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러시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부다페스트 정상회담을 앞두고 "갈등의 근본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타스통신 인터뷰에서 "우리는 갈등을 연장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근본적이고 장기적이며 평화를 보장할 수 있도록 분쟁의 근본 원인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평화에 관한 어떤 합의든 분쟁의 근본적 원인을 다뤄야 한다는 취지인데, 이는 푸틴 대통령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등 러시아 지도부가 모두 언급해온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우크라이나 상황 대책 관련 정상회담을 하기로 합의한 상황에서 러시아가 견지해온 노선을 재확인한 것이다.
러시아는 앞서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추진한 점과 더불어 나토의 동진 등이 이번 분쟁의 근본적 원인이라는 주장을 일관되게 펴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 압박에도 불구하고, 이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입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직접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유지됐다. 러시아는 전격 휴전과 양자 정상회담을 요구한 우크라이나측을 향해 근본 원인 제거가 핵심이라고 맞섰다.
푸틴 대통령도 앞서 우크라이나를 나토로 끌어들이려는 서방의 시도가 '러시아 안보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아울러 자하로바 대변인은 지난 16일 두 정상의 통화 이후 부다페스트 정상회담 준비가 "매우 철저하고 진지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한 고위급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16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당시 우크라이나가 도네츠크주를 완전히 포기하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며, 이는 도네츠크주 전역에 대한 통제권을 요구해온 기존 방침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