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1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임종석(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
◇ 김현정> 지난 2018년 남북 간의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그 무렵,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온기가 돌기 시작했고요. 결국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의 남북 정상회담 무려 세 차례 열렸던 그때를 기억하실 겁니다. 그 뒤에 2019년 있었던 판문점의 즉흥 만남, 문재인, 트럼프, 김정은 세 정상의 역사적인 회동 장면도 생생히 기억을 하실 겁니다. 지금의 이 남북 간의 냉랭한 분위기 생각하면 참 격세지감인데요.
2018년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남북 정상회담을 주도했던 인물이 바로 임종석 실장이죠. 그런데 그 누구보다 통일에 적극적이었던 그가 지난해 가을 남북 두 국가론이란 말을 꺼냅니다. 남과 북이 두 국가로 살자니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 비판이 거셌고요. 민주당도 당시의 비판에 동참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국감장에 나온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평화적 두 국가론이 정부 입장으로 확정될 것이다.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국감장에서 이건 위헌적이라는 지적이 쏟아졌습니다만 두 국가론의 당위성을 정 장관은 굽히지 않았습니다.
두 국가론, 좀 자세히 들여다봐야겠습니다. 두 국가론이라는 화두를 처음 꺼낸 분이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지금부터 직접 만나보죠. 어서 오십시오, 실장님.
◆ 임종석> 오랜만입니다.
◇ 김현정> 잘 지내셨어요?
◆ 임종석> 예.
◇ 김현정> 이게 얼마 만에 방송 출연이십니까? 꽤 됐어요. 뉴스쇼 나오신 지도.
◆ 임종석> 오래됐습니다.
◇ 김현정> 한 1년쯤 되신 것 같아요. 어떻게 지내셨어요?

◆ 임종석> 나라 걱정하고, 안 하려고 해도 저절로 걱정이 되고요.(웃음)
◇ 김현정> 그렇죠.
◆ 임종석> 북한산 많이 다니고 등산 다니고 가사 많이 하고.(웃음)
◇ 김현정> 가사 활동, 그거 좋습니다. 살도 많이 빠지신 것 같아요.(웃음)
◆ 임종석> 조금 빠졌습니다. 아무래도 저녁 술자리가 적으니까.(웃음)
◇ 김현정> 등산 열심히 하고.
◆ 임종석> 예.
◇ 김현정> 보기 좋습니다. 사실 임 실장님의 개인 신상 관련해서도 제가 궁금한 게 많은데 그거는 잠시 후로 좀 미루기로 하고. 일단 어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국감장에서 두 국가론을 언급한 이 부분에 대한 내용을 좀 얘기해 봐야 될 것 같은데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의 질문에 답을 하면서부터였어요. '평화적 두 국가론이 우리 정부의 입장으로 확정될 것이다'. 이렇게 답을 한 겁니다. 확정이란 단어가 이게 그냥 쓰는 단어가 아니죠. 그러면서 다시 한번 갑론을박이 크게 벌어지고 있는 건데 그 두 국가론을 우리 안에서 가장 처음으로 꺼냈던 인물이 임종석 전 실장님, 지난해 9월 남북 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 연설에서였습니다. 잠깐 보고 오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2025년 9월 19일) : 통일, 하지 맙시다. 통일을 꼭 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을 내려놓읍시다. 객관적 현실을 받아들이고 2개의 국가를 수용합시다.]
◇ 김현정> 이 당시에, 저 솔직히 말해도 되죠?
◆ 임종석> 예.
◇ 김현정> 저도 무지 놀랐어요. 임종석 실장님이 우리 통일하지 맙시다. 저만 놀란 게 아니고 당시 파장이 어마어마했습니다. 통일하면 떠오르는 인사가 임종석인데 임종석이 통일을 하지 말자고 그랬다고? 이게 어떻게 된. 다시 한번 질문드립니다. 평화적 두 국가론이라는 게 뭔가요?
