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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 쪽방촌 주민들, 임대주택 입주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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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 쪽방밀집 지역 정비사업에 따라 공공임대주택 '해든집'으로 이주…총 142세대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남대문 쪽방촌 임대주택 '해든집' 입주 축하 행사에 참석해 공유주방에서 요리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주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남대문 쪽방촌 임대주택 '해든집' 입주 축하 행사에 참석해 공유주방에서 요리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주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평생 방 한 칸에서 살다가 새집에 들어간다니 마음이 둥둥 뜹니다."
 
서울역 인근 남대문 쪽방촌에서 수십 년을 살아온 권모씨의 얼굴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그가 말하는 '새집'은 바로 쪽방촌 바로 옆에 새로 지어진 공공임대주택 '해든집'이다.
 
서울시가 14일 문을 연 해든집은 '해가 드는 집, 희망이 스며드는 집'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름처럼 햇살이 닿지 않던 삶의 터전이 새로이 밝아지는 순간이다.
 
해든집은 지상 18층, 지하 3층 규모의 건물로, 위쪽 6~18층은 주거공간(142세대), 아래층은 사회복지시설로 꾸며졌다. 
 
입주민들을 위한 남대문쪽방상담소가 5층으로 이전해 주민들의 건강·상담·자활 지원을 맡고, 자활센터에서 운영하는 공동작업장·편의점·빨래방도 함께 들어섰다.
 
해든집은 '민간 주도 순환정비'라는 새로운 개발 방식을 처음 적용한 사례다. 개발 대상지를 한꺼번에 철거하는 대신, 쪽방 주민이 살 새 임대주택을 먼저 마련하고, 이주가 끝나면 기존 건물을 철거하는 구조다. 이른바 '선(先)이주-후(後)개발'의 선순환 모델이다.
 
서울시는 "추가 비용과 기간이 더 들더라도 사회적 약자를 고려한 개발이 필요하다"며 "쪽방촌 주민이 같은 지역 안에서 계속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현재 영등포 쪽방촌 역시 같은 방식의 개발이 추진 중이다.
 
이날 오후 현장을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입주민들을 만나 "해든집은 강제 퇴거 없는 약자와의 동행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이라며 "도시의 성장 속에서도 소외되는 이웃이 없도록, 누구에게나 따뜻한 보금자리가 있는 서울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함께 자리한 iM사회공헌재단과 이마트 노브랜드 관계자들은 입주민들에게 주방용품, 세제, 휴지 등 생활용품을 전달했다.
 
권씨는 새집으로 이사한 뒤 가장 먼저 '창문을 열어 햇빛을 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이제는 내 형편이 되면 조금씩 기부하면서 살고 싶다"며 "서로 돕고 웃으며 사는 게 최고지, 더 바랄 게 있겠느냐"고 말했다.
 
해든집이라는 이름처럼, 남대문 쪽방촌에도 이제 햇살 한 줄기가 비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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