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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이펙에서 보는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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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럴라인 래빗 백악관 대변인과 그녀가 올린 인스타그램 게시물. 연합뉴스캐럴라인 래빗 백악관 대변인과 그녀가 올린 인스타그램 게시물. 연합뉴스
'South Korea skincare finds' 캐럴라인 래빗 백악관 대변인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한국화장품 구매 인증 사진 속의 문구다. 그는 요즘 핫한 경주 황리단길에서 쇼핑을 즐겼다고 한다.
 
"Wonderful Silla, Awesome Korea" 천년고도 신라의 아름다움에 놀란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예바 국제통화기금 총재가 APEC이 열리는 경주에서 K-컬처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남긴 감상평이다.
 
30일 부산의 김해공군기지로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이 관세협상을 위해 6년만에 회동을 가졌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100분 담판 끝에 합의에 이르러 파국만은 피했다. 빅2에 휘둘릴 수 밖에 없는 주변국들은 덕분에 우선 한시름을 놨다.
 
세계 시가총액 1위기업 엔비디아의 젠슨황 CEO는 삼성동 깐부치킨매장에서 이재용 삼성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회동을 갖고 러브샷 장면을 연출했다. 당시 몰려든 내외신 기자 숫자만 1000명이 넘었다. 삼성의 HBM납품이나 엔비디아의 칩공급 등 내밀한 얘기가 오갔을 것이란 짐작이 어렵지 않다.
 
모두가 천년고도 경주에서 열리는 APEC에서 비롯된 에피소드들이다. APEC 개최가 아니었다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이다. 이달 중순 시작된 APEC은 2가지 측면에서는 이미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MAGA를 외치는 트럼프발 세계무역질서 재편의 일단락과 이 과정에 얻은 반사이익이다.
 
미국과 중국이 희토류와 관세 딜을 성사시킴으로써 세계 경제에 드리운 불확실성을 어느 정도 걷어내는 효과를 만들어 내는 사이, 개최국 한국은 무역환경의 안정을 꾀할수 있게된 것 외에도 효과를 측정하기 어려운 대외 홍보효과를 거두게 됐다.
 
다른 하나는 우리에게만 천년고도였던 경주가 국제회의를 계기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 함께 세계에 널리 알려진 점이다. 경주는 우리 역사상 가장 개방적으로 세계의 문화를 수용하고 우수한 문화를 꽃 피운 자랑거리였지만 대외적으로는 듣보잡에 가까울 정도로 거의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도시나 다름없었다.
 
이철우 경북지사와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예바 IMF총재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경북도 제공이철우 경북지사와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예바 IMF총재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경북도 제공
K-컬처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게오르기예바 국제통화기금 총재가 남겼다는 '원더풀 신라'라는 관전평만 봐도 그동안 경주가 얼마나 미지의 도시로 파묻혀 있었는 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에이펙을 계기로 경주는 새로운 미래를 보게 됐다.
 
APEC기간(10월1일~23일) 경주를 찾은 내외국인은 413만명으로 지난해보다 35%증가했다고 한다. 행사기간 전체로 따지면 방문객 숫자는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모두가 컨벤션효과다. 경주를 찾은 방문객들은 천년고도 곳곳에 흩어져 있는 문화유적을 접하며 한민족 문화의 원류를 제대로 체험하는 기회를 갖고 있다.
 
동궁이나 월지, 경주박물관 등 APEC의 행사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유적지나 황리단길 등이 새로운 경주의 핫스팟으로 떠올랐다.  역시 에이펙 개최효과다. 공교롭게도 에이펙이 개최되는 시기에 미중정상회담과 한미정상회담이 개최되고 일정한 성과가 도출되면서 에이펙이 더욱 풍성해진 측면도 있다.

악수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악수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한미정상회담에서는 매년 200억달러 현금 투자를 약속했지만, 우리도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핵잠수함 건조를 승인받는 오랜 숙원이 풀리는 성과를 얻었다.

한국은 지난해 연말 사상 초유의 계엄과 극심한 정치적 혼란상황에다 트럼프 주도의 세계무역질서 재편를 동시에 맞닥뜨리면서 정치경제적으로 국난에 가까운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었다. 이런 점에서 에이펙 행사장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긍정의 기운들이 분위기 반전으로 이어지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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