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상하이총영사관에서 진행된 주중대사관 국정감사. 베이징 소재 주중대사관과 화상으로 연결해 진행되고 있다. 임진수 베이징 특파원주중 한국대사관 국정감사에서 최근 한국에서 잇따르는 '혐중시위'에 대한 공방이 오갔다. 노재헌 신임 주중대사는 의원들의 질의에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20일 상하이총영사관에서 개최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주중대사관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의원은 혐중시위 문제를 지적하며 "중국이 선거에 개입했다든지 하는 터무니없는 내용을 갖고 (시위)하거나, 중국인들에게 직접 '꺼져라'라고 하는 식의 굉장히 험한 의사 표시를 하는 것은 우리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정말 모르겠다"라고 노 대사의 의견을 물었다.
그러자 노 대사는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우리가 생각하고 조치할 필요가 있다"라고 답했다.
같은당 윤후덕 의원도 중국인 단체관광객 대상 무비자 정책 시행으로 인한 경제적 이익에 대해 언급하며 혐중시위 참가자들이 "(중국인들) 오지 말라고 시위를 하고 그러는게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비판했다.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도 "APEC을 계기로 시진핑 국가주석이 11년 만에 국빈방문을 추진도 했던 것으로 듣고 있는데 그것(국빈방문)은 아마 무산된 것 같다"면서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저는 혐중시위라고 알고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어 "지금의 혐중시위는 중국인이 싫다는 것이고 그건 유대인이 싫다고 얘기했던 것과 똑같다"라면서 노 대사에게 "(중국 인사들을) 만날 때 '한국도 이 문제를 굉장히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라는 부분을 좀 많이 강조해 달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방중 당시 혼밥 논란, 친강 전 외교부장(장관)의 윤석열 전 대통령을 향한 외교적 결례 발언 등을 언급하며 "우리 청년들이 왜 중국을 싫어할까, 제 나름대로 생각을 해보면 기본적으로 서로가 상호존중을 해야한다는 면에서 우리 청년들의 불만이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라고 상호존중에 어긋난 중국의 태도가 이런 혐중시위를 불렀다는 점을 에둘러 지적했다.
한편, 윤석열 정부에서 주중대사를 지냈던 정재호 당시 대사에 대해 불통과 갑질 의혹, 언론과의 마찰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질타가 이어졌던 지난 국정감사와 달리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노 대사 취임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특히, 국민의힘 인요한 의원은 자신이 외신기자 통역으로 광주항쟁을 직접 경험했다고 소개한 뒤 "광주의 아픔을 그렇게 공개적으로 용기를 가지고 말씀하신 거에 대해서 진심으로 존경하고 감사드린다"라며 "이재명 정부에서 가장 좋은, 잘된 인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취임한 노 대사는 1992년 한중수교를 이끈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이다. 그 역시 지난 2012년 동아시아문화재단을 설립해 한중 문화교류 사업을 추진해온 중국 전문가이다. 2016년 중국 청두시 국제자문단 고문을 맡았고, 2021년 외교부 한중관계미래발전위원회 사회문화분과 위원장 등을 지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