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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위로 지나가는 화염…전북 최초 실화재 훈련장 직접 가보니[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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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끄는 방법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물을 뿌리는 것과, 산소를 차단하는 것. 훈련장의 문을 닫아 산소를 차단해 보겠습니다."
 
25일 전북 장수군 계남면에 위치한 전북소방본부 소방교육훈련센터 실화재훈련장.
 
화재성상관찰 훈련을 이끈 장준희 교관은 시뻘건 불꽃에 레이저 포인터를 비춰가며 화재가 발생했을 때 연기와 화염이 어떤 경로로 건물을 휩싸게 되는지를 설명했다. 
 
이날 기자는 방화복과 산소통 등 현장의 소방대원이 실제 화재 진압을 위해 착용하는 20kg에 육박하는 장비를 직접 착용한 채로 화재성상관찰 훈련에 참여했다.
 
취재진이 착용한 장비는 평소 소방대원들이 착용하는 장비의 절반 수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걷고 활동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정도의 무게였다.
 
장비 착용을 도운 김영현 교관은 "실제 현장에선 문을 부수기 위한 도끼와 물이 꽉 찬 수관 등 장비를 추가로 들기 때문에 대원 1명이 감당할 무게는 40kg에 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화재성상체험훈련장에서 체험 중인 취재진의 머리 위로 불이 지나가고 있다. 심동훈 기자화재성상체험훈련장에서 체험 중인 취재진의 머리 위로 불이 지나가고 있다. 심동훈 기자
화재성상관찰 훈련장에선 천장을 타고 불이 번지는 '롤오버(Roll-over)'현상이 시연됐다. 불은 시커먼 연기와 함께 취재진의 머리 바로 위로 지나갔고, 교관은 불이 번질 때마다 취재진에게 "고개를 숙이고 자세를 낮춰라"는 말을 반복했다.
 
교관은 실제 화재 현장에서 산소를 차단하는 것이 화재 성상의 변화에 주는 영향을 확인시키기 위해 수차례 훈련장의 문을 여닫았다.
 
문이 열릴 때마다 연기가 빠져나가며 불의 크기가 커지고, 문이 닫힐 때마다 불의 크기가 눈에 띄게 작아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물을 통해 진화하는 방식을 선보일 땐 취재진에게도 기회가 주어졌다. 훈련장 천장까지 치솟은 불을 향해 물을 분사해 작아지는 화염의 크기를 목격할 땐 취재진 사이에서 탄성이 나오기도 했다.
 
훈련을 마친 후 방화복 등 장비를 벗은 취재진의 몸은 땀으로 뒤범벅이 됐고, 몸에 남은 열기를 식히기 위해 얼음물에 몸을 담야 했다. 훈련은 10분 남짓한 짧은 시간이었지만 실제 소방 대원이 화재 현장에서 마주하는 어려움을 공감하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훈련 시설 중 하나인 백드래프트셋에서 시연 중인 소방 대원. 심동훈 기자훈련 시설 중 하나인 백드래프트셋에서 시연 중인 소방 대원. 심동훈 기자
이날 훈련이 진행된 실화재 훈련장은 소방공무원의 화재 대응능력 강화를 위해 전북 장수군에 구축한 전국 최초 표준 실화재 훈련시설로 지난 22일 '실화재 진압전술 훈련 과정'을 시작으로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훈련장엔 순간적 연소 확산 현장을 체험하는 '플래시오버셀', 산소 유입 시 발생하는 폭발적 연소 과정을 재현하는 '백드래프트셀', 지하층 화재 상황에서 지휘·인명구조 능력을 강화하는 데 특화된 'T셀'등 5종의 훈련시설과 더불어 연기와 가스를 정화하는 집진 설비와 제독 설비도 함께 있어 안전하고 쾌적한 훈련 진행이 가능하다.
 
시설은 2022년 평택 냉동창고 화재, 2023년 김제 주택 화재 등 소방관들의 순직 사고 이후 실전형 훈련 인프라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신임 소방대원의 20% 이상이 실화재 교육을 받지 못하고 현장에 배치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축됐다. 
 
훈련 시연을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김영현 교관. 심동훈 기자훈련 시연을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김영현 교관. 심동훈 기자
김영현 교관은 "이제껏 중앙소방학교나 광주소방학교에서 최소한의 시나리오로 최소한의 훈련만 한 것을 넘어 실제 화재를 경험할 수 있는 훈련장을 통해 직원들의 실전 경험을 더 좋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벨기에 등에서 노하우를 섭렵한 교관들이 진행하는 훈련을 통해 전북의 소방 대원 뿐 아니라 전국의 소방대원이 이곳에서 갈고 닦은 것들을 실제 화재 현장에서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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