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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CBS·강원영동CBS 최진성의 위클리오늘(제작 강민주 PD, 진행 최진성 아나운서)

[아름다운 가게 허재숙 강원본부장 인터뷰]
"환경·지속가능성 중심..시민 참여 통해 지역밀착형 나눔 문화 확산"
"기부 물품 70%는 의류… 생활용품도 기부 가능"

강원CBS.강원영동CBS 시사프로그램 <최진성의 위클리오늘>에 출연한 아름다운 가게 허재숙 강원본부장. 강민주 PD강원CBS.강원영동CBS 시사프로그램 <최진성의 위클리오늘>에 출연한 아름다운 가게 허재숙 강원본부장. 강민주 PD
◇최진성> 이번주 최진성의 위클리오늘에서는 우리 지역 사회 곳곳에서 나눔과 자원 순환을 실천하는 '아름다운 가게'를 만나봅니다. 집에서 쓰지 않지만 여전히 쓸 수 있는 물건을 모아 기부하면, 판매 수익으로 주거 취약계층을 돕고 환경까지 지킬 수 있는데요. 아름다운 가게 강원본부의 활동과 앞으로의 계획, 허재숙 강원본부장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허재숙>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최진성> 청취자분들, 또 시민·도민 분들께 소개 인사를 한 번 더 부탁 드리겠습니다.

◆허재숙> 안녕하세요. 아름다운 가게 강원본부장 허재숙입니다. 아름다운가게가 지난 23년 동안 걸어올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여러분의 따뜻한 나눔과 실천 덕분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한 벌의 옷, 한 권의 책, 다양한 생활용품을 통해 이웃과 마음을 나눠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작지만 소중한 손길이 모여 세상을 조금 더 따뜻하고 아름답게 만들 수 있습니다. 앞으로 '아름다운 가게'는 여러분과 함께 나눔의 길을 걸으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이 여정에 계속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함께 해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최진성> '아름다운 가게'라는 이름은 저도 많이 들어봤습니다. 보통 TV에서 중고 물품을 가져와 매장에서 판매하는 모습이 강하게 남아 있는데요. 방송 전에 본부장님과 이야기해 보니 사실 그 외에도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을 하고 계시더군요. 아름다운가게에 대한 소개를 청취자분들께 부탁드립니다.

◆허재숙> 아름다운 가게는 사람과 자연, 나와 이웃, 개인과 사회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소외 이웃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시민 참여로 운영되는 비영리 공익법인입니다. 현재 전국에 100개가 넘는 매장이 운영되고 있고, 5천여 명의 자원봉사자인 '활동천사'님들이 함께하고 계십니다. 서울, 부산, 광주 같은 대도시는 물론 원주, 제주, 전주 등 지역 중심 도시에서도 아름다운가게를 만날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가게는 재사용 매장을 운영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업, 장애인 재활기업 등의 공익 상품을 소개·판매해 윤리적 소비까지 실천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나눔·환경 교육을 통해 미래 세대에 나눔의 가치를 전파하고 있습니다. 즉, 단순히 중고 물품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환경 보호, 나눔 문화 확산, 지역사회 상생이라는 세 가지 가치를 지향하며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진성> 전국적인 규모를 말씀해 주셨는데, 강원본부의 경우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습니까?

◆허재숙> 강원본부에서는 원주 2곳, 춘천 1곳 등 총 3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최진성> 영서 지역은 3곳이 있는데 영동 지역은 아직 없네요.

◆허재숙> 저희가 재사용 문화 운동을 하다 보니 자급자족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인구 규모에 비례해 매장을 오픈하는데, 인구 20만 명 이상 지역에 한 매장을 운영할 수 있다는 기준을 두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그 기준에 맞춰 운영되고 있습니다.

◇최진성> 아쉽지만 영동 지역에서는 매장 개설이 쉽지 않겠군요. 하지만 오늘 말씀을 듣고 공감하는 분들이 많아진다면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말씀 중에 '재사용'이라는 키워드가 눈에 띄는데요. 사실 아름다운 가게가 '재사용 나눔 가게' 모델로 알려져 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한국 사회에서 다소 낯선 개념이었지 않았나요?

◆허재숙> 네, 맞습니다. 지금은 당연하게 여겨지는 재사용·나눔 개념이 당시에는 생소했습니다. 2002년 설립 당시 한국 사회에는 헌옷이나 물건을 다시 쓰자는 문화가 거의 없었습니다. 자원순환이나 기부 문화도 제한적이었죠. '헌옷이나 물건을 모으자'고 하면 누가 사겠냐는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고, 기부 물품을 매장에서 판매해 수익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구조 자체가 새로운 실험이었습니다.

