를 들어서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는데 갑자기 바위가 딱 나타났을 때 그 바위를 박을지 피할지에 대한 윤리적인 부분의 문제들이 있는데요. 자율 주행 같은 경우에는 다 입력을 해줘야 하거든요. 나중에 사회적인 문제까지도 궁극적으로 넘어야 할 산이 있다는 것을 말씀드려야 될 것 같습니다.

◆ 홍종호> 로봇 시장 상황을 여쭤보고 싶은데요. 미국의 테크 기업들도 당연히 이쪽에 관심이 있을 거고요. 특히 테슬라는 기업 가치의 80%가 옵티머스 휴머노이드에서 나올 거라고 했다네요. 아무래도 앞으로 미국과 중국 등의 경쟁이 격화될 것 같은데 이 시장은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차영주> 지금 미국에서 가장 나서고 있는 기업은 테슬라죠. 옵티머스 휴머노이드는 테슬라를 만들어내는 공장인 기가팩토리에서 활용하기 위한 로봇입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현대차가 미국에 공장을 지어 놓은 상태인데요. 만들어진 조지아 공장은 인력의 80%가 이미 감축됐고요. 지금 대부분 로봇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죠. 자동차 같은 경우는 단순 작업의 반복이기 때문에 산업용 로봇이 들어가는 거고요.

지금 테슬라가 얘기하는 옵티머스 휴머노이드는 단순한 작업을 떠나서 이동 같은 부분까지 됐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미 많은 분이 아시겠지만 메타라는 미국 기업은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것을 하는데요. 그게 개념이 모호해져 버리지 않았습니까? 불과 몇 년 사이에 그러다 보니까 로봇에서 기회를 찾고 있는 부분들이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도 지금은 단순하게 GPU라는 하드웨어를 만드는 거지만요. 앞으로는 스스로 칩을 개발해서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할 수 있게 진화시키겠다고 했기 때문에 로봇에 많은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다고 보고요.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라는 로봇 회사를 인수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LG도 하고 있고 현대도 다 하고 있어서 많은 기업이 로봇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홍종호> 규모가 얼마나 커질지는 현재로서는 가늠하기 힘들 정도겠네요.

◇ 차영주> 그렇습니다. 지금 인공지능도 불과 몇 년 사이에 침투율이 굉장히 높아지지 않았습니까? 물론 데이터 학습 과정을 거쳐야 하고 나중에 보험 문제나 윤리와 같은 문제들을 겪어내야 하긴 하겠습니다만 그런 시장이 생각보다 빨리 올 수도 있겠다고 봅니다.

◆ 홍종호> 중국은 저희 방송에서 몇 번 다뤘지만 눈 떠보니까 태양광, 배터리, 전기차 부문에서 세계 1위를 고수하고 달려 나가고 있는데요. 휴머노이드 로봇에서는 어떻습니까? 미국이나 유럽 또 우리나라의 앞으로 중국과의 경쟁 전망은 어떻게 보세요?

◇ 차영주> 그러므로 역설적으로 미국이 첨단 칩 같은 것을 중국에 주지 않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도 지금 알리바바가 앞서 언급 드렸던 엔비디아의 GPU를 우회할 수 있는 AI 칩을 개발해 내고 있는 상태죠. 말씀하신 것처럼 중국은 물량 공세입니다. 그리고 방송에서도 이야기했다시피 중국의 젊은 층들이 가고자 하는 대학 선호도 1순위가 공대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매우 큽니다.

◆ 홍종호> 참 너무 아쉬워요. 진짜 이게 어떻게 다를 수 있을까요.

◇ 차영주> 저희도 한때는 그런 때가 있었는데요. 그런데 굉장히 무서운 게 뭐냐면요. 초기에 플랫폼 효과라는 것을 달성하고 나면 다른 기업들이 따라잡기가 어려운 거죠. 중국은 보이지 않는 정부의 지원도 있고요. 더군다나 로봇이 움직이는 환경이 되었어요. 만약 스튜디오 안에 로봇이 있다면 그 로봇과 집에서 움직이는 로봇, 개인 사무실에서 움직이는 로봇 모두 학습 데이터가 다 다를 것입니다. 그런데 수많은 학습 데이터를 가지고 선점해버리면 다른 기업들이 들어올 때까지의 갭이 더 벌어지게 되는 거죠. 그게 굉장히 무섭다는 것이고요.

