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강릉에 단비가 내리면서 오봉저수지를 찾은 시민들이 저수지 상황을 유심히 살피고 있다. 전영래 기자사상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원 강릉지역에 '100mm'가 넘는 단비가 내리면서 잠시 숨을 돌렸지만, 가뭄 해갈에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강릉시는 단비로 일시 중단했던 운반급수를 14일 재개하며 또 다시 가뭄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0분 기준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15.9%로 전날 13% 보다 2.9%p 높아졌다. 비가 오기 전인 지난 11일 11.8% 보다는 4.1%p 상승했다.
이는 평년 저수율 71.7%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치지만, 저수율이 상승한 것은 지난 7월 23일 이후 53일 만이다. 저수지 상류에 내린 비가 저수지로 유입되는 시간이 다소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이날에도 저수율은 더 오를 전망이다.
앞서 강릉에는 지난 12일 오후부터 비가 시작돼 13일 오후 8시까지 북강릉 131.5mm, 강릉 112.3mm, 강릉 경포 115.5, 강릉 옥계 82.5mm 등을 기록했다. 강릉에 일일 기준 강수량이 30㎜를 넘긴 것은 지난 7월 15일(39.7㎜) 이후 60일 만이다.
지난 13일 강릉지역에 단비가 내리면서 그동안 말라있던 오봉저수지 상류 일원에 물줄기가 흐르고 있다. 전영래 기자강릉지역 주 상수원인 오봉저수지 인근에도 닭목재 90mm, 도마 84.5mm, 왕산 82mm 등으로 그동안 내렸던 '찔끔 비'와는 달리 제법 많은 비가 내렸다.
특히 오봉 저수지의 저수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지면 시간제·격일제 급수를 시행할 예정이었던 만큼, 다행히 이번 단비로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극심한 가뭄을 해갈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전날 비가 내리면서 일시 중단했던 운반급수를 이날 오전부터 재개했다. 오봉저수지에는 군과 소방, 민간 등 에서 420여 대를 동원해 원수를 채우고, 홍제정수장에도 소방차 등 100여 대를 투입해 정수를 공급한다.
소방 대용량포 방사시스템도 이날 오전 8시 45분부터 남대천 임시취수장에서 재가동 중이다. 이와 함께 남대천 용수개발과 보조수원 등을 모두 합쳐 이날 하루 동안 3만 7875톤을 공급할 계획이다.
강릉 남대천에 마련한 임시 취수정을 소방 대용량포 방사시스템에 300㎜ 대구경 소방호스를 연결한 모습. 연합뉴스
강릉시는 전날부터 아파트 제한급수 방식을 개선했다. 저수조 100톤 이상 보유 아파트를 대상으로 오전 6시부터 9시,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하루 2차례, 각 3시간씩 제한 급수를 동일하게 적용해 전날 오후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지난 6일부터 아파트에 제한급수를 시행했지만, 첫날부터 단수가 이뤄진 아파트가 발생하고 각 아파트 별로 급수 시간과 방식 등에서 차이를 보이면서 입주민들의 불편과 불만이 갈수록 커졌기 때문이다.
김홍규 시장은 "앞으로도 전례 없는 가뭄 상황 속에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의견을 듣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릉시와 아파트 제한급수 관계자들은 지난 13일 시청 2층 대회의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아파트 제한급수 방식을 개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강릉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