초반에는 시민들의 호기심과 자원활동가들의 헌신이 큰 힘이 됐습니다. 매장에서 물건을 사며 '중고도 깨끗이 손질하면 다시 쓸 수 있구나', '내가 산 돈이 기부로 이어지는구나'라는 경험이 쌓이면서 자리 잡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투명한 운영과 사회적 신뢰가 뒷받침되며 '국내 제2호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재사용 나눔가게 모델이 착한 소비와 자원순환의 대표적인 공익 모델로 자리 잡게 됐습니다.

◇최진성> 본부장께서는 아름다운 가게 활동을 얼마나 이어오셨습니까?

◆허재숙> 올해로 20년째 되어 갑니다.

◇최진성> 20년이요? 그렇다면 처음 시작할 때부터 함께하신 거네요. 당시에도 큰 가치를 마음에 품고 시작하신 건가요?

◆허재숙> 처음에는 '봉사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젊은 시절부터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기는 쉽지 않잖아요. 직장을 찾으면서도 그 마음을 늘 간직하고 있었는데, 아름다운 가게 활동을 통해 일과 봉사를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강원CBS.강원영동CBS 시사프로그램 <최진성의 위클리오늘>에 출연한 아름다운 가게 허재숙 강원본부장. 강민주 PD강원CBS.강원영동CBS 시사프로그램 <최진성의 위클리오늘>에 출연한 아름다운 가게 허재숙 강원본부장. 강민주 PD
◇최진성> 그렇군요. 20년이면 강산도 두 번 변한다는 긴 세월인데요. 처음에는 낯설던 개념이 이제는 사람들의 인식 속에 자리 잡고 행동으로도 이어지는 모습을 지켜보셨을 텐데, 그 변화를 체감하실 것 같습니다. 지역사회 반응은 어떻습니까?

◆허재숙> 네, 이제는 많이 익숙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가게를 냈을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시민들의 인식이 크게 달라졌고, 지역사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최진성> 물건이 기부를 통해 다시 쓰이게 되면서 지역 안에서 자원이 순환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렇게 말씀 주셨는데요. 지역사회 변화도 체감하시나요?

◆허재숙> 네, 맞습니다. 매장이 열리는 동네마다 기부와 구매, 자원봉사가 활발해지면서 공동체가 형성되는 걸 느낍니다. 또 수익금이 취약계층 복지 현장으로 돌아가면서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중고 물건을 왜 사냐는 시선이 많았지만, 지금은 깨끗하고 충분히 쓸 만하다는 경험이 쌓이면서 기부가 곧 나눔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습니다. 자원봉사도 예전에는 낯설었지만 이제는 직장인, 청소년, 은퇴 어르신까지 다양한 분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최진성> 본부장께서도 이 활동을 하면서 삶의 변화가 있었을까요?

◆허재숙> 젊을 때부터 봉사하는 삶을 고민했는데, 아름다운 가게의 철학에 깊이 공감해 시작하게 됐습니다. 처음엔 지속 가능할까 걱정도 했지만, 기부 수익이 생계비·병원비·장학금으로 이어지는 걸 보면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저에게 아름다운 가게는 단순한 가게가 아니라 문화운동이자 생활문화 운동이 되었습니다. 물건 하나에도 생명과 이야기가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제 삶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습니다.

◇최진성> 기억에 남는 순간도 많으실 것 같은데요.

◆허재숙> 최근 한 유치원에서 나눔 교육을 마치고 짐을 챙기는데 한 남자아이가 와서 꼭 안아주더라고요. 그 순간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더 진심으로 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어떤 기부자는 물품을 정성껏 포장해 보내주거나 감사 편지를 동봉하기도 하셨습니다. 심지어 간식비를 넣어 응원해주신 분도 계셨습니다. 이런 순간마다 세상에는 참 좋은 분들이 많다는 걸 느낍니다.

또 잊지 못할 분이 계십니다. 20년 간 자원봉사를 이어온 고(故) 김명순 선생님인데요. 재작년에 돌아가셨는데, 남기신 쪽지에 "아름다운 가게 앞치마는 나의 가치관을 지켜주었고, 아픔을 잊게 해주었고, 나이 듦을 두렵지 않게 해주었다. 내 삶을 마치는 날 꼭 품에 안고 자려 했던 소중한 친구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이런 나눔의 울림이 저의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최진성> 긴 시간 활동하다 보면 어려운 점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허재숙> 시민들이 보는 모습 뒤에는 많은 노력이 있습니다. 물품을 닦고 정리하고 기능을 확인하는 과정, 참여를 독려하는 과정 모두 쉽지만은 않습니다. 또 요즘은 당근마켓 같은 개인 간 중고거래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재사용 문화는 확산됐지만, 아름다운 가게는 단순 거래가 아니라 '기부–재사용–판매–공익 환원'의 선순환 구조를 가진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그래서 저희는 투명한 운영을 통해 기부자와 구매자 모두가 "내가 하는 행동이 사회와 환경에 도움이 된다"는 확실한 체감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진성> 사회 환원의 방식도 궁금합니다.