◆ 임종석> 저는 과정으로서의 통일을 늘 중시하는데 통일을 우리가 이야기할 때도 통일의 최종 모습이 어떨지는 아무도 몰라요. 그리고 어느 시점 쯤에 그런 변화가 극적으로 올지 또 그때는 누가 의사 결정, 어느 세대가 의사 결정을 하게 될지 저는 우리가 좀 열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중요한 것은 온전하게 평화와 공존을 이루어내는 것이고 통일에 점점 가까워지는 과정으로서의 통일이 중요한데 지금 우리는 좀 과정은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통일 같은 단어를 서로 다른 뜻으로 쓰는 좀 뭔가 입구에 들어가지 못하면서 자꾸 굉장히 소모적인 논쟁을 하고 있다고 저는 봤던 것이고 그래서 제가 아까 잠깐 나온 저 뒷부분에 이런 얘기가 있어요. 통일에 대한 가치와 지향만 헌법에 남기고 그거의 최종 모습은 미래 세대에게 맡기자. 지금 우리는 평화 공존을 위해서 평화적 두 국가론 체제를 좀 안착시켜보자. 하는 취지로 제가 저런 설명을 했고요.
정동영 장관께서 얼마 전부터 굉장히 열정적으로 지금 주장을 하고 계시고 어제 국회는 공식적인 자리고 또 그렇게까지 조만간 평화적 두 국가가 정부 입장이 될 것이다. 저는 아직 완전히 확정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적어도 어떤 대통령과의 어느 정도의 교감 없이 하기는 쉽지 않은 이야기고 어제 저도 잠깐 뉴스를 검색해 봤더니 대통령실에서 통일부 장관으로서 할 수 있는 이야기다. 이런 정도까지는 반응이 있었더라고요. 아마 정동영 장관의 말씀대로 상당히 논의 중인 것 같아요. 안에 논쟁을 동반한 논의가 되고 있다면 더 좋을 것 같고요. 그래서 평화적 두 국가론은 저는 가장 실용적인 평화 공존의 방법이다. 그런 취지로 저는 작년에도 말씀드렸고 지금의 이런 논의는 굉장히 저는 환영하는 바입니다.
◇ 김현정> 가장 실용적인 평화 공존의 방법으로서 평화적 두 국가론을 얘기했다. 사실 법적으로 되냐 안 되냐 이걸 따지시는 분들 계십니다만 일단 그 얘기하기 전에 그냥 상식적으로 통념적으로 그리고 당위적으로 진보 보수를 떠나서 우리의 소원은 통일, 우리 민족은 하나. 우리 평생 이렇게 배웠잖아요. 근데 통일을 하지 말자. 그게 실질적인 방법이야? 이거는 선뜻 받아들여지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예전에 기억이 나는 게 제가 어렸을 때 제 친구가 선생님한테 선생님, 우리 그냥 통일하지 말고 이렇게 따로 살면 안 돼요? 남과 북이 지금처럼? 이렇게 물으니까 선생님이 아유, 이 철없는 것,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야, 우리 한민족이야, 우리 이산가족이야, 지금. 이게 너무 당연한 교육이었고요. 이거는 진보, 보수, 좌우 문제가 아니고 다 같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불렀거든요. 근데 그게 아니라고 하시니까 사실은 좀 선뜻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아요.
◆ 임종석> 그러니까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는 통일이라는 게 어떤 한, 우리가 이르러야 될 특별한 한 점이라는 것은 좀 옳지 않은 인식일 수 있다, 가는 과정이다. 차이가 있는 것을 자꾸 줄이고 현실은 모순덩어리거든요. 법하고 불일치할 수도 있고 남북 간에 끝내 의사가 좁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을 수도 있어요. 그러나 훨씬 더 합의가 가능한 부분들을 앞세워서 줄여나가면 그 과정 전체가 저는 통일이라는 것이고 마지막의 모습은 어떻게 될지 사실 우리가 지금 다 예단하고 그것까지 다 이렇게 저렇게 확정하자 하는 거는 비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저는 미래 세대의 몫으로 남겨두자고 자꾸 말씀드리는 거예요.
◇ 김현정> 제가 이해한 게 그럼 맞나 봐주세요. 지금 설명을 쭉 들으면서 이해한 게 저쪽 꼭대기에 통일이라는 깃발은 있어, 있는데 지금 거기 가자 가자 말하면서 그쪽 방향이 아닌 곳으로 지금 계속 가고 있는 상황이 수십 년 반복된다.
◆ 임종석> 예.
◇ 김현정> 그러니까 그 방향을 좀 맞게 실용적으로 저기 깃발을 일단 빼 대신 깃발이 거기 있다고 생각하면서 바른 방향으로 한번 가보자. 그래야 어느 순간 그 깃발이 진짜 있지 않겠냐 그 말씀으로 이해하면 됩니까?
