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서삼석 국회의원. 서삼석 의원실 제공피해면적 9만 9천여 ha, 피해액 6조 원으로 사상 최대 피해를 기록한 경북 산불 당시 주력 초대형 헬기인 S-64가 미국으로부터의 부품 수급 지연으로 출동하지 못해 국가 재난 대응 체계의 공백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전남 영암·무안·신안)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주력 초대형 헬기 S-64 2대가 핵심 부품 부족으로 6개월 이상 운용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헬기는 150시간 주기 정기 정비와 엔진 부품 교체를 위해 제조국인 미국에서 부품을 제때 공급받지 못해 수리가 장기 지연된 것이다.
같은 기간 또다른 S-64 1대는 3월 21일부터 25일까지 4일 연속 고장이 발생해 매일 정비를 받아야 했다. 결과적으로 초대형 주력 헬기 S-64 7대 중 2대는 장기간 운항이 중단됐고 1대는 잦은 고장으로 작전 투입이 제한됐다. S-64는 1960년대에 제작된 기체에 엔진 등 내부 부품을 교체한 '재제작 헬기'로, 평균 기령이 60년에 이르는 노후 장비다.
이에 대해 산림청은 "150시간 점검 및 엔진 부품 대기로 S-64의 출동이 제한됐다"고 해명했지만 부품 수급 지연으로 200일 이상 운행이 중단된 것은 단순 정비 문제가 아닌 구조적 대응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여기다 산림청이 향후 신규 도입 예정인 헬기도 1960년대 제작된 미국산 재제작 헬기여서 부품 수급 및 운용 불안정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우려된다.
한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까지 주력 헬기였던 KA-32(까모프)도 부품 수급 문제로 가동률이 하락하고 있다. 경북 산불 당시 KA-32는 29대 중 21대만 출동이 가능했다. 가동 대수는 러·우 전쟁 이듬해인 2023년 29대에서 2024년 25대, 2025년 4월 21대, 2025년 8월 17대로 대폭 감소했다. 2025년 9월 현재는 20대 수준에 머물러 산림 재난 대응 역량 약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서삼석 의원은 "러시아산 헬기에 이어 미국산 주력 헬기까지 부품 부족으로 국가적 재난 대응에 차질이 발생한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산림청은 향후 도입 예정인 미국산 재제작 헬기를 포함해 운용 및 안전성 점검을 철저히 하고 정비 주기 이전에 필수 부품을 선제 확보할 수 있는 대응 체계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