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범근이 18일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에서 골문을 지키고 있다. 류영주 기자올해 K리그1 전북 현대의 우승을 이끈 골키퍼 송범근(28)이 3년 4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무실점 선방을 해내며 홍명보호 골키퍼 경쟁에 새로운 긴장감을 더했다.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나와의 친선경기에 선발 출전한 송범근은 한국의 1-0 무실점 승리에 기여했다. 이날 승부를 가른 건 후반 18분 터진 이태석(오스트리아 빈)의 헤더 골이었지만, 송범근의 안정적인 선방이 없었다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이번 경기는 송범근의 두 번째 A매치였다. 지난 2022년 7월 24일 동아시안컵 홍콩전 이후 3년 4개월 만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골문을 지켰다.
송범근은 K리그 정상급 골키퍼로 인정받으며 대표팀에 꾸준히 발탁됐지만, 김승규(FC도쿄)와 조현우(울산 HD)의 그늘에 가려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날 가나전 역시 김승규가 엉덩이 근육을 다쳐 훈련을 소화하지 못하면서 조현우의 출전이 예상됐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은 올해 마지막 A매치에서 송범근에게 기회를 줬다.
한국은 이날 가나의 두 차례 득점이 오프사이드로 취소되는 아찔한 순간을 맞기도 했지만, 송범근은 흔들림 없이 골문을 지켜 1골 차 신승을 거뒀다. 홍명보호는 A매치 3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어갔고, 송범근은 자신이 출전한 A매치 2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홍 감독은 "송범근이 정말 좋았다. 소속팀에서 보여준 모습 그대로를 보여줬다. 꾸준히 잘한 것이 대표팀에서도 연결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송범근이 18일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에서 볼을 들고 있다. 류영주 기자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송범근은 "경기를 준비하면서 긴장도 많이 됐지만, 무실점으로 끝낼 수 있어 동료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어제 감독님께서 출전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듣는 순간부터 잘해야겠다는 마음뿐이었다"고 덧붙였다.
모처럼 귀한 출전 기회를 잡은 송범근은 "내가 부족하고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생각하며 묵묵히 준비했는데, 그런 과정에서 이런 기회도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실점 경기에 대해서는 "이기고 있는 상황을 최대한 유지하고 싶었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돌아봤다.
마지막으로 그는 "골문을 지킨 것에는 만족하지만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다. 발전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안주하지 않고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