◆ 임종석> 매우 좋은 비유 같고요. 여러 번 말씀드리지만 마지막 모습이 어떨지는 알 수 없어요. 그때 가서 실제로 의사 결정을 해야 될 주체들은 이제 사실상의 통일에 가까워졌다. 그래서 뭐 등기를 합할 거냐, 아니면 한 집에 모여서 살 거냐, 한 집 안에서도 방을 따로 쓸 거냐 여러 가지 모습이 있을 수 있는 것이죠.
◇ 김현정> 동거냐, 아니면 결혼 여기다가 이제 신고를 할 거냐.
◆ 임종석> 그런 것을 실질적인 논의로 할 수 있는 단계까지 간다면 상당히 완성형이 된 거겠죠. 그런데 경우에 따라서는 그렇게 안 갈지도 몰라요. 그런데 그렇게 안 간다 하더라도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확실한 어떤 우리 컨센서스, 그거는 평화 공존이죠.
◇ 김현정> 그거는 확실하죠. 당장 지금 평화가 와야죠. 한반도 평화가.
◆ 임종석> 지금은 거꾸로 가고 있는 게 분명하고 방치하면 할수록 어려워지는 것도 분명하고 우리가 걱정하는 북한의 핵도 점점 고도화되고 있는 것도 틀림없고 그러니 지금은 좀 우리가 객관적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고 조금 더 용기를 내고 사회적 합의 수준도 높일 수 있는 어떤 공통분모, 평화 공존.
◇ 김현정> 근데 두 국가라는 걸 인정하고 나면 평화 공존이 와요?
◆ 임종석> 그럼요. 동서독도 결정적으로 그런 결정을 서독이 함으로써, 조금 물론 거기는 나중에 통일되는 과정은 우리에게 참고가 될지 안 될지 전혀 알 수 없겠습니다마는 할슈타인 원칙으로 철저히 동독을 흡수하겠다. 그리고 동독과 아예 외교하는 나라하고는 상대하지 않겠다고까지 했던 독일이 브란트 총리가 들어서면서 동방 정책을 하잖아요. 정말 거기도 지난했죠. 그 동방 정책을 추진했던 브란트 총리가 거의 불신임 될 뻔했는데 단 2표 차로 살아남아서 그 정책이 지속될 수 있었거든요. 그때 다른 변화가 일어났다면 또 우여곡절을 겪었겠죠.
그런데 그때 동서독 기본조약의 제일 중요한 것이 온전하게 상대 주권을 인정한 거죠. 영토 주권을 포함한 현재 상태를 그대로 존중하고 일방이 상대를 대리하지 않는다, 국제사회에서. 각각의 주권을 행사한다는 취지고 다만 그때 이런 건 남았죠. 서독 법으로 끝내 동독을 법으로 인정하는 문제는 유예해서 뭐랄까 좀 다른 부분은 생각이 다르니 더 이상 무리하게 합의하지 말자는 어떤 타협점에 이르렀던 거죠.
◇ 김현정> 그러면 동서독 같은 경우에는 서로 별개의 국가로 인정하고 나니까 긴장이 좀 풀렸었던 거예요?
◆ 임종석> 훨씬 더 상대를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그다음에는 교류 협력이 굉장히 다양한 분야로 번지게 되고.
◇ 김현정> 오히려 따로 살자 하니까 더 번져요?

◆ 임종석> 그렇죠, 서로에 대한 불안정성을 제거하고 나니까 상대가 나를 위협한다는 불안정성이 공식적으로 국제사회의 어떤 승인 속에서 안착이 되고 나니까 오히려 교류가 활발해지고 동독은 오히려 그 당시에 서독이 민족을 강조했던 반면에 동독은 조금 거기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냈었는데 오히려 그런 것도 다시 되살아나고 그래서 앞으로 일어날 모든 변화를 우리가 다 이 일직선으로 선을 그으면서 할 수는 없어요. 평화 공존을 지금 빠르게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정착시키는 것이 우선이고 저는 정동영 장관이 굉장히 용기를 내고 있다.
◇ 김현정> 그런데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시각들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헌법 제3조에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엄연히 쓰여 있거든요. 북한도 우리 땅인 거예요. 우리는 같이 해야 할 한민족이니까. 이 부분 어떻게 보세요?
