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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업 전 기 받으러 왔어요"…식을 줄 모르는 '깐부'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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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부동산 회사 차리기 전 기 받아아죠"
삼성전자 주가 하락에도 흔들리지 않는 '깐부'
젠슨 황 깐부 회동 이후 주변 상권 매출도 '쑥'

깐부치킨 삼성점. 오픈 전부터 줄이 이어져있다. 전민 인턴기자깐부치킨 삼성점. 오픈 전부터 줄이 이어져있다. 전민 인턴기자
지난 5일 깐부치킨 삼성점에는 개점 1시간 30분 전부터 줄이 생기기 시작했다. 오후 2시 40분이 되자 가게 문 앞에서 기다리던 손님 12명이 안으로 '우르르' 입장했다.
 
이들은 곧바로 엔비디아 젠슨 황 CEO를 비롯해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과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앉았던 자리로 달려가 하나같이 인증샷을 찍었다. 지난달 30일 젠슨 황이 앉았던 테이블 위에는 'AI 깐부'라고 적힌 명패가 놓여 있었다.
 
이날 AI 깐부 자리를 처음 차지한 주인공은 울산에서 온 석모(63)씨였다. 좋은 기운을 받기 위해서 먼 길을 왔다는 그는, '영광'의 자리를 잡고 국민(초등)학교 동창들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전민 인턴기자전민 인턴기자
다음 차례를 기다리던 고모(54)씨는 바이오 회사 창업을 앞두고 좋은 기운을 받기 위해 왔다고 설명했다. 함께 온 이모(49)씨는 "바이오 회사 창업을 할 예정인데, 우리도 빅테크(Big Tech·대형IT) 회사들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활짝 웃었다. 취재진을 향해 "잘되면 연락하겠다"는 농담 섞인 진담을 건네기도 했다.
 
김모(41)씨도 부동산 회사 개업 전 자매와 함께 깐부치킨을 찾았다. 이들 역시 개업을 앞두고 기를 받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손님이 쉴 새 없이 들어와 약 30분 만에 매장에 남은 테이블은 다섯 개뿐이었다. 평일 이른 오후라는 걸 감안하면 이례적인 열기다. 하지만 일부 손님은 남은 테이블에 앉지 않고 일부러 'AI 깐부' 석에 앉으려고 별도로 대기하기도 했다. 최근 깐부치킨 삼성점이 'AI 깐부'석 이용 시간을 1시간으로 제한한 이유다.
 
전민 인턴기자전민 인턴기자
근무 중 회사를 몰래 빠져나와 이곳에서 치킨과 맥주를 즐기며 인증샷을 남기는 손님들도 있었다. 출장차 지역에서 올라왔다는 두 명의 남성 손님은 "사람이 많으면 밖에서 구경만 하려고 했는데, 우연히 자리가 있어서 들어왔다"며 "친구들에게 '젠슨 황이 왔던 곳'이라고 사진을 찍어 보내 자랑했다"고 말했다.
 
이날은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던 날이다. 하지만 깐부치킨을 찾은 사람들은 전혀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대구에서 혼자 왔다는 유모(54)씨는 "주식에 일희일비하면 돈을 못 번다"며 웃어 보였다. 그는 지난주에도 매장을 찾았지만 인파에 밀려 발길을 돌렸고, 이날은 30분 넘게 기다린 끝에 자리를 잡았다.
 
매장 앞을 지나가던 시민들 일부는 신기한 듯 발걸음을 멈춰 사진을 찍기도 했다. 매장 앞 거리 곳곳에서는 '앤비디아'와 '젠슨 황'을 언급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삼성동에 42년째 살고 있는 조모(66)씨는 "여기서 젠슨 황과 이재용, 정의선 회장 세 명의 남자가 러브샷을 했다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전민 인턴기자전민 인턴기자
매장 내부 곳곳에는 'AI 깐부'들의 사인과 사진이 걸려있었다.
 
냉장고 아래에는 젠슨 황의 사인과 함께 그가 직접 쓴 'JENSEN HUANG NVIDA WAS HERE'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냉장고 위쪽에는 '젠슨 황 CEO 엔비디아 단체 회식 뒤풀이 냉장고 기념 사인하시는 장면. 즐거운 시간 되시고 좋은 기운 받아가세요. 감사합니다'라는 설명이, 사인 중인 젠슨 황의 사진과 부착돼 있었다. 그 옆에는 '손을 대지 말라'는 경고 문구도 작게 붙어 있었다.
 
저녁 시간에도 줄은 계속 이어졌다. 전민 인턴기자저녁 시간에도 줄은 계속 이어졌다. 전민 인턴기자
오후 6시 30분이 넘어서자 매장 앞에는 약 50명의 손님이 대기하고 있었다.
 
식을 줄 모르는 깐부치킨 인기에 근처 상권도 수혜를 입고 있었다. 깐부치킨 삼성점 바로 옆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배모(33)씨는 "깐부 회동 이후 피부로 느껴질 정도로 매출이 늘었다"며 "전체적으로 이쪽 상권이 좋아진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깐부치킨 앞에서 줄을 서다가 카페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대기하다가 커피를 사러 온 손모(57)씨는 "엔비디아로부터 GPU 26만 장을 받게 됐다는 뉴스를 보고 이제는 우리나라가 미국,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자부심을 느꼈다"며 "그 기분으로 오늘 깐부치킨을 찾아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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