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롤리. 연합뉴스 2025시즌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MVP 후보 중 한 명인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먼저 한 방을 날렸다. 저지는 25일(한국시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뉴욕 홈 경기에서 대포 2방을 터뜨리며 시즌 홈런 수를 51개로 늘렸다. 이로써 개인 통산 4번째로 50홈런 이상을 기록한 시즌을 만들었다. 역대 메이저리그에서 4번 이상 50홈런 시즌을 보낸 타자는 베이브 루스, 마크 맥과이어, 새미 소사 이후 저지가 4번째다.
같은 날 미국 서부 시애틀에서는 또 한 명의 MVP 후보 칼 롤리(시애틀 매리너스)가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 경기에 2번 타자 포수로 출전했다. 롤리의 방망이는 경기 초반부터 매섭게 돌아갔다.
시애틀은 1회말 솔로 홈런 3방으로 기선을 제압했고 롤리가 선봉장을 맡았다. 1회말 1사 첫 타석에서 시즌 59호 홈런을 쏘아올렸다. 타격 감각이 좋았다. 롤리는 2회말 득점권 기회에서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롤리의 화력은 식을 줄을 몰랐다. 롤리는 시애틀이 8-1로 크게 앞선 8회말 2사 마지막 타석에서 콜로라도 불펜 앙헬 치빌리가 던진 초구 시속 98마일 패스트볼을 때려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대망의 시즌 60번째 홈런이 터졌다.
이로써 롤리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단일 시즌 60홈런을 기록한 최초의 포수가 됐다. 또 베이브 루스(1927), 로저 메리스(1961), 맥과이어(1998 1999), 소사(1998 1999 2001), 배리 본즈(2001), 저지(2022)에 이어 60홈런 이상을 기록한 역대 7번째 선수로 역사에 기록됐다.
저지가 멀티 홈런을 때린 날, 랄리 역시 하루에 홈런 2개를 몰아치며 또 하나의 진기록을 썼다. 랄리가 올 시즌 멀티 홈런을 때린 건 무려 11번이나 된다. 이는 2002년 저지, 1998년 소사, 1938년 행크 그린버그 등과 함께 최다 타이기록이다.
랄리는 이미 많은 것을 이뤘다. 켄 그리피 주니어를 제치고 시애틀의 최다 홈런 기록(종전 56개)을 새로 썼고 미키 맨틀의 스위치 히터 최다 홈런 기록(종전 54) 역시 갈아치웠다.
랄리의 기록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시애틀이 2025시즌 잔여 4경기가 있는 가운데 랄리가 홈런 2개를 추가할 경우 아메리칸리그 단일시즌 최다 홈런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현재 기록은 저지가 2022년에 기록한 62개다.
올해 아메리칸리그 MVP 레이스는 사실상 저지와 랄리의 경쟁 구도로 압축됐다.
칼 롤리. 연합뉴스
칼 롤리. 연합뉴스 저지는 완벽에 가까운 타자다. 올해 148경기에서 타율 0.328, 51홈런, 133득점, 10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36을 기록했다. OPS 부문에서 리그 전체 1위에 올라있다. 양키스 역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 상태다.
강렬한 인상을 따져보면 랄리를 따라갈 자가 없다. 올해 155경기에 출전한 랄리는 타율(0.248)과 OPS(0.959) 부문에서 저지에 비해 다소 처지지만 60홈런을 쳤고 109득점, 125타점을 각각 기록했다. 타점 부문에서는 압도적인 아메리칸리그 1위다. 포수 최초의 60홈런이라는 프리미엄도 있다. 게다가 시애틀도 올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한편, 시애틀은 5타수 3안타(2홈런) 2득점 4타점으로 활약한 롤리를 앞세워 콜로라도를 9-2로 누르고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위를 확정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