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4-1로 경기에서 진 한화 이글스 선수들이 팬들의 성원에 대한 보답 인사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4-1로 경기에서 진 한화 이글스 선수들이 팬들의 성원에 대한 보답 인사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19년 만에 찾아온 절호의 기회, 26년 만의 우승에 도전했지만 거기까지였다. 그러나 '독수리 군단'은 시즌 전 예상을 깨고 가을 야구 마지막 무대까지 날아오르며 미래의 비상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했다.
한화는 31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LG와 한국 시리즈(KS) 5차전에서 1-4로 졌다. 1승 4패로 KS를 아쉽게 마무리했다.
			
		
2006년 이후 19년 만에 이뤄진 한화의 KS. 그러나 21세기 최초이자 1999년 이후 26년 만의 우승은 무산됐다.
하지만 한화의 올 시즌은 뜨거운 박수를 받기 충분했다. 지난해 성적 부진으로 최원호 감독이 중도 사퇴하는 홍역을 겪은 팀 상황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었다. 지난해 한화는 8위에 머물렀고, 올 시즌에도 우승권을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당초 한화는 가을 야구를 목표로 잡았다. 새로운 홈 구장 시대에서 포스트 시즌(PS)에 진출하는 것만으로도 한화는 성공이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한화의 전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최강의 외인 원투 펀치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 파이어 볼러 문동주, 한국 야구의 전설 류현진 등 최강 선발진을 앞세워 선두권으로 치고 나갔다.
 29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6회초 2사 1, 2루 한화 선발투수 폰세가 LG 문보경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친 뒤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6회초 2사 1, 2루 한화 선발투수 폰세가 LG 문보경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친 뒤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폰세는 17승(1패), 평균자책점(ERA) 1.89, 252탈심진에 승률(0.944) 투수 4관왕에 등극했다. 개막 최장 연승(17경기), 탈삼진 신기록까지 역대 최고 외인으로 꼽힐 만했다. 와이스는 16승으로 다승 공동 3위에 올랐고, 문동주(11승)와 류현진(9승)은 20승을 합작했다.
여기에 김서현이 부진한 주현상을 대신해 마무리를 훌륭하게 맡아주면서 불펜진도 안정을 찾았다. 김서현은 33세이브로 구원 2위에 올랐고, 박상원과 한승혁은 32홀드를 합작하며 필승조를 형성했다. 올해 팀 ERA 1위(3.55)에 오른 투수 왕국은 한화의 힘이었다.
한화 타선도 나쁘지 않았다. 팀 타율(2할6푼6리), 득점(680개) 4위로 마운드에 힘을 실어줬다. 2023년 입단한 문현빈이 타율 5위(3할2푼)로 3번 타자로 자리를 잡았고, 4번 타자 노시환이 홈런(32개)과 타점(101개), 득점(97개) 모두 4위로 타선의 중심을 잡아줬다. 33년 만의 전반기 1위를 차지한 이유였다.
다만 한화는 젊은 선수들의 경험이 아쉬웠다. 김서현은 전반기 ERA 1.55에서 후반기 5.68까지 치솟으며 지친 기색을 보였다. 특히 지난 1일 SSG와 원정에서 김서현은 9회말 3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2점 홈런 2방을 맞으며 끝내기 패배를 안았다.
이 패배는 컸다. 이날 한화가 이겼다면 LG와 1위 결정전인 타이브레이커를 치를 수도 있었지만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다. LG는 이날 NC에 졌지만 한화의 패배로 1위가 확정돼 KS에 직행해 3주 이상 체력을 비축할 수 있었다.
 2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한화 이글스 대 삼성 라이온즈 4차전. 6회 말 4실점한 한화 투수 김서현이 아쉬워 하는 모습. 연합뉴스
2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한화 이글스 대 삼성 라이온즈 4차전. 6회 말 4실점한 한화 투수 김서현이 아쉬워 하는 모습. 연합뉴스
		
		
반면 한화는 삼성과 플레이오프(PO)를 치러야 했다. 특히 김서현이 1차전에서 불안감을 드러낸 데 이어 4차전에서 동점 3점 홈런을 맞으며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한 게 뼈아팠다. 한화는 5차전에 폰세, 와이스를 모두 투입해야 했고, LG와 KS 1, 2차전을 밀리게 됐다.
한화는 KS 3차전에서 행운이 따른 기적의 역전승으로 희망을 키웠다. 그러나 4차전에서 김서현이 또 다시 9회초 3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면서 통한의 역전패를 안아야 했다. 1승 3패로 밀리면서 사실상 한화의 우승 도전 의지가 꺾인 장면이었다.
물론 김경문 감독의 투수 운용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가을 야구 승부처마다 김서현에 대한 믿음의 야구를 포기하지 않은 게 준우승에 그친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김서현이 없었다면 KS로 올 수도 없었고, 김서현이 해줘야 우승할 수 있다"는 김 감독의 항변도 사실이다. 믿을 만한 불펜이 없어 선발 자원인 문동주가 PO에서 필승조로 맹활약하며 시리즈 MVP에 오른 현실이 이를 방증한다.
26년 만의 우승에 대해 팬들이 꿈을 꾸게 만들었던 한화. 비록 정상 탈환의 비원은 이루지 못했지만 신축구장에서 역사적인 첫 가을 야구는 물론 KS까지 펼쳐지면서 한화 팬들에게 올해 너무도 큰 행복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