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용산 대통령실 자유홀에서 CNN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이 3500억 달러(약 497조원) 규모 대미 투자를 두고 이견을 조율 중인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해 "결국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도달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23일 공개된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고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인터뷰는 전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기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선불 투자' 요구 등에 대해 미국 내에서도 '갈취'라는 비판이 나온다는 질문에 한차례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할 때 협상이 타결될지 묻는 질문엔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결국은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시간에 쫓기지 않고 '상업적 합리성'을 갖춘 결론에 도달하는 게 중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CNN은 이 대통령이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해 단어 선택을 조심하며 직접적 언급을 피하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깜짝 회동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가능성이 크지 않다"면서도 "혹여라도 북미가 전격적으로 만날 수 있다면 전적으로 환영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평화를 이루길 원한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피스메이커' 역할을 맡아달라고 청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김정은 위원장이 이 인터뷰를 듣고 있다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느냐는 질문에 "상대를 만나 대화하는 것이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첫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했다.
한중 관계와 관련해선 이 대통령이 "중요한" 미국과의 동맹 관계로 인해 "다소 미묘해졌다"고 언급했다고 CNN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서로 다른 이념과 정부 체계를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중국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국가 간 관계는 무 자르듯 '이 나라는 우리의 친구고 저 나라는 아니다'라고 단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중국 기업들이 상당 부분 한국을 추격하고 있고, 일부는 앞질렀다고 인정하면서도 "(반도체, 자동차 등) 한국 기업들이 승리를 거둘 수 있는 분야가 여전히 많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과거 우리가 미국으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았기에, 이제는 미국의 제조업 재건 노력을 가능한 최대로 도울 용의가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