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오전 전남 목포시 삼학부두에서 해경과 국과수가 2만6천톤급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에 대한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전남 신안 해상에서 대형 여객선이 좌초된 사고와 관련해 60대 선장이 취항 이후 위험해역을 1천여 차례나 지나면서 단 한 번도 조타실에 들어가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해경은 수사 범위를 선장과 이상 징후를 포착하지 못한 관제사까지 확대하고 있다.
24일 목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퀸제누비아2호'(2만 6천톤급)의 선장 A(60대)씨는 지난 2024년 2월 28일 취항 이후 최근까지 선장이 직접 지휘해야 하는 구간을 1천여 차례 지나면서도 조타실을 한 번도 찾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경은 이미 등 항해사와 조타수에 이어 선장에게도 중과실치상과 선원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여객선 직원 7명을 차례로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 범위도 확대하고 있다.
사고 당시 목포해상교통관제센터(목포 VTS)가 이상 징후를 포착하지 못한 점도 수사 대상이다. 해경은 관제사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해 관제 대응의 적정성을 확인할 방침이다.
목포 VTS는 8400㎢ 해역을 3개 구역으로 나눠 24시간 선박 이동을 관제하는 기관으로, 항로 이탈이나 위험 요소를 조기에 포착해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 그러나 조사 결과 여객선 좌초 당시 항로이탈 경보가 꺼진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 의뢰로 목포해양대가 실시한 시뮬레이션에서는 섬과의 충돌을 피하려면 최소 500m 이상의 안전거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실제 변침 지점(족도~항로 끝단 310m)보다 190m 앞서 방향을 틀었어야 사고를 회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사법학 전문가들은 "변침 시점은 항해사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VTS는 속력이나 침로가 평소와 다를 경우 이를 즉시 확인하고 적극적으로 권고했어야 한다"며 "이상 징후를 놓쳤다면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19일 오후 8시 10분쯤 전남 신안군 장산면 장산도 남방 족도 인근 해상에서 승객 246명과 승무원 21명이 탄 '퀸제누비아2호'가 암초에 걸려 좌초했다. 해경은 신고 직후 구조세력을 투입해 탑승자 전원을 구조했으며, 현재까지 병원 치료를 받은 승객은 78명으로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