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30일 경북 경주의 한 호텔에서 확대 오찬회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이재명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30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지인 경주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안보·국방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담은 '한·캐나다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 중심으로 전략적 이익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데 공감하면서 안보·국방 등 상호 연계된 전략적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해 나가겠다는 내용을 담은 안보·국방 공동성명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 정상이 낸 성명에 따르면 양국은 국방 및 방위산업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으며, 관련 기업의 새로운 기회 창출 노력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방산 협력을 위한 세부적인 논의는 관계부처를 중심으로 한 별도 협의체를 구성해 이어갈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캐나다의 잠수함 사업 발주에 한국 기업이 입찰 예비후보로 선정된 점을 언급하면서 "캐나다의 신속한 전력을 확보하고 방산 역량 강화에 한국이 적극 기여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이에 카니 총리는 "한국의 잠수함 기술과 역량을 잘 알고 있다"며 "오후 거제 조선소 시찰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 조선 역량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길 기대한다"고 답했다.
나아가 양 정상은 한국과 캐나다의 '군사·국방 비밀정보보호 협정' 관련 협상이 실질적으로 타결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방, 안보 및 방산 협력 심화를 위해 비밀정보를 교환·보호할 수 있도록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협정이 발효되면 국방 조달이나 방산 관련 협력을 확대할 기반이 마련된다고 이 대통령과 카니 총리는 평가했다.
김 대변인은 정상회담에서 경제 분야와 관련한 논의도 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2015년 한국·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양국 간 교역이 86억 불에서 2024년 172억 불로 두 배가량 증가했다"며 "이번 회담이 양국 경제 협력의 새로운 10년 준비하는 출발점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남준 대변인이 30일 경북 경주 APEC 미디어센터에서 이날 열린 한-캐나다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카니 총리는 "캐나다가 추진 중인 경제 파트너십 다변화를 위해 인태 지역 주요 관문인 한국과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올해 캐나다산 액화천연가스(LNG)를 최초로 한국 수출했듯 핵심 광물과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에너지 협력 확대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문화 분야의 활발한 교류 필요성에도 공감대를 이뤘다. 이 대통령은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감독한 매기 강이 한국계 캐나다인이라고 언급했고 카니 총리는 가까운 시일 내 체결이 예상되는 시청각 공동협정이 시청각 콘텐츠 분야에 제도적 뒷받침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카니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한국과 캐나다의 주요 식재료를 활용한 5가지 코스의 오찬을 함께했다. 오찬을 마친 캐나다 측 대표들은 "최고의 식사였다"(the best meal ever)며 'K-푸드' 오찬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예술에 관한 조예가 깊다고 알려진 카니 총리 취향을 고려, 한국의 전통미와 섬세한 장식의 세련미를 잘 보여줄 수 있는 대표적 도예작품인 '백자 매화칠보문 이중투각호'를 선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