그런데도 개발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주장하는 측면에서는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측면들이 분명히 존재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학습하고 그게 중앙 서버에 저장이 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 개발해야 되긴 하겠습니다. 다만 경제적, 사회적 비용 자체가 개발하는 것보다 중국이 물량 공세를 벌이는 것이 더 싸기 때문에요. 기업이나 소비자로서는 아무래도 그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부분들도 고려해야 합니다.

◆ 홍종호> 현재 한국은 정부 주도의 로봇 개발이 주요한 기제인가요? 어떻습니까?

◇ 차영주> 아무래도 민간이 하기에는 앞서 언급 드렸던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어렵다 보니까 정부가 주도해서 해야 하는 거죠. 그다음에 미국도 그렇고 우리도 얼마 전에 네이버 라인 사태를 갖고 일본과 한번 분쟁이 있었을 때 민감한 정보들을 누가 가져가느냐에 대한 부분들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중국은 중국 공산당 정부가 각 기업의 서버를 공식적으로 열어볼 수 있는 법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테슬라도 중국에서 감정싸움이 있었고 CCTV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부분들도 있고요. 우리도 분명 그런 부분들이 있을 거기 때문에 정부 주도로 이루어진다고 봐야겠죠.

산업통상자원부가 2030년까지 휴머노이드 로봇 같은 것을 개발하기 위해서 K-휴머노이드 연합을 달성했습니다. 아무래도 AI에 전문가와 전문 기업이 있고 대학에도 인재분들이 계시니까요. 그리고 하드웨어 기업들도 같이 역할을 해서 로봇을 만들고 수요가 필요한 기업이 투자를 해서 만들어내자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전반적으로 서울대, 카이스트, 포스텍 같은 기업들하고 LG에너지솔루션 같은 배터리 기업들이 서로 간에 윈윈으로서 학습과 투자, 나중에 로봇의 소비까지 이루어지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봐야 하겠어요.

◆ 홍종호> 중국도 새로 떠오르는 모든 시장에 있어서 보면 초기에는 정부가 주도하지 않습니까? 어마어마하게 자금을 거의 살포하다시피 하면서 시장을 키우고 기업들이 경쟁력이 생기기 시작하면 자기들끼리 경쟁하게 하잖아요. 너무 시장이 과열되고 하니까 최근에는 구조조정도 하잖아요. 그래서 이런 식의 흐름을 보면 한국 정부도 굉장히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계 기술 기업들이 로봇 분야에서 빠르게 속도를 내고 있는데 실생활에서는 로봇 청소기를 생각하는 정도인데요. 미래에 휴머노이드 로봇이 상용화된다면 어느 분야에서 제일 많이 사용되고 수요는 어디서 많이 생겨날까요?

◇ 차영주> 보통 영화라든지 이런 것들을 보면 쉽게 같이 생활할 것처럼 보이기는 합니다만 그건 최종 단계라고 봅니다. 앞서 언급 드렸다시피 중국에서 수많은 로봇이 춤을 췄는데 그건 공개된 영상이고요. 거기 참석했던 비공개 영상 중에는 로봇 하나가 튀어나와서 관객을 때리는 영상이 있었습니다. 그걸 제어를 못 했어요.

◆ 홍종호> 하나의 사고였어요?

◇ 차영주> 사고였어요.

◆ 홍종호> 전에 로봇이 이상해져서 사람을 때리고 하는 영화가 있었죠.

