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한화 이글스 대 LG 트윈스 경기. 1회 초 1사 1루 때 LG 박해민이 한화 문현빈의 장타를 잡고 있다. 연합뉴스'쌍둥이 군단' LG가 정규 리그 1위의 압도적 전력을 뽐내며 2년 만의 우승을 향해 산뜻하게 출발했다. 26년 만에 정상을 노리는 한화는 삼성과 플레이오프에서 격전을 치른 후유증을 드러내며 아쉽게 첫 판을 내줬다.
LG는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한화와 한국 시리즈(KS) 1차전에서 8-2로 이겼다. 7전 4승제 시리즈의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역대 KS에서 1차전에서 이긴 팀은 41번 중 30번 우승까지 이뤄냈다. LG는 73.17%의 우승 확률을 확보하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수비와 체력, 집중력 싸움에서 LG가 앞섰다. 이날 경기 전 LG 염경엽 감독은 정규 리그 1루수를 봤던 오스틴 딘을 지명 타자로 세운 데 대해 "회의 결과 수비 강화가 낫지 않느냐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3루를 봤던 문보경이 1루수로 나섰고, 수비가 좋은 구본혁이 3루수로 나섰다. 그만큼 단기전에서 수비가 중요하다는 뜻이었다.
한화 김경문 감독은 25일 만에 실전을 치르는 LG의 감각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을 가능성과 선발 문동주에 기대를 걸었다. 김 감독은 "(정규 리그 뒤) 기쁨도 있고 편하지만 (LG가) 기다리는 시간이 있고 많이 쉬면 평가전이 있어도 경기 감각이 있기 때문에 기회라면 오늘 첫 경기"면서 "문동주의 페이스가 좋으니까 그 다음 불펜을 잘 이용하고 공격을 잘 해서 이긴다면 이번 시리즈가 더 재미있지 않을까?"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LG 선수들이 감각을 회복하기도 전에 한화가 먼저 무너졌다. 문동주는 1회말 선두 타자 홍창기에게 볼넷을 내준 뒤 신민재의 빗맞은 땅볼 때 송구를 늦게 하면서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1사에서 문동주는 김현수 타석 때 포수 최재훈의 키를 넘어가는 폭투까지 던졌다. 삼성과 플레이오프(PO) 최우수 선수였지만 피로가 쌓인 듯 집중력이 흔들렸다.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1회말 한화 선발투수 문동주가 실점 후 아쉬워 하며 공수 교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LG는 김현수의 2루 땅볼 때 손쉽게 선취점을 냈다. 후속 문보경의 좌중간 2루타로 추가점까지 뽑았다. 사실상 1회 LG에서 유일하게 잘 맞은 타구였다.
앞서 LG는 1회초 호수비로 선취점을 지켰다. 중견수 박해민은 1회초 1사 1루에서 문현빈의 장타성 타구를 잘 쫓아가 담장 앞에서 펄쩍 뛰어 잡아냈다. 후속 노시환의 안타를 감안하면 선취점을 막은 수비였고, 올해 대체 선수로 합류한 선발 앤더스 톨허스트가 흔들릴 여지를 없앤 장면이었다.
5회초에도 LG는 수비 집중력으로 실점을 막았다. 한화 선두 타자 최인호의 중월 2루타와 희생 번트로 만든 1사 3루에서 LG 2루수 신민재는 전진 수비로 이도윤의 강한 땅볼을 슬라이딩 캐치했다. 최인호는 홈으로 들어올 생각도 하지 못했다.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 리그 포스트 시즌 한국 시리즈 1차전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5회말 LG 선두타자 박해민이 솔로 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좋은 수비를 펼친 박해민은 5회말 타석에서도 힘을 냈다. 선두 타자로 나와 문동주의 5구째 시속 125.1km 커브를 통타, 오른쪽 담장을 넘는 1점 홈런을 날렸다.
이어 한화의 아쉬운 수비가 또 나왔다. 문동주는 1사에서 신민재에 3루타를 내준 뒤 오스틴을 3루 땅볼로 잡아냈다. 그러나 3루수 노시환이 악송구를 하면서 사실 아웃 타이밍이었던 신민재가 홈으로 들어왔다.
한화는 6회초 루이스 리베라토의 2루타, 노시환과 채은성의 안타, 하주석의 희생타 등으로 2-4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불펜 난조 속에 또 다시 수비 집중력이 흔들려 6회말 대량 실점하며 승기를 놓쳤다.
PO에서 맹활약한 신인 우완 정우주가 등판했지만 볼넷과 몸에 맞는 공으로 강판했고, 조동욱도 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LG는 신민재의 빗맞은 행운의 안타로 2점을 추가했다.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한국 시리즈 한화 이글스 대 LG 트윈스 1차전 경기. 5회 말 1사 3루 때 LG 신민재가 3루수 송구 실책으로 득점에 성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화는 그래도 추가 실점을 막을 수 있었다. 2사 만루에서 김현수의 좌전 적시타 때 2루 주자 홍창기가 3루를 돌아 홈으로 들어오다 미끄러져 넘어진 것. 그러나 좌익수의 송구를 받은 노시환이 이를 미처 보지 못했고, 홍창기는 다시 일어나 홈으로 들어왔다. 만약 노시환이 확인하고 제대로 던졌다면 아웃이 될 수 있었다.
LG는 후속 문보경의 쐐기 적시타로 6회만 4점을 뽑아 8-2까지 달아나 사실상 승기를 굳혔다. LG는 문보경, 신민재까지 잇따라 몸을 날리는 호수비를 펼치며 한화의 반격을 원천 차단했다.
한화는 사실상 승패가 갈린 8회말 2사에서 마무리 김서현을 투입해 컨디션을 점검한 데 만족해야 했다. 김서현은 오스틴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PO의 악몽에서 벗어날 계기를 마련했다.
이날 6이닝 7탈삼진 7피안타 2실점한 톨허스트는 경기 최우수 선수(MVP)에 선정됐다. 김현수는 역대 포스트 시즌(PS) 통산 최다 출루(147개)과 최다 볼넷(48개) 기록을 세웠다. 또 결승타의 주인공이 되면서 '포테토칩 선정 오늘의 포텐터짐 상'을 받았다. 톨허스트와 상금 100만 원을 받았다.
두 팀은 27일 오후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펼친다. LG는 임찬규, 한화는 류현진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