◆ 임종석> 그러니까 현재 법적인 모순, 불일치가 있는 거 맞죠.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면 91년에 UN에 동시에 가입할 때 이미 우리는 헌법을 어겼죠. 그리고 남북 간에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라는 국호를 써서 맺은 여러 정상 선언이나 합의서들도 이미 그런 불일치는 발생하니까 현실은 아까 앞서 말씀드렸지만 이런 모순 속에 있는 거죠. 우리가 때로는 법을 지키기 위해서 현실을 우리가 인내해야 되는 측면도 있지만 또 미래를 보고 현실을 개척해 가면서 법을 수정해야 되는 측면이 늘 있기 때문에 저는 이런 부분은 유연했으면 좋겠고 저는 이미 사실은 아마 제가 공직에 있었으면 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한번 했어요, 영토 문제에 대해서. 국제적으로는 이미 38선 이북은 북쪽의 주권이 인정되는 상황이고 우리 헌법은 다르게 규정하고 있죠. 근데 헌법을 개정할 수도 있고 또 그 부분을, 다른 나라에 대부분 없거든요. 대부분 나라의 헌법에 영토 조항이라는 게 없어요.
◇ 김현정> 그래요?
◆ 임종석> 그렇습니다. 근데 우리는 있단 말이에요. 그리고 이것을 함부로 건드리면 굉장한 내부 분열이 일어날 수 있고 저는 사회적 합의 수준을 높여서 해석을 달리해 가는 건 어떤가 하는 게 저의 제안입니다.
◇ 김현정> 삭제하거나 개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의 해석을 좀 달리하는 식으로 가보자.
◆ 임종석> 저의 해석은 예를 들면 객관적 현실을 우리가 조금 더 실용적으로 보면서 한다면 한반도와 부속도서라함은 대한민국의 주권이 미치고 실효적 지배하에 있는 영역을 의미하는 것이다. 매우 일반적인 해석 같지만 굉장히 의미 있는 해석이 될 수도 있죠.
◇ 김현정> 그렇게 제안을, 물론 이 제안에 대해서 지금 반대하시는 분들도 계실 테고
찬성하시는 분들도 계실 테고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만.
◆ 임종석> 건강한 공론을 자꾸 만들고 싶은 거죠.
◇ 김현정> 토론의 장으로 그 문제를 꺼내보고 싶단 말씀이에요. 세 번째 반론은 이런 게 있습니다. 두 국가론을 좀 우려하는 분들 중에는 그 두 국가 주장을 처음 한 사람이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 아니냐, 2023년 12월에 노동당 전원회의의 자리에서 남북 관계를 더 이상 동쪽으로 보지 말고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보자. 남한을 통일의 대상으로 보지 않겠다. 그러면서 남조선, 남측이란 말 안 쓰고 한국이라고 쓴다. 그때부터 계속 한국이라고 써요, 별개 국가. 이 얘기는 뭐냐면 돈 터치 미, 우리 건드리지 마. 우리가 세습하든 핵 개발하든 우리는 별개 국가로 보자. 사실은 그런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그 두 국가론에 대해서 동의하기가 어려웠던 거거든요. 근데 말씀하신 대로 평화적 두 국가론을 정부의 입장으로 확장을 해버리면 김정은을 도와주는 거 아니야? 그들 주장에 장단 맞춰주는 거 아니야? 핵 개발하라는 거 아니야? 또 이런 얘기를 하실 수도 있어요. 어떻게 보세요?
◆ 임종석> 핵 개발은 이미 다 했고요. 두 국가 문제를 자꾸 김정은 위원장이 주장한 거를 따라가는 거 아니냐고 하시는 분들은 저는 문제를 삼기 위해서 문제를 삼는 것 같아요. 아까도 제가 다른 예를 들었지만 UN 동시 가입은 대한민국 정부 주도로 했던 일이거든요. 그때 우리가 국제사회에서 두 주권 국가로 각각의 주권을 행사하자고 우리가 주도해서 했던 것이에요. 새로운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 변화된 국제 환경에 맞게 대한민국이 좀 주도해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그렇게 했던 거예요. 지금도 충분히 우리가 북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주장하든 말든 우리는 평화 공존 상태를 좀 제도화하면서 평화적 두 국가로 우리가 끌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정치를 하고 정책을 펴나가면 되는 것이죠.
◇ 김현정> 적대적 두 국가가 아닌 우리는 평화적 두 국가다. 수식어가 엄연히 다르다. 그 말씀이신 거예요?