◇ 차영주> 예. 공격하고 그런 거죠. 그러다 보니 일단은 사람이 들어가기 어려운 환경에 가장 먼저 들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공해를 유발하는 산업이나 고온, 고압 같은 거에서도 지금은 사람이 작업복을 입고 들어가죠. 그런 부분에 먼저 로봇이 투입될 가능성이 있겠죠. 그다음에 전쟁 분야도 있는데 굉장히 무서운 얘기이긴 합니다. 또 꿈꾸고 있는 것은 돌봄 로봇 같은 것인데요. 단순하게 복지 차원에 있어서 간단한 일을 할 수 있겠죠. 나중에는 정말 누가 인간인지 누가 로봇인지 모를 정도로 동행하는 시기가 분명 도래할 것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홍종호> 그래요. 이게 다 전기로 구동되는 거고 후방 산업으로서 배터리의 엄청난 발전이라는 건 다 예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차영주> 그렇습니다. 하다못해 시계가 안 가도 배터리를 갈아 끼워야 하는 처지기 때문이에요. 배터리에 대한 부분들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나라 배터리 업계가요. 여기서 얘기하는 배터리는 2차전지입니다. 1차전지와 2차전지의 차이점은 1차전지는 한 번 쓰고 버리는 거고요. 2차전지는 계속 충전해서 쓰는 겁니다.

지금 2차전지의 가장 큰 총화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부분들인데요. 그 부분들이 상당히 안되다 보니까 로봇 시장에 들어갈 거라고 보고 있는 거죠.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언급 드렸던 테슬라의 옵티머스에 4680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고요. 삼성 SDI는 현대차, 기아와 협업을 통해서 원통형 배터리를 로봇 전용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소형화해서 일반 로봇에 끼우면 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 홍종호> 다른가요?

◇ 차영주> 전혀 다릅니다. 왜냐하면 일단 자동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보다 가벼워야 합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 드렸던 컵을 둘 때 갑자기 고출력이 들어가야 한다는 거죠. 게다가 이걸 또 생각해 내고 학습 데이터를 읽어내야 하므로 자동차보다는 고출력이 들어가야 합니다. 그래서 더 작고 더 고출력이 들어가야 하므로 배터리가 새롭게 개발돼야 하는 국면에 있습니다.

◆ 홍종호> 시장과 기술이 어디까지 와 있습니까?

◇ 차영주> 현재 시장을 놓고 보면 4680 배터리가 쓰이고 있는데요. 4680이라고 한다면 지름이 46mm이고 높이가 80mm짜리인 원통형 소형 건전지 정도 수준입니다. 그런데 기술 개발은 어느 정도 되어 있습니다. 일반 배터리는 전해질이 액체로 돼 있는데요. 이게 전고체 배터리라고 해서 고체로 하는데 에너지 밀도가 2배 이상 나오는 거거든요. 기술 개발은 어느 정도 다 돼 있는 상태이지만 충분히 로봇과 관련된 부분들은 실용성이나 기존에 투자해 놓았던 것들에 대한 비용 회수 문제가 어느 정도 있어요.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전기차를 사용하시는 분들이 초기에 망설였던 이유 중의 하나가 과연 전기차로 몇 킬로를 달릴 수 있느냐 거든요. 보통 기름 한 번 넣으면 500km 기준으로 따지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현재 수준으로는 인간하고 같이 8시간 정도는 움직여야 하지 않나 싶은데 아직 그 수준은 아닌 것 같아요. 또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서 배터리 소모량이 다릅니다. 계속 무거운 것을 들었다 놨다 하는 로봇과 저처럼 단순하게 그냥 입만 여는 로봇은 배터리 소모량이 다르겠죠. 하지만 평균적으로 산업에서 사용하는 로봇을 위한 에너지 밀도 싸움은 벌어지고 있다고 봐야 하겠죠.

◆ 홍종호> 에너지 분야에서 관심 있는 주제는 AI의 혁신과 그에 따른 데이터 센터의 증설 같은 것이 전력 소비의 증가를 얼마나 가져올 것인가에 대한 것이겠죠. 전력 소비가 증가한다는 것은 기후 문제와도 무관한 게 아니기 때문에 관심이 많은데요. 휴머노이드 로봇도 앞으로 전력 소비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혹시 그런 쪽에 대한 전망이나 앞으로의 전력 공급 방식에 대한 논의가 로봇 업계에 있습니까?

