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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죽음 1년여 만에 손에 쥔 명예사원증…어머니는 오열했다[현장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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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오요안나 유족-MBC 합의
대국민 사과·재발 방지 약속
"딸과 함께 제도 개선 지켜보겠다"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숨진 MBC 기상캐스터 오요안나 씨 어머니 장연미 씨가 1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고인의 명예사원증을 받은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숨진 MBC 기상캐스터 오요안나씨 어머니 장연미씨가 1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고인의 명예사원증을 받은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 사망 1년 1개월 만에 MBC가 대국민 사과를 했다.

MBC 안형준 사장은 15일 서울 상암동 MBC본사에서 고 오요안나 모친 장연미씨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공식 사과하면서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안 사장은 "꽃다운 나이에 이른 영면에 든 고 오요안나씨의 명복을 빈다"며 "헤아리기 힘든 슬픔 속에서 오랜 시간을 견뎌오신 고인의 어머님을 비롯한 유족께 진심으로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지난 2021년 프리랜서 기상캐스터로 MBC에 입사했던 오요안나는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다가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났다. 고용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MBC 내부에서 괴롭힘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다만 고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는 아니라고 봤다.

안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늘의 이 합의는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일이 없어야 한다는 문화방송의 다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MBC는 지난 4월 상생협력담당관 직제를 신설, 프리랜서를 비롯해 MBC에서 일하는 모든 분의 고충과 갈등 문제를 전담할 창구를 마련했다"며 "직장 내 괴롭힘과 부당대우 등의 비위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도 수시로 시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책임 있는 공영방송사로서 문화방송은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조직문화 그리고 더 나은 일터를 만들어 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며 "다시 한번 고 오요안나씨의 명복을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직장 내 괴롭힘, 개인 아닌 구조적 문제"


안형준 MBC 사장이 1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숨진 MBC 기상캐스터 오요안나 씨 어머니 장연미씨와 합의문에 서명한 뒤 재발방지를 약속하며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안형준 MBC 사장이 1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숨진 MBC 기상캐스터 오요안나 씨 어머니 장연미씨와 합의문에 서명한 뒤 재발방지를 약속하며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고인 1주기를 맞아 어머니 장씨는 MBC 사옥 앞에서 딸의 명예회복과 사측의 공식 사과·재발 방지책 등을 요구하는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그리고 한 달 가까이 흐른 이날 MBC와 합의에 이른 것이다.

어머니 장씨는 이 자리에서 안 사장에게 고인의 명예사원증을 전달받으며 오열했다.

장씨는 "많은 분들 염려 속에서 MBC와의 교섭이 합의에 이르렀다.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광장에서, 딸의 분향소에서 곡기를 끊고 단식 농성을 이어간 일이 꿈만 같다. 합의문에 서명하기 위해 MBC에 서 있는 것도 실감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정말 힘들게 일하면서도 프리랜서 계약서를 썼다는 이유로 젊은이들을 힘들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우리 딸을 죽음으로 몰고 간 직장 내 괴롭힘 역시 개인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상캐스터 정규화 요구는 제2의 오요안나를 막는 길이라 생각한다. 기상캐스터 프리랜서 폐지안이 어떻게 실현될지 지켜보겠다"며 "새 제도 도입으로 기존 기상캐스터들이 갑자기 일자리를 빼앗기는 일이 없어야 한다. 다행히 불이익을 막을 길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MBC는 지금까지 운영해온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제도를 폐지하고, 기존 기상캐스터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는 것을 전제로 정규직 기상기후 전문가를 뽑기로 했다.

어머니 장씨는 "재발방지 약속이 방송사 전체에 엄청나게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사실을 안다. 우리 딸의 죽음 이후 투쟁으로 얻어낸 결과가 알맹이 없는 선언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며 "하늘에 있는 딸과 함께 MBC 제도 개선을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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