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종만 작가의 주문진 사람들. 가족 제공사진으로 묵상하며 삶과 신의 섭리를 담아온 故 이종만 작가의 추모전 '시간, 공간 그리고 사람들'이 4일 오후 6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9일까지 강릉아트센터 전시실 전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지난 1976년에 돌연 직장을 퇴사하고 사진가로서의 인생을 시작한 이후 평생 동안 촬영한 사진 중 '사람들', '시간', '공간'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사람들' 주제관에는 1970~80년대 주문진 사람들의 일상과 함께 관노가면극, 공무원, 경찰, 머구리 등 가면을 쓴 인물들, 작가가 해외에서 만난 소수민족의 얼굴이 담긴 다양한 사진이 전시된다.
'시간' 주제관에서는 바람과 바다, 바위의 침묵 등을 통해 보이지 않지만 느낄 수 있는 시간의 흐름을 사진으로 표현한다. '공간' 전시관은 소나무, 숲, 설산 등 대자연을 통해 작가가 사유했던 신의 숨결과 고요한 성찰의 세계를 보여준다.
故 이종만 작가의 바다. 가족 제공이종만 작가는 자연과 인간을 통해 하나님의 섭리를 탐구하며 사진을 '빛과 침묵의 언어'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생전 "자연은 신의 언어이고, 사진은 그 언어에 귀 기울이는 행위"라고 말했으며, 그의 사진은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다.
			
		
이 작가의 제자인 차장섭 강원대명예교수는 "선생님은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영적인 혜안을 통해 신의 그림자를 사진으로 담았다. 그리고 바다와 같은 사랑과 따사로움과 더불어 인간에 대한 지극한 관심으로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사진 예술의 큰 발자국을 남겼다"고 전했다.
이 작가는 고향 강릉의 자연을 바탕으로 기독교적 세계관을 보여줬으며 '사진으로 묵상하는 작가'라는 별칭으로도 유명했다. 지난 1946년 강릉 주문진에서 출생해 주문진수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63년부터 1976년까지 수산업협동중앙회에서 근무했다.
이후 1979년 첫 전시 '바닷가의 24시'로 데뷔한 후 '섭리' 시리즈, '바다 저편에서' 시리즈 등을 선보였다. 1986년 강원사진상, 2002년 강원도사진문화상을 수상했으며 2022년 월간 사진예술 창간 33주년 기념 한국현대사진가에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