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지난 몇 달 동안 설전을 퍼부으며 서로를 비판했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인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만나 회동했다.
일각의 우려와는 달리 두 사람 사이에는 적대감 보다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고, 적어도 생방송 카메라 앞에서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비난을 늘어놓지 않았다.
맘다니의 백악관 도착을 지켜보던 트럼프 대통령은 운집한 기자들을 보고는 "세계 최고의 인사들이 여러나라에서 왔을 때는 아무도 신경쓰지 않더니 오늘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언론들이 맘다니와의 회동을 매우 흥미로운 만남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동 후 기자들에게 "맘다니가 뉴욕시장직을 아주 잘해나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우리는 생각보다 동의하는 부분이 훨씬 많았고, 난 그가 잘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과거 맘다니를 '공산주의자'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서는 "그는 합리적인 사람이고, 난 그가 일부 보수주의자들을 놀라게 할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이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뉴욕시장 민주당 후보로 나선 맘다니에 대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뉴욕시에 대한 연방정부의 재정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맘다니 시정하에서도 뉴욕시에서 편히 살 수 있겠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다. 특히 그를 만나고 나니 그렇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맘다니 당선인도 이날 회동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거듭 감사를 표하며 "우리가 함께 존경하고 사랑하는 장소인 뉴욕과 뉴요커들에게 '물가 안정'을 제공할 필요에 초점을 맞춘 생산적인 미팅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맘다니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협력해 뉴욕의 삶을 개선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압권은 난처한 질문을 받은 맘다니를 트럼프 대통령이 농담을 섞어가며 도와준 장면이었다.
맘다니 당선인은 과거 트럼프 대통령을 폭군이자 파시스트라고 부른 것에 대해 취재진이 계속해서 질문하자 다소 당황한하는 기색을 보였지만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난 폭군보다 더 심한 것으로도 불려봤기 때문에 그게 그렇게 모욕적이지 않다"고 농담을 던졌다.
또 다른 기자가 맘다니 당선인에게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을 파시스트라고 생각하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괜찮다. 그냥 말해도 된다. 그게 해명하는 것보다 쉽다"고 거들기도 했다.
시종일관 맘다니를 배려한 이런 모습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뉴욕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승리한 맘다니 당선인을 사사건건 반대했다는 점에서 뜻밖이었다.
민주당원이자 스스로를 민주사회주의자로 칭한 맘다니는 자신만이 트럼프 대통령에 맞설 수 있다고 주장하며 뉴욕시장 선거에 출마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