◇ 차영주> 제가 알기로는 아직 그 부분에 대해서는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인공지능이 사용하는 데이터양이 워낙 많기 때문이에요. 그것을 과연 어떻게 조달할 수 있느냐에 대한 문제가 있고 말씀하신 데이터센터 같은 부분이 가장 큰 것 같고요. 로봇은 아직 개발 초기 단계에 있고 로봇을 구체적으로 어느 분야에 사용할지는 차후 문제이기 때문에 조금 거리감이 있다고 봅니다.

지금 당장 놓고 보면 한때 AI를 갖고 일본풍으로 그림 그려달라는 놀이가 한 번 있지 않았습니까? 그거 한 번 그리는 데에 휴대전화 한 번 완충하는 정도의 전력 소모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어마어마한 거죠. 지금 중국에서 아까 말씀드렸던 춤추던 로봇이 대당 한 1억 정도입니다. 그런데 제가 중국에서는 핵심 과제를 뺀 천만 원짜리 로봇이 나왔다는 뉴스를 올해 초에 들었거든요. 그렇게 된다면 배터리가 그렇게 많이 사용되지는 않겠죠.

이 부분도 한 가지 덧붙여야 합니다. 2차전지로 투자하시는 분들이 현재 전기차 업계가 캐즘을 극복하지 못하다 보니까 앞으로 2차전지의 수요처가 로봇에 있지 않을까 하고 보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 기업들이 투자해 놓은 규모는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서 투자를 막대하게 해 놓은 것이고요. 로봇을 위해서 투자한 건 아니기 때문에 그 부분이 투자자의 관점에서는 조금 괴리감이 있다는 점까지 말씀드려야 될 것 같습니다.

◆ 홍종호> 오늘 소장님 나오셔서 휴머노이드 로봇과 거기서 파생되는 배터리 수요 증가에 대한 말씀해 주셨는데요. 이 분야에 관해 관심 두고 시장을 자세히 보시니까 마무리하면서 하실 말씀 있으면 자유롭게 해 주시죠.

◇ 차영주> 일단 로봇이라는 게 앞으로 빨리 와야 한다는 부분들은 있어요. 그런데 로봇 시대가 너무 빨리 올 것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경계감이 있습니다. 자율주행 얘기가 나온 것이 거의 7, 8년 정도 되고 있습니다. 그때 당시만 하더라도 애플이 자율주행차를 만들 거라고 했었는데요. 여러 가지 있었습니다만 결국 애플이 그 시장을 포기했고요. 자율주행을 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데이터 학습이라든지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상태이고 개발 중인 거죠. 로봇도 마찬가지라고 보입니다. 특히 로봇 같은 경우는 자동차보다 더 위험 요소가 있다고 보거든요. 산업용 로봇이라든지 협동 로봇 같은 경우는 한정된 작업 환경에서 하고 있고 거기에 인간이 들어가지는 않죠. 그렇지만 휴머노이드 로봇 같은 경우는 인간과 같이 움직인다는 측면에 있죠.

◆ 홍종호> 인간과 접촉면이 커졌을 때 그 위험이 있다는 거군요.

◇ 차영주> 예. 안전 문제나 보험 문제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는 조금 늦춰질 수도 있고 여유를 가지고 봐야죠.

◆ 홍종호>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겠네요. 어떤 규제라든지 적정 사용과 같이 시장을 컨트롤하고 제어하는 것도 필요하겠어요.

◇ 차영주> 그렇죠. 지금 볼 수 있는 로봇은 식당에서 배달하는 거나 로봇 청소기 정도의 수준인데요. 그건 로봇으로 볼 수 없는 부분들이기 때문에 시장이 빨리 올 것이라고 보기보다는 점진적으로 우리 사회가 이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건 맞다는 정도로만 이해를 부탁드려야 될 것 같습니다.  

◆ 홍종호>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차영주 와이즈경제연구소 소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차영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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