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1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월배(하얼빈이공대 교수)
◇ 김현정>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만든 731부대. 사람을 마루타, 즉 통나무라고 부르면서 생체 실험했던 그 전쟁 범죄를 저지른 부대죠. 그런데 얼마 전 중국에서 이 부대의 만행을 담은 영화 731이 개봉을 했는데 개봉하자마자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답니다. 9월 18일 개봉 첫날 기준 예약자가 2억 명, 엄청납니다. 그런데 이 영화의 흥행이 반일 감정으로 이어지면서 일본인 학교가 임시 휴교를 하고요. 주중 일본 대사관이 교민들한테 큰소리로 '일본어 사용하지 마세요.' 이런 안전 경고를 했을 정도라고 하네요. 지금부터 중국 현지 연결해 보겠습니다. 이분은 중국 대학에 재직 중인 교수면서 동시에 731부대 진열관의 특별 초빙 연구원이세요. 하얼빈이공대학교 김월배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김월배 교수님, 나와 계십니까?
◆ 김월배>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김월배입니다.
◇ 김현정> 개봉 첫날 기준 예약자 수가 2억 명이라는 소리 듣고 제가 진짜 입이 떡 벌어졌는데 지금 한 개봉 5일 지났거든요. 관람객 수 집계가 나왔습니까?
◆ 김월배> 9월 18일에 개봉했는데요. 마침 오늘 아침 중국 홈페이지 봤어요. 바이두하고 중국 신문에 봤더니 금액이 나왔어요. 한 12억 인민폐 정도라고 합니다. 그게 9월 21일 기준이에요. 한국 돈으로 환산해 보니까 2347억 원 정도 돼요.

◇ 김현정> 잠깐만요. 우리랑, 이게 지금 약간 실감이 안 날 정도인데 5일 동안 벌어들인 티켓 값이.
◆ 김월배> 2347억 원입니다.
◇ 김현정> 2347억. 2000억 원 넘게 벌어들일 정도의 흥행, 그러니까 관람객 수로는 지금 정확한 집계가 안 나오는데.
◆ 김월배> 제가 계산을 해봤는데요. 대략 입장료가 한 90원 인민폐 정도 돼요. 그런데 할인가가 한 35 인민폐 정도 됩니다. 나눠 보니까 한 3400만 명 정도가 본 것으로 돼요. 물론 무료 관람객이 있을 수 있지만 대략.
◇ 김현정> 엄청납니다. 그러니까 물론 지금 티켓 수익이나 관람객 수로도 짐작이 됩니다만 실제로 중국 현지에서 느껴지는 그 반응, 분위기는 어떤 겁니까?

◆ 김월배> 우선 제 주변인을 보면 지인이라든지 학생들 우리 중국의 SNS에 영화를 본 감상이라든지 이런 거를 꾸준히 올리고 있어요. 대부분 뭐냐 하면 역사의 아픔을 잊지 말자. 이런 부분들을 올리고 있고요. 중요한 건 그 잔혹한 인체 실험 장면에 대한 묘사, 이런 우려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 김현정> 교수님도 극장 가서 영화 보셨죠?
◆ 김월배> 예, 봤습니다.
◇ 김현정> 사실 전에도 731부대의 만행을 그린 영화는 존재했었어요. 했는데 이번 이 영화는 뭐가 좀 다른가요? 뭐가 특별한 게 좀 있습니까?
◆ 김월배> 제가 직접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그러나 다소 객관적 사실과 그 사료를 제가 좀 비교적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광복 70주년 2015년에서도 731부대 진열관 신관 개관할 때 한 달간 있었고요. 작년에도 제가 731 진열관이 한 달간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직접 영화를 관람을 해 보니 뭐냐 하면 자막에는 대부분 비교적 역사적 사실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영상 촬영하는 데 다소 현실감이 좀 없습니다. 어쩌면 그 감독으로서는 1940년대 분위기를 재현을 하려니까 좀 예산도 고민해야 되겠죠. 그러다 보니까 죄수들의 대우, 처우 이런 것들이 좀 비현실적입니다. 즉 현대적 감옥 시설처럼 화장실의 좌변기라든지 침상 이런 것들이 나와서 고증이 좀 아쉬워 보입니다.
◇ 김현정> 고증 면에서는 좀 아쉽다고 하셨는데