◆ 임종석> 그럼요. 저는 북이, 김정은 위원장이 얘기하는 적대적 두 국가론이라는 걸 가만히 이렇게 뜯어보면 두 가지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현실이 그렇다고 주장하는 측면이 있고요. 현재 남쪽의 제도나 법이나 그다음에 우리 한반도에서의 역사를 보면 교전 상태에서 중지된, 교전이 중지된 그래서 적대적인 두 국가 상태라고 하는 게 있고 또 다분히 또 하나는 감정적으로 그 앞으로 무슨 통일 민족, 그런 소리 하지 마. 뒷부분은 저는 우리가 존중할 필요가 없다. 그것은 우리가 갖고 있는 명백한 평화적 공존 그리고 종래는 통일을 향해서 가는 우리의 철학과 입장을 가지고 만나 나가면 되는 거예요. 어느 시점에는 그쪽도 변화가 오겠죠. 그게 다 진심만은 아니겠죠.
◇ 김현정> 이 이야기를 지금 공론의 장으로 올리고 있는 와중입니다. 사실 제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그거였어요. 아까 드렸던 그래서 정말 이렇게 하면 평화가 보장이 됩니까? 안전이 지켜집니까? 평화 공존이 됩니까였는데 임 실장님은 오히려 그렇게 하고 나면 어떤 경제적인 협력이라든지 긴장의 완화라든지 이런 게 될 것이다. 말씀하셨어요. 지금 경제 이야기하자면 통일부에서 추진했던 개성공단 중단된 상태 아닙니까? 하루아침에 막 짐 싸서 나와서, 아직 물건 못 뺀 공장들도 있는 그런 상태거든요. 어제였던가요? 개성공단 재가동을 추진하겠다는 발표가 있었는데 이것도 되겠습니까? 그럼 이게 지금 두 국가론하고 같이 가는 정책이라고 보시는 거예요?
◆ 임종석> 충분히 그런 취지에는 부합한다고 생각하는데 현재 국제 환경에서는 개성공단 재가동이 어렵죠. UN 제재에 위반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서 2016년 UN 제재 이후, 16년 제재 내용과는 충돌할 가능성이 높아 당장은 어렵지만 통일부가 그런 준비를 하겠다는 것은 그 지점을 몰라서 그러는 건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교류 협력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 중에 하나겠죠. 사실 개성공단은 이러저러한 국제적 환경의 경계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예외를 어렵게 인정받았던 건데 우리 스스로 버려버린 게 너무 안타깝죠. 박근혜 정부 때 이제 우리가 철수해버린 거였는데요. 아쉽죠. 그런데 어쨌든 이 부분을 가지고 국제사회 속에서 인정을 받는 쪽으로 대한민국 정부가 외교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교류가 재개될 때 북도 꼭 반대만 할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만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이제 APEC이 경주에서 열리잖아요. 어제 또 통일부 장관 정동영 장관이 뭐라고 했냐 하면 APEC 계기로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 있다. 한다면 장소는 판문점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셔서 지금 분위기가 시진핑이 하루밖에 안 온다고 하고 하루니 당일 치기니 이런 얘기하고 있는데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있나, 좀 의아하던데 어떻게 내다보세요?

◆ 임종석> 저도 정보가 없어서. 그렇게 되면 좋죠. 굉장히 APEC 계기에 한반도의 평화 문제가 국제적인 의제가 될 테니까. 그리고 실제로 어느 수준에서 이루어지든 북미 간 정상 간의 만남이 된다면 그거는 새로운 물꼬가 트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환영할 만한 일이고요. 가능성에 대해서는 저도 장관께서 그렇게 얘기하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저분은 무슨 정보가 있으신 건가.
◇ 김현정> 장관이시니까.
◆ 임종석> 왜냐하면 지금 남북 간의 대화 채널이 핫라인까지 없고,
◇ 김현정> 핫라인도 없어요? 진짜?
◆ 임종석>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언제 한번 이렇게 떠내려온 저기를 인도하려고 할 때도 답이 없었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로서는 정보가 없지만 된다면 매우 환영할 일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무슨 패싱 이런 거 걱정할 이유가 없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제 좀 마무리를 해야 되는데 아픈 기억을 꺼내는 것 같아서 좀 죄송합니다만 지난 총선 때, 죄송해요, 이 얘기를 또 해서. 공천 배제, 컷오프가 된 상처가 있고 사실은 그 당시에 납득할 수 없는 컷오프라는 이런 평가들도 많이 있었고 또 탈당하신 분도 계시지만 임 실장님은 선당후사 하겠다 하면서 수용하고 탈당하지 않으셨습니다. 그게 벌써 이제 1년 반 흐른 거죠?
