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국회 운영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이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올라오는 국회 본회의 당일, 상정되는 모든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실시할지 여부를 송언석 원내대표의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 여야가 일정 공감대를 이룬 비(非)쟁점 법안에 대해서도 무제한 반대 토론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인데, 그럴 경우 민주당의 입법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25일 (본회의에) 상정되는 쟁점 법안에 대해서만 필리버스터를 할지, 비쟁점 법안에 대해서도 할지 여러 말이 많았다"며 "최종 결정은 송 원내대표에게 위임하기로 했다. 본회의 전에 숙고하고 결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청 폐지 등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이에 맞서 해당 법안을 포함한 모든 개별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기로 잠정 결정한 바 있다.
최은석 대변인은
"(기존 방침대로) 전체 법안에 대해 하는 게 옳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많았다"고 의원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UN 기조연설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다만 비쟁점 법안 포함 여부와 무관하게, 당 차원의 '토론안(案)'은 이미 마련된 상태다.
최 수석대변인은 "쟁점 법안에 대해서만 필리버스터를 할 경우 해당 상임위를 중심으로, 또 비쟁점 법안을 포함하게 되면 관련 의원들이 다 참여하도록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안(案)을 만들어 놨다"고 말했다. 비쟁점법안 관련 필리버스터에 반대하는 의원들도 거의 없었다는 전언이다.
민주당은 25일 본회의에 정부조직법 개정안 외 비쟁점법안 60여 개도 함께 올리려 했지만, 국민의힘의 대응 방침에 따라 핵심법안 4개만 상정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쟁점 없는 민생 법안들이 신속히 처리되길 바라는 마음은 우리 야당도 마찬가지"라면서도 "더 이상 우리가 절대다수를 점하고 있는 민주당에 끌려다닐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논란이 많고 허점이 많은 정부조직 개편을 무리하게 추진하기 위해 민생 입법을 뒷전으로 내모는 우를 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