어떤 기존의 731 부대 영화의 그 내용과 비교했을 때는 좀 적나라한 부분들이 많이 들어간 거예요? 어떻게 중국인들이 이렇게 반응하는가 궁금해서요.
◆ 김월배> 그런 부분들은 중국인 입장에서는 피해자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왕이면 좀 너무 잠혹 잔혹하게 그려지다 보니까 약간 허구적 요소도 영화라는 콘텐츠 때문에 작가 상상력에 들어가 있습니다. 그다음에 그 어떤 대중성을 추구하는 과정 속에서 슬그머니 허구성이 좀 들어가 있어서 사실 조금 부합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 김현정> 워낙 교수님은 지금 연구를, 사실적인 연구를 하시는 분이다 보니까 좀 극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간 건 사실이다. 이런 말씀이시고.
◆ 김월배> 촬영 기법에서요. 그런데 문제는 731부대 관장은 그분이 역사적으로 참여했는데요. 대본을 한 50여 번 수정을 했다고 말씀을 하시기는 합니다.

◇ 김현정> 주중 일본 대사관이 일본인들에게 안전 경고를 발표했고 임시 휴교하는 일본인 학교도 나왔다고 하던데 반일 감정이 어느 정도나 고조됐습니까?
◆ 김월배> 제가 일본 대사관 홈페이지를 봤습니다. 아마 기사에서도 보셨겠지만 거기 안전 대책에 대해서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있는데요. 제가 그거를 일단은 워딩을 그대로 한번 읽어봐 드리겠습니다. 중국에 있어서 9월 18일은 만주 사변의 날에 해당됩니다. 또 중국 정부는 올해를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즘 전쟁 승리 80주년의 해로 하고 있으며 관련 영화 및 드라마가 방영 예정되어 있습니다만 반일 감정의 고조에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외출 시에는 수상한 사람의 접근 등 주의사항의 안전 확보에 노력하고 복수인으로 외출하고 특히 어린이 동반의 경우에는 충분히 대책을 취하도록 해 주세요. 그리고 마지막 이런 게 있습니다. 현지 습관을 존중하고 조금이라도 의심스럽게 느끼는 인물이나 집단 등을 보았을 때는 가지 말고 신속하게 떠나라. 이런 안전 대책 문구가 기재되어 있더라고요.
◇ 김현정> 외출할 때 혼자 가지 말아라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지금 일본인들이 중국 안에서 불안함을 느끼고 있는 그 정도로 반일 감정이 올라갔다는 건데 교수님, 그 731부대 모르는 사람은 없는데 또 정확하게 뭐야라고 물어보면 답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에요. 한번 이 731부대에 대해서 간략하게 좀 짚어보죠. 그러니까 이 731부대라는 게 여기저기 여러 개 있었던 게 아니고 중국 하얼빈에 딱 한 개가 있었던 거죠?

