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는 대표적인 전신 유산소 운동이지만, 부상은 특정 부위에 집중된다. 마라톤 풀코스와 100km 레이스를 수차례 완주한 김학윤정형외과의원 김학윤 원장은 "러닝 부상의 압도적 1순위는 무릎"이라며 "러너들이 겪는 무릎 통증의 90%는 딱 네 곳에서 시작되므로, 이 부위를 정확히 아는 것이 달리기 부상을 예방하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달리기 부상의 근본 원인은 '반복된 과부하'
김학윤정형외과의원 김학윤 원장 편 '의사결정' 유튜브 캡처김 원장은 러너들이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부위로 무릎과 발목을 꼽았다. 특히 무릎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무릎은 체중을 직접 받는 관절입니다. 평소 걷기는 괜찮은데 강하게 뛰면 인대와 근육이 충격을 버티지 못해요. 결국 달리기 부상 대부분은 반복된 과부하로 생깁니다."
김 원장은 무릎 통증이 발생했을 때 '달릴지 말지' 판단 기준을 명확히 제시했다.
"일상생활은 괜찮은데 뛰면 아프고, 뛸 수 있는 거리가 15km→10km→5km처럼 점점 줄어든다면 치료가 필요합니다. 보통 통증은 2~3일 쉬면 좋아지고, 늦어도 2주 이내 회복됩니다. 2주가 넘어도 회복되지 않으면 반드시 진료를 받으세요."
'장거리'보다 주의해야 할 '고강도'
러너들 사이에서 흔히 '장거리=부상 원인'으로 오해하지만, 김 원장의 진단은 달랐다.
"짧아도 빠르게 달리면 단기간에 부하가 크게 걸립니다. 장거리를 천천히 뛰는 건 오히려 안전해요."
김학윤정형외과의원 김학윤 원장 편 '의사결정' 유튜브 캡처달리는 환경 역시 부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김 원장이 정리한 달리기 환경은 다음과 같다.
- 부상 위험이 높은 환경- 트랙의 커브 구간: 편측 스트레스 증가
- 보도블록, 울퉁불퉁한 흙길: 충격 증가
- 시멘트 바닥(콘크리트): 충격 증가(가장 위험)
- 부상일 때 추천하는 환경
- 아스팔트, 우레탄, 트레드밀(부상일 때는 평소보다 1~2단계 낮춰서)
러너 무릎 통증의 90%를 차지하는 4대 부위
김학윤정형외과의원 김학윤 원장 편 '의사결정' 유튜브 캡처김 원장은 러너 무릎 부상의 핵심은 "어디가 아픈지 정확히 짚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릎은 슬개골 주변으로 인대가 사방으로 붙어 있어요. 통증은 반드시 특정 지점에서 시작하고, 초기에는 한 군데에 집중됩니다. 그 부위를 찾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① 슬개건염(무릎뼈 아래) — 점퍼스 니(Jumper's Knee)강하게 무릎을 펴는 동작과 착지 충격에 민감한 부위다.
대처법: 과부하가 원인이므로 휴식과 아이싱이 필수
② 내측인대염(MCL) — 러너에게 가장 흔한 통증
무릎 안쪽을 눌렀을 때 아프면 대부분 이 부위의 문제다.
"이 곳이 부어 있으면 즉시 달리기를 멈춰야 합니다."
대처법: 통증이 있어도 강도를 낮추면 러닝 가능
김학윤정형외과의원 김학윤 원장 편 '의사결정' 유튜브 캡처③ 장경인대염(ITB) — 무릎 바깥쪽 통증트랙 훈련이나 커브 반복 시 잘 발생한다.
"이 부상은 오래 갑니다. 무릎을 구부렸다 펴는 각도에서 마찰이 일어나기 때문에, 초기에 무릎을 일자로 고정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대처법: 구부렸다 펴는 동작 금물, 무조건 일자로 유지해서 일어나기
④ 거위발건염 — 무릎 안쪽 아래의 극심한 통증
세 개의 힘줄이 붙는 곳으로, 통증이 매우 강하다.
"못 걸을 정도로 아파서 응급실에 오는 분도 많아요."
대처법: 4~5일 충분히 쉬고 얼음찜질 필수, 구부렸다 펴는 동작 피하기
무릎 보호대보다는 스트레칭으로 예방
김학윤정형외과의원 김학윤 원장 편 '의사결정' 유튜브 캡처러너들이 흔히 사용하는 무릎 밴드나 보호대는 사실상 예방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요즘 전부 밴드를 차고 뛰는데, 대부분 유행입니다. 부상 예방 목적이면 전혀 필요 없고 오히려 불편해요. 정말 대회를 어쩔 수 없이 뛰어야 하는 상황에서, 부상이 있을 때만 흔들림을 잠깐 잡아주는 용도로만 사용하는 겁니다. 평상시 착용은 권하지 않습니다."
김 원장은 보호대보다는 스트레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러너는 달리기만 하다 보니 스트레칭 시간이 부족합니다. 평소 고관절, 허벅지, 종아리 근육을 틈틈이 풀어줘야 합니다. 특히 등이 굽지 않게 한 상태에서 고관절만 접어 당기는 스트레칭이 중요해요."
기록은 쫓는 것이 아니라 따라오는 것
김학윤정형외과의원 김학윤 원장 편 '의사결정' 유튜브 캡처인터뷰 말미에서 김 원장은 러너들에게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
"마라톤은 기록 경기지만, 기록에 집착하면 몸을 망칩니다. 건강한 기록은 '내가 쫓아가는 기록'이 아니라 '열심히 하다 보면 저절로 따라오는 기록'입니다. 건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뛰어야 합니다. 오래 뛰는 게 목표라면, 아프지 않게 뛰는 것이 가장 빠른 길입니다."
마라톤 풀코스와 100km 울트라 마라톤을 수차례 완주하면서도 큰 부상 없이 달려온 정형외과 전문의의 조언이다. 그의 말처럼, 오래 달리고 싶다면 서두르지 말고 몸의 신호에 귀 기울이는 것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