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학교는 잘 다녀왔니?", "식스 세븐!"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사전 사이트 '딕셔너리닷컴'은 2025년을 상징하는 '올해의 단어로 '67(식스세븐)'을 선정했다.
			
		
'식스세븐'은 미국 필라델피아 출신 래퍼 스크릴라(Skrilla)의 노래 'Doot Doot(6 7)'에 등장하는 추임새다. "필라델피아 경찰을 은유하는 단어", "원소 주기율표에서 따온 단어" 등의 추측이 있었지만 원작자도 뚜렷한 의미를 밝히지 않았다.
'식스세븐'은 틱톡에서 6.7 피트의 신장을 가진 NBA 농구선수 라멜로 볼의 경기영상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되며 본격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미국 고등학교 농구를 다루는 유튜버 '캠 와일더(Cam Wilder)'의 영상에서 한 학생이 뜬금 없이 "식스세븐!"이라고 외치는 모습이 다시 한번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 유행어로 자리잡았다.
			
		
딕셔너리닷컴에 따르면 해당 영상이 업로드된 4월부터 '식스세븐' 단어의 검색량이 꾸준히 증가해 6월 검색량의 6배가 넘는 수치를 기록했다.
딕셔너리닷컴(Dictionary.com) 홈페이지 캡처딕셔너리닷컴은 "'식스세븐'의 가장 큰 특징은 정의하기 어렵다는 점"이라며 "무의미하지만 어디에나 있고 터무니없는, 그야말로 브레인롯(brainrot)의 특징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브레인롯' 역시 2023년부터 미국 10대들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유행어로, 옥스포드 대학교 출판부는 '사소하거나 이해하기 쉬운 온라인 콘텐츠 등의 과도한 소비로 인해 사람의 정신적·지적 상태가 악화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상태'로 정의했다.
딕셔너리닷컴은 "알맞은 타이밍에 '식스세븐'을 외치는 것이 화자가 주류집단의 일원임을 상징한다"고 적으며 "10대들은 그저 어른들을 짜증나게 할 기회를 포착하고 어떤 질문이든 '식스세븐'으로 대답을 대신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또 "끊임없이 온라인에 떠돌고 스크롤을 멈추지 않으며 각종 알고리즘에 따라 컨텐츠를 소비하는 감각 과부하 여파의 종착지에 '식스세븐'이 있다"고 분석했다.
딕셔너리닷컴은 '식스세븐'이 별 의미가 없는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전세계적으로 소통하며 유행처럼 번지자 그들에게는 의미가 생기게된 점에 주목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틱톡 'ballisticeditz06'·유튜브 'Cam Wilder' 캡처'IXL 러닝(IXL Learning)'의 사전편찬 책임자인 스티브 존슨 박사는 미국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떻게 보면 농담이고, 어떻게 보면 사회적 현상이며, 어떻게 보면 성과에 가깝다"고 했다.
또 "새로운 세대가 언어적 역량을 발휘해 영어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모습은 축하하고 환호해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올해의 단어'에 감탄사가 선정된건 처음"이라며 "(식스세븐이)어떤 의미를 가지던, 이미 사람들을 연결하는 하나의 에너지와 같다"고 설명했다.
딕셔너리닷컴은 매년 인터넷 검색엔진 데이터를 분석해 그 해 사회 트렌드를 상징하고 세계적인 이슈를 담은 단어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한다.
지난해엔 틱톡 인플루언서 '줄스 르브론(Jools Lebron)'이 유행시킨 '단정한(demure)' 단어를 선정하며 코로나 펜더믹 기간이 끝나고 사무실로 돌아오는 사람들이 많이 검색했던 단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뚜렷한 의미가 없는 단어가 선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유행어를 접한 사람들은 래퍼 '스크릴라'의 뮤직비디오, 유튜버 '캠 와일더'의 영상 등에 방문해 "너가 지구를 망쳤다", "만악의 근원" 등의 댓글을 남기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