◆ 김월배> 결론은 아닙니다. 조금 자세히 설명을 해 드릴게요. 하얼빈 731부대는 1932년에 만들어졌는데요. 세균 배양과 연구와 실험을 하는 본부 격입니다. 본부 편제를 보면 7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세균 연구, 실전 연구, 방역, 급수 연구, 세균 생산, 총무부 훈련 이런 기자재 제공 같은 데였는데요. 세균 연구와 실전 연구가 바로 인체 실험, 생체 실험의 핵심인데요. 중요한 거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흑룡강 지역의 린커우라는 지역이 있어요. 그리고 우리가 목단강이라고 하는 무단장 그리고 순호라고 하는데 하이라얼이라고 하는 지부가 또 있고요. 그리고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실행 부대가 또 따로 있어요. 세균을 생산하면 그거를 전쟁에 투입을 해야 되지 않습니까? 베이징에 1938년에 1855부대라는 게 베이징시 첸단이라는 데 설치되어져 있고요. 산둥성, 진안, 광둥성, 광저우, 요녕성, 다롄 하물며 저기 싱가포르까지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은 하얼빈의 핑팡이라는 데 거기 하나만 있는 게 아닙니다.
◇ 김현정> 말하자면 본점만 우리가 주로 알고 있는 거지 여기저기에 지점이 많았군요.
◆ 김월배> 그렇죠. 실행 부서가 따로 있으니까 세균을 생산하며 전쟁에 집행하던 부대가 따로 있었던 거죠.
◇ 김현정> 대략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는 우리가 알아요. 영화에서 이제 731 만행 그린 영화들이 꽤 많았기 때문에. 근데 영화는 상상이 가미된 것일 거고 실제로는 어땠는지가 궁금한데 교수님은 이 문서 기록을 위주로 그 고증 작업을 해오신, 연구해 오신 분이니까 실제로 기록된, 그러니까 실제로 입증이 된 잔혹 행위들은 어떤 게 있었는지를 좀 소개해 주실 수 있습니까?
◆ 김월배> 사실 이게 대단히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근거와 증거이기 때문에요. 우선 한 두 가지를 먼저 설명을 드리고 마지막에 좀 구체적인 얘기를 해 드릴게요. 1990년대 흥룡강성 당안관, 우리 얘기로는 기록관이라고 하는데요. 거기에서 200여 명의 마루타 체포 보고서가 있습니다. 그게 특별 이송이라고 적혀 있는데요. 인체 실험을 한 731부대에 실제 있었다는 게 있었습니다. 그 증거가 있고요. 그리고 또 중요한 건 뭐냐 하면 731부대 부대장 이시이 시로가 이 731 부대에서 실험을 했던 모든 걸 사진하고 기록을 찍었습니다. 그게 8000장의 사진 자료가 있습니다.
◇ 김현정> 8000장?
◆ 김월배> 8000장이요. 그게 미국 국회 도서관에 지금 있습니다. 좀 더 설명해 드릴게요. A보고서라고 하는 게 있어요. 이거는 탄저균 실험 보고서입니다. 1960년 5월 6일 해제되었는데요. 피부 감염 사례, 경구 감염 사례 9건, 비강 호흡을 통한 감염 사례 20건을 기록하고 있고요. 또 있습니다. 지휘 보고서라고 하는데 이거는 21명의 인체 실험에 대한 세부 정보가 되어져 있습니다. 이게 대부분 해제돼서 현재 731부대에도 전시되어 있는데요. 정확하게 더 제가 731부대 정보 자료실에 자료를 봤거든요. 그 얘기를 좀 해드릴게요. 가지고 있는 자료를 보면 1만 2000건 정도의 수장, 수장되는 그런 13일 관련된 문물들이 있고요. 금방 말씀드렸던 8000여 페이지의 미국 비밀 해제, 731부대 인체 실험 보고서, 그리고 특별 이송이라고 하는 마루타 1576명의 피실험자 자료 그리고 또 731에서 근무했던 중국인이죠. 136명의 증언 그리고 실제 전쟁 범죄 법정 기록 자술서가 있어요. 16명, 1615페이지.

◇ 김현정> 잠시만요, 교수님. 숫자로 지금 계속 이런 기록들이 있다는 걸 말씀을 해 주시고 계시는데 그중에 실제로 이런 일까지 있었습니다하는 그 실험에 대한 이야기 어느 정도 끔찍한 부대였는가를 좀 우리가 실제가 뭔지, 영화와 실제를 좀 제가 구분하고 싶어서요. 실제로 어떠했는가 기억나는 사례들 실험 사례들이 있습니까?
◆ 김월배> 731부대 인체 실험 종류는 한 40가지가 넘습니다. 입에 담기 어려운 실행이 자행되고 있었는데요. 세균을 생산하고 배양하고 실제 전쟁에 투입하기 전 그 효과를 보기 위해서 인체에 투입하는 그런 방식 그 반응 영화에도 소개됐는데요. 동상 실험, 예를 들어 말과 인간의 피를 교체하는 실험.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이에요? 말과 인간의 피를 교체.
◆ 김월배> 말 피하고 인간의 피.
◇ 김현정> 그럼 인간의 피에다가 말 피를 집어넣어요?
◆ 김월배> 그렇죠. 교체하는 실험.
◇ 김현정> 왜요?
◆ 김월배> 그런 것들을 통해서 다양하게 우리가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그런 실험들을 40여 가지를 했습니다. 임산부 해부라든지 그래서 오죽하면 731부대 바로 그 인체 실험실 옆에 시체 소각실도 별도 따로 있었습니다.
◇ 김현정> 동상 실험이라는 거는 뭡니까? 이건 그 전쟁에서 병사들이 동상 걸리면 어떻게 되나 이런 걸 실험하는 것 같은데 어떤 식으로 한 겁니까? 그건?

