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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이슬람 사원 건축 재개하나…주민 반대, 송사까지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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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공사 현장 앞 골목에 '대현동 주민의 안전권을 보장하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곽재화 기자지난달 29일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공사 현장 앞 골목에 '대현동 주민의 안전권을 보장하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곽재화 기자
주민 반대, 부실 시공 등으로 논란이 이어진 대구 이슬람 사원 건축 공사가 약 2년 만에 재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9일 대구 북구에 따르면 지난 달 9일 북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축주들은 북구에 사원 설계 변경 내용을 담은 '건축 허가사항 변경'을 신청했다.

북구가 지난 2023년 12월 부실 시공 문제로 사원 건축을 중단시킨 지 약 1년 9개월 만이다.

북구는 당시 건축주가 설계도서에 포함된 2층 스터드 볼트(철골과 콘크리트를 이어주는 역할)를 빼고 시공하는 등 건축법을 위반했다며 이슬람 사원 공사를 중단시켰다.

북구는 이번 달에 있을 북구 건축위원회 심의에 변경 신청안을 상정할지 검토 중이다. 심의를 통과하고 설계가 변경된 뒤에는 행정 절차상 공사를 재개할 수 있다.

북구 관계자는 "스터드 볼트 문제뿐만 아니라 2년 가까이 현장이 방치돼 있었기 때문에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해 전반적인 현장 안전을 점검한 뒤 공사 재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건축주-공사업체 간 송사와 주민 반대까지 '첩첩산중'

지난달 29일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공사 현장 내부에 2년 간 웃자란 풀들이 녹슨 구조물을 덮고 있다. 곽재화 기자지난달 29일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공사 현장 내부에 2년 간 웃자란 풀들이 녹슨 구조물을 덮고 있다. 곽재화 기자그러나 여전히 공사 재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먼저 건축주와 전 시공 업체 간 법적 분쟁이 끝나지 않았다.

무슬림으로 구성된 건축주들은 설계도서대로 시공되지 않아 공사가 중단돼 피해가 크다며 시공을 담당했던 업체를 상대로 1억여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서창호 이슬람사원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해당 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 중이고, 현재는 새 시공 업체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1년부터 지속되어 온 주민들의 반대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대현동 인근 상인들은 최근에는 서로 충돌 없이 조용하다고 했지만, 사원 건축에 반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했다.

지난달 29일 대현동에서 만난 상인 A씨는 이슬람사원 건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활동해왔다. 그는 인근에 점점 무슬림 대학생들이 늘어나 치안이 우려스럽다고 걱정했다.

사원과 맞닿은 건물에서 거주하고 있는 주민 B씨는 건축현장 맞은 편에 있는 임시 기도실에서 라마단마다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실제로 북구 관계자는 "해당 임시 기도실를 찾는 무슬림들 때문에 밤낮으로 시끄럽다는 민원, 무슬림들이 좁은 골목에 모여 담배를 피우는 등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등 지속적으로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무슬림 유학생…"이슬람 사원 문제는 지자체에서 나서야"

지난달 29일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공사현장 입구에 지난 2023년 북구청이 부착한 공사중지 결정문이 붙어 있다. 곽재화 기자지난달 29일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공사현장 입구에 지난 2023년 북구청이 부착한 공사중지 결정문이 붙어 있다. 곽재화 기자현재 '경북대 무슬림 대학생 공동체'에 소속된 유학생은 약 170여 명.

경북대가 유학생을 적극 유치하면서 무슬림 유학생은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인 만큼, 지자체가 중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육주원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실 이슬람 사원을 둘러싼 논란은 반대 주민의 문제도, 무슬림 유학생의 문제도 아니다. 북구와 경북대가 노동자와 유학생을 적극 유치하면서도 파생되는 문제에는 소극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주민들이 걱정하는 테러 위협에 대해서는 실제로 한국에서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했다.

육 교수는 "무슬림의 극단적인 테러는 한국 같은 비이슬람 국가가 아니라 대부분 이슬람 국가에서 발생한다"면서 "실제로 이슬람 테러의 희생자 대부분이 종파 간 갈등으로 희생된 무슬림인 만큼, 무슬림 교세가 매우 작은 한국에서 무슬림의 테러를 걱정할 이유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경북대학교 무슬림 대학생 공동체 대표인 이샤크 셰리아(Ishaque Shehryar) 씨는 "공사를 재개하기 전 주민이 참여하는 합동 모니터링 팀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웃과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한 평화로운 공존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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