◆허재숙> 네, 생계·의료비 긴급 지원부터 아동·청소년, 노인 돌봄, 환경 프로젝트까지 다양한 테마로 나눔을 진행합니다. 전국 단위 사업은 본부에서 정하지만, 지역 환원은 상황과 필요에 맞게 지원합니다. 그래서 주민들이 '내가 기부한 물건이 결국 내 지역을 돕는다'는 걸 직접 체감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최진성> 그런 기준들을 세워서 활동을 하고 있고, 최근에는 주거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사업들도 진행을 하셨다고요?

◆허재숙> 저희가 가장 최근에 진행한 행사인데요. 9월 1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립평창청소년수련원, 주택관리공단 강원지사, 아름다운가게가 함께 자선 바자회를 열었습니다. 주거 취약계층을 위해 '한번 해보자' 해서 뭉쳤고요. 수익금은 퇴거 명령을 받은 주거 취약 가정을 후원하고, 저소득층을 위한 힐링 캠프와 수납정리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데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최진성> 정말 의미 있는 활동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주거 취약계층을 돕는 사업은 시작한 지는 얼마 안 된 건가요?

◆허재숙> 네, 한 3년 정도 됐습니다.

◇최진성> 3년 정도요.

◆허재숙> 그 외에도 숲 조성이라든지 다른 활동들은 계속하고 있고요. 좀 더 세밀하게 들어가서 공부하는 차원에서 더 촘촘하게 지원하고 있습니다.

◇최진성> 우리가 생각했던 아름다운 가게는 중고 물품을 살 수 있는 가게로만 알았는데, 본부장님 말씀을 들어보니 사회복지 전반에 걸쳐 활동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허재숙> 네. 실질적으로 행사 제안이나 미팅을 할 때 우스갯소리로 '저는 원주 지역 사회복지사입니다'라고 인사를 하고 진행하기도 해요. 제가 하는 일이 그런 일이다 보니, 우리 사회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고 같이 고민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진성> 지금부터는 본부장님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방송 들으시는 분들에게, 강원 지역에는 춘천에 한 곳, 원주에 두 곳의 아름다운가게가 있다고 하셨죠. 아름다운가게에 참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허재숙> 집에 쓰지 않지만 여전히 쓸 수 있는 물품들이 많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다 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보관하다가, 이사할 때나 계절이 바뀔 때 버리시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 물품들을 아름다운가게 매장으로 기부해 주시면, 저희가 잘 정리해서 판매하고 어려운 분들과 환경을 지키는 데 쓰도록 하겠습니다.

◇최진성> 가장 많이 들어오는 품목은 의류겠네요.

◆허재숙> 네. 의류가 기부 물품의 65~70% 정도를 차지합니다.

◇최진성> 옷장 열어보면 '살 빼고 입어야지' 하고 놔둔 옷들이 많은데, 그런 의류들도 기부할 수 있겠네요. 하하. 의류 말고는 또 어떤 품목들이 들어오나요?

◆허재숙> 생활용품은 거의 다 가능합니다. 매장을 갖고 있다 보니 가구처럼 큰 것들이나 설치가 필요한 물품, 오래된 가전은 어렵고요. 혼자 들 수 있고 사용 가능한 생활용품이라면 기부가 가능합니다.

◇최진성> 아름다운 가게가 앞으로 걸어가야 할 방향, 비전은 무엇일까요?

◆허재숙> 재사용·나눔·자원순환이라는 정체성을 계속 지켜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작했을 때의 모습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지만, 그 모습을 잃지 않으려 늘 노력하고 있어요. 앞으로는 지역사회와 더 세밀하게 연결되는 나눔, 환경과 지속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는 활동을 확장하려고 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시민들의 참여입니다. 사소한 물품 기부, 자원봉사, 착한 소비 같은 것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과 그 경험을 함께 이어가고 싶습니다.

◇최진성> 올 연말에 계획된 행사가 있을까요?

◆허재숙> 네. 원주 통합돌봄지원센터와 함께 어르신들을 위한 통합 돌봄 행사를 준비 중이고, 11월에는 강원랜드와도 행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최진성> 바쁘시네요. 하지만 그만큼 좋은 결과도 맺어가시길 기대합니다.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허재숙>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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