◆ 김월배> 동상 실험은 하얼빈하고 흑룡강 지역이 특히 동북 지역이 춥지 않습니까? 그러면 밤 11시 정도에 인체 실험, 피실험 대상자를 밖에 나무에 묶어놓고 얼립니다, 손 자체를. 그러고 나서 다시 피실험자를 실내로 들어와서 뜨거운 물에 넣으면서 어느 때 이게 녹는지 그리고 피부를 벗겨보고 이런 형태들입니다. 동상 실험실이 실제 731에 있습니다, 지금. 그 유적지가 있습니다.
◇ 김현정> 이게 지금 영화에 너무 끔찍하게 좀 과장된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텐데 이게 다 지금 기록으로 남아 있는, 남아 있는 것만 말씀해 주셔도 이 정도란 말인데 심지어 임신한 여성에게도 끔찍한 실험을 했어요?
◆ 김월배> 그렇습니다. 임산부에 대해서도.
◇ 김현정> 해부를 한 겁니까? 임산부를?
◆ 김월배> 그렇죠. 해부도 해보고 제가 공중파라 드릴 수 없는 말씀들이 많이 있습니다.
◇ 김현정> 피해자 대다수는 중국인인가요? 한국인들도 있었습니까?
◆ 김월배> 대부분 중국분들입니다. 중국인, 몽골인, 소련인. 731부대는 통상 3000명 정도 얘기하고 있는데요. 기록으로는 한 1576명인데 그중 현재 밝혀진 문서 기록으로 우리 조선인이죠. 한국인이라고 표현할까요? 5분 정도 있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한국 사람, 조선 사람들 되게 많았을 거라고들, 영화에는 또 그렇게 그려지기도 하는데 기록으로 적혀 있는 한국인, 조선인 피해자는 5명이에요?
◆ 김월배> 제 눈으로 확인되고 현재 731에서 실명까지 나와 있는 이름을 제가 말씀을 드릴게요. 이기수라는 분, 한성진이라는 분, 전성서라는 분, 한창진이라는 분, 신등용이라는 분이 있습니다. 731부대 이번 영화에서도 이기수하고 한성진 이름이 나오는데요. 조금 구체적으로 이기수라는 분을 조금 설명해 드릴게요.
◇ 김현정> 시간이 한 1분 정도밖에 안 남아서요, 교수님.

◆ 김월배> 예, 이분은 조선 함경북도 출신이고요. 41년 7월에 잡혔습니다. 지금 이 사람은 20대 후반의 젊은 모습의 사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사진 저희가 보여드리고 있는데 이렇게 실명까지 기록에 적혀 있는 한국인, 조선인 피해자가 한 5명 된다. 일본이 공식 사과한 적 있습니까? 이 731부대에 대해서?
◆ 김월배> 사법부의 판결이 있었는데 정부의 공식 사과는 단 한 번도 없습니다.
◇ 김현정> 단 한 번도 없었어요?
◆ 김월배> 예, 민간 차원 사과나 731부대에 근무했던 사람들만 지속적 증언을 하고 있죠.
◇ 김현정> 그 근무했던 책임자 같은 사람 처벌 그럼 받았습니까? 받기는?
◆ 김월배> 대부분 받지 못했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미국 인체 실험 결과를 주는 과정에서 면제를 받았습니다.
◇ 김현정> 저 정보를 넘기는 대가로, 그러니까 어떤 의학적인 어떤 정보를 넘기는 대가로 처벌을 면했어요?
◆ 김월배>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런 반인륜적 범죄 행위가 이게 처벌도 없이 정부의 공식 사과도 없이 넘어갔다는 게 믿겨지지가 않는데 특히나 중국인들이 대부분 피해자였기 때문에 지금 중국의 반일 감정이 이렇게 넘쳐나고 있다는 거, 여기까지 전달을 받아야 될 것 같습니다. 교수님, 오늘 자세한 설명 고맙습니다.
◆ 김월배> 고맙습니다.
◇ 김현정> 중국 하얼빈이공대의 김월배 교수였습니다.
※ 내용 인용 시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