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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군용기 '50년 주치의' 대한항공, 아·태 최대 軍정비허브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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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대한항공 컨소시엄 최근 블랙호크 개량사업 이어 한국형전자전기 체계 개발 사업 연이어 수주 성공
1976년 군수사업 첫 발, 아태 지역 최대 군용기 정비 허브 역할
창정비, 성능개량, 감항인증 분야서 국내 최고 수준 인정받아

대한항공-LIG넥스원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전자전기(Block-Ⅰ) 체계개발 사업. 대한항공 제공대한항공-LIG넥스원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전자전기(Block-Ⅰ) 체계개발 사업.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이 블랙호크(UH/HH-60) 개량사업에 이어 '한국형전자전기(Block-Ⅰ) 체계 개발' 사업 수주에 성공하면서 방위산업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대한항공·LIG넥스원 컨소시엄은 1조7775억원 규모의 '한국형전자전기(Block-Ⅰ) 체계 개발' 사업을 수주했다고 22일 밝혔다. 지난 4월 블랙호크(UH/HH-60) 개량사업에 이어 한국항공우주산업(KAI)·한화시스템 컨소시엄을 연달아 따돌리고 이룬 성과다. 대한항공 컨소시엄이 방위산업 분야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면서 민간항공사로 알려진 이면의 방위산업체로서 위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항공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군용기 정비허브 역할

항공기, 특히 격렬한 비행을 피할 수 없는 전투기에 있어서 주기적인 정비와 성능개량은 필수다. 1970년대부터 생산돼 기령이 40년에 가까운 F-16 전투기가 여전히 현역으로 활약할 수 있엇던 배경에는 꾸준한 정비 및 점검으로 군용기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MRO(Maintenance·Repair·Overhaul)'와 군용기를 최신 무기 체계로 업그레이드하는 '성능개량'이 존재한다.
 
대한항공은 이 분야에서 국내 최고로 꼽힌다. 지금까지 대한항공의 손을 거쳐간 한·미 군용기만 총 5500여대에 달한다. 항공우주사업에 참여하는 국내 업체 중 항공기 설계부터 생산, 최종 조립 및 시험 평가, 감항인증까지 모든 분야를 다룰 수 있는 체계종합 역량은 대한항공이 가장 앞선다. 전투기 정비를 차질없이 수행해 미 국방부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기까지 했다. 최근 국내 주요 성능개량 사업 수주 성공의 이유이기도 하다. 방산업계 내부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군용기 정비허브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76년 첫 발 뗀 대한항공 군수사업 역사

대한항공이 만든 우리나라 첫 국산 전투기 '제공호'. 대한항공 제공대한항공이 만든 우리나라 첫 국산 전투기 '제공호'. 대한항공 제공
민간항공사로서 대한항공의 인지도에 비해 방위산업체로서 그것은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방위산업체로서 대한항공의 역사 역시 결코 짧지 않다. 대한항공은 1976년 별도 사업본부를 신설하고 500MD 계열 헬기를 면허 생산해 우리 군에 납품하는 것으로 군수 사업의 첫발을 내딛었다. 1978년에는 우리 군 C-123 수송기와 UH-1H 헬기에 대한 창정비 사업을 수주하면서 군용기 창정비 분야에도 뛰어들었다. 당시 대만 군용기 정비창을 철수하고 대안을 찾던 미군이 대한항공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대한항공은 1979년 미군 주력기였던 F-4 팬텀 전투기의 창정비를 처음으로 맡게 되면서 군용기 정비의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하기 시작했다. 1984년에는 미군 F-16 전투기, 1988년에는 우리 공군의 F-4 전투기에 대한 창정비도 시작했다.
 
국내 전투기를 비롯한 항공기 생산에도 의미있는 족적을 남겼다. 대한항공은 1982년 우리나라 최초의 국산 전투기 '제공호'를 자체 생산해 출고했고, 대한항공이 개발한 '창공 91호'는 국내 최초의 실용 항공기로 등록돼 있다. 이런 사실은 보안상의 이유로 묻혀져 있다 문민정부가 들어서고 나서야 알려지기 시작했다.
 

