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항소포기 반발에 경고 메시지? 뚜렷해진 검찰 '코드 인사'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대장동 항소포기 지휘부' 박철우 중앙지검장 임명
文정부 당시 좌천 간부들 검찰 지휘부에 발탁
검찰 인사 '신상필벌' 메시지 우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검찰 로고에 직원들의 모습이 비치고 있다. 연합뉴스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검찰 로고에 직원들의 모습이 비치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항소포기 사태'로 공석이 된 서울중앙지검장에 해당 과정에 관여한 박철우 대검찰청 반부패부장이 임명됐다. 내년 검찰청 폐지가 가시화된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 들어 세 번째 단행된 검찰 고위 간부인사가 앞선 두 차례에 비해 색채를 분명히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무부는 전날(19일) 대검 검사급 신규 보임 및 전보 인사를 시행했다. 대장동 사건 항소포기 이후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이 사직한 자리에 박철우 신임 지검장이 발탁됐다. 박 지검장은 최근 대검의 대장동 사건 항소 여부 지휘와 관련해 책임 보직에 있었다.
   
검찰의 항소포기 이후 전국 검사장 18인이 경위 설명을 요구하는 등 반발이 커진 상황에서 이같은 후속 인사가 단행되면서 검찰 내부에선 "정부 입맛에 맞는 '신상필벌'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항소 포기에 반발해 입장문을 낸 검사장들에 대해선 평검사 강등 등 징계성 조치를 검토 중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범여권 의원들은 전날 해당 검사장들을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박철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박철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법무부는 이번 인사 배경으로 "검찰 조직의 안정을 도모하고 대검 검사급 검사의 인적 쇄신도 함께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울 소재 검찰청의 한 차장검사는 "인물에 대한 평가를 떠나 불 난 데 기름을 붓는 인사"라며 "항소포기에 대한 과오를 인정하고 검찰 조직을 추스르고 민심을 얻으려 했다면 구성원들이 보기에 더 중립적이고 합리적인 인사를 임명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검찰청의 한 간부는 "한상대 검찰총장 당시 '검란' 사태를 보면 조직을 추스르기 위해 가장 안정감 있고 보수적인 인물을 총장에 임명하고 한 총장의 참모는 교체했다"며 "조직 관점에서 봤을 때 우려스럽고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선 이재명 정부 들어 앞선 두 차례 검찰 고위직 인사가 인재 등용과 균형 측면에서 합리적·중립적이란 평가를 받았던 것에 비해, 이번 인사는 윤석열 정부 당시 '친윤' 일색이었던 검찰 인사와 비슷하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박 신임 지검장 임명으로 공석이 된 대검 반부패부장에는 주민철 서울중앙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중경단) 부장검사가 임명됐다. 검찰의 특수수사를 지휘하게 될 주 신임 반부패부장은 문재인 정부 당시 법무부 검찰과장 등을 역임했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에서의 술자리 회유 의혹을 감찰 중인 정용환 부장검사는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승진했다. 그는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의 전보로 공석이 된 서울고검장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
   
정 신임 차장검사 역시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21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1부장으로 대장동 사건 1차 수사팀을 맡아 유동규·김만배 등을 기소한 있다. 최근 항소포기 사태에서 정 차장검사는 "1차 수사팀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당했다"며 항소포기에 반발한 2차 수사팀에 맞서는 의견을 밝혔다.
   
윤석열 정부 시절 '한직'으로 밀려났던 이정현·고경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각각 수원고검장과 광주고검장에 임명됐다. 두 고검장의 임명으로 '좌천성 보직'으로 꼽히는 법무연수원에 공석이 생기면서 항소 포기 관련 항의 성명을 낸 검사장들에 대한 징계성 인사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공소유지를 담당하는 수원지검장 자리가 최근 박재억 지검장의 사의 표명으로 공석이 됐지만, 이번 인사에서 채워지지 않은 점도 여러 해석을 낳고 있다.
   
지역 검찰청의 한 간부는 "이정현·고경순 신임 고검장들은 각각 징계 처분을 받았는데 (연구결과 미발표 관련) 이들을 승진시켰다"며 "정권 입장에서 믿을만한 사람이 없다는 불안감이 드러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새로 보직을 받은 고위급 간부들은 대장동·쌍방울 사건 등 이 대통령과 연관된 공판 진행과 관련한 지휘에서 계속 시험대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당장 박 신임 지검장은 대장동 사건 항소포기로 민간업자들에 조치해둔 추징보전이 해제될 상황에서 추가적인 범죄수익환수 조치를 고민해야 한다. 내년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민생사건 적체 등 국민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시스템을 정비해야 할 책임도 안고 있다.

0

0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