◆ 임종석> 그러네요.
◇ 김현정> 그때 그 결정은 후회하지 않으십니까?
◆ 임종석> 그럼요. 아팠지만, 많이 아프죠, 정치인한테. 저는 또 여러 번 그런 일을 겪어서 그런데 그게 익숙해지는 일은 아니거든요. 또 최선을 다했던 만큼 아팠지만 당연히 제가 그게 책임 정치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요. 국내 정치에서는 관심을 안 가지려고 해도 자꾸 보이고 걱정되는 일도 꽤 있어요. 그런데 저는 지금 오늘 주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서 정부가 지금까지는 굉장히 잘하고 있지 않나.
◇ 김현정> 남북문제.
◆ 임종석> 남북문제와 이 주변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서 일단은 참 어려운 게 북의 핵 문제입니다. 북한의 태도가 완전히 변했거든요. 제일 큰 변화가 일단 북한의 큰 변화예요. 핵 문제 테이블에 올리고 자기가 국제적으로 나오는 문제와 절대 교환하지 않겠다는 거. 거기에 대한 중국과 북한의 태도도 과거와는 너무 다르죠. 이번 열병식의 정치적으로는 승인한 걸로 봐도 무방할 정도 아닙니까? 거의 권력서열 두 번째인 사람들이, 중국은 더군다나 총리가 16년 만에 참석해서.
◇ 김현정> 북한을 왔어요.
◆ 임종석> 북이 핵 무력을 과시하는 자리에 함께했잖아요. 이런 환경들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이재명 대통령께서 이 부분을 트럼프 대통령이 좀 주도적으로 앞장서 달라. 그럼 나는 옆에서 지원하겠다. 하는 건 사실은 저는 굉장히 실용적인 태도라고 생각해요. 그것을 또 문재인 정부 때와 변화다.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해요. 승계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그때는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 위원장도 상상도 못 하고 북미 정상회담을 상상도 못 하고 있었고 논의 자체가 없을 때예요. 저희가 저는 안내했다고 생각해요. 문재인 대통령이 운전 좌석에 앉아서 어느 정도 길을 만들어 갔다고 봐요.
◇ 김현정> 그때는 운전자가 맞았다.
◆ 임종석> 그렇죠. 지금은 세 번을 두 정상이 만나본 관계예요. 그리고 실제로 이 문제에 꼭지를 딸 수 있는 것은 현재 트럼프 대통령인 거 분명하고.
◇ 김현정> 현실을 인정하자.
◆ 임종석> 현실을 인정하고 매우 실용적 접근을 하고 있고 그런 한쪽에 그런 바탕 위에서 지금 정부의 평화적 두 국가론이 앞으로 조금 더 구체적 구상이 펼쳐진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고 제가 조금 한마디만 보태고 싶은 거는 당장의 성과를 내려고 급급하기보다는 현 정부의 철학과 구상이 무엇인지를 지금처럼 꾸준히 펼쳐가시면 좋겠고 그리고 조금 더 중국과 러시아, 특히 중국 관계를 조금 더 긴밀하게 회복하는 데 정성을 쏟고 깊은 대화를 한다면 그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말씀드리고 싶어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하도 안 나오시니까 임종석 전 실장 정계 은퇴하신 거 아니야? 이런 국민들도 계시던데 아니십니다, 아니시고. 사실 정치인이 국민들한테 쓰임 받을 수 있는 거는 뭐 선거에 나가서 인정받고 할 일을 부여받는 건데 다음 선거에서 어떤 역할이나 공간이 주어진다면 나가실 거죠?
◆ 임종석> 지금은 상처를 받았으니까 회복하는 쪽이고요.
◇ 김현정> 그건 알고 있죠, 회복 언제까지 하실 거예요.(웃음)
◆ 임종석> 회복 다 했죠.(웃음) 그래서 저에게 역할이 있다면 공인으로서 언제든지 그런 생각은 갖고 있습니다마는 다 순리대로 해야죠.
◇ 김현정> 오케이, 회복을 다 하셨다. 여기에 방점이 찍히는군요. 회복을 다 하셨다. 알겠습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지금 사실은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을 맡고 계세요. 오늘 좀 깊이 있게 두 국가론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임 실장님, 임 이사장님, 고맙습니다.
◆ 임종석> 감사합니다.
※ 내용 인용 시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