대한항공, 창정비와 성능개량서 탁월한 실력 입증

대한항공 테크센터에서 창정비를 마치고 출고되는 미군 F-15 전투기. 대한항공 제공대한항공 테크센터에서 창정비를 마치고 출고되는 미군 F-15 전투기.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이 주목받는 분야는 창정비와 성능개량이다. 창정비는 전투기를 완전 분해한 뒤 처음부터 다시 조립하는 최상위 단계의 정비다. 전투기 한 대를 창정비하는 데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릴정도로 대대적이고 수준 높은 정비 작업이다. 보통 5~8년 가량 운용한 전투기는 창정비를 필수로 받아야 한다. 기종별 특성과 상태를 면밀히 파악하고 추적해야 하는 만큼, 한 번 정비를 맡은 업체가 계속해서 해당 기종의 '주치의' 역할을 맡게 된다. 대한항공은 앞서 언급한 미군의 F-16 전투기 외에 미군 F-15, A-10, CH-53, CH-47, 우리 군 UH-60, CH-47, P-3C, Lynx 등 한미 주요 전력의 창정비를 담당하고 있다. 창정비는 생산에 준하는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하는데, 국내에서는 대한항공이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또 다른 주특기는 성능개량이다. 성능개량은 군용기를 최신식 설비로 전면 탈바꿈하는 대규모 개조 사업을 의미한다. 기존 장비를 최신 장비로 교체하고 동체 주요 부위를 보강하는 등 항공기 성능을 이전과 다른 차원으로 향상시킨다. 새로 생산한 군용기를 인도하려면 10년 이상이 걸리는 만큼, 각 군에서는 기존 군용기를 성능개량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우고 있다. 군용기 성능개량 사업 전망이 밝은 이유다.
 
대한항공은 8302억 원 규모의 UH-60 '블랙호크' 헬기 성능개량 사업을 방위사업청과 계약하며 성능개량 분야에서 본격적인 두각을 드러냈다. 대한항공이 1991년부터 130대 넘는 UH-60을 조립 생산 및 창정비하며 기체별 데이터베이스를 쌓는 등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지닌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UH-60 성능개량 적임자로 인정받은 대한항공은 국내외 유수 업체와 협력해 조종석 디지털화, 엔진, 생존·통신 장비, 전력화 지원 요소 등 전반적인 개조를 수행할 예정이다.
 
50년 가까이 한미 군용기에 대한 경험과 기술을 쌓아온 대한항공은 미 국방부가 추진 중인 '지역 거점 운영 유지 체계(RSF·Regional Sustainment Framework)' 구축의 핵심 파트너로도 적극 협력하고 있다.

 

항공기 개조 마지막 단계 감항인증서도 풍부한 경험

군용기를 비롯한 항공기 개조의 마지막 단계는 감항인증(Airworthiness Certification)이다. 감항인증은 항공기가 운용 범위 내에서 제대로 된 성능과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정부로부터 확인받는 절차로 비행 안전성을 확보하고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각국 정부기관이 수행한다.
 
대한항공은 군용기 제작사로서 유·무인기를 포함한 다양한 감항인증 경험을 쌓아왔다. 유인기 중에는 2012년 해상초계기 P-3C 성능개량 사업, 2018년 백두체계능력보강 사업으로 개조한 정찰기(이하 '백두')의 감항인증을 획득한 사례가 있다. P-3C 성능개량 사업의 경우 최대 이륙 중량이 1만9천파운드(lbs)를 초과하는 항공기의 감항인증 획득까지 전 과정을 수행하며 실제 군 운용에 차질이 없도록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꾸준히 쌓아온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방위산업 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해왔다"며 "방위산업은 기업의 이해득실을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중대 사안인 만큼, 전문성과 노하우를 살려 대한항공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차질없이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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