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금융산업위원회 제44차 전체회의에서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산업계와 금융당국이 미래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부동산 편중 금융에서 벗어나 첨단·혁신 분야로 자금 흐름을 바꾸는 '생산적 금융' 전환이 시급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특히 기업들은 AI 등 첨단산업에 필요한 자금이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투자 재원을 확보하려면 기업대출 위험가중자산(RWA) 규제 완화와 장기투자 세제 혜택 도입 등 제도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정부에 건의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제44차 금융산업위원회를 열고 생산적 금융 전환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해 진옥동 대한상의 금융산업위원회 위원장(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삼성·SK·현대차·포스코·한화 등 주요 그룹 실무·재무 책임자 40여명이 참석했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강연에서 "저출산·고령화, 미·중 패권 경쟁, 글로벌 산업 경쟁 심화로 총체적 복합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제 금융은 부동산·담보 중심의 방식을 벗어나 첨단·혁신·벤처기업을 키우는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생산적 금융을 부동산에서 첨단·혁신·벤처로, 예금에서 자본시장 투자로,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자금 흐름을 전환하는 정책이라고 설명하며, 이를 위해 정책금융·민간금융·자본시장 등 3대 분야에서 9대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 부위원장은 "양적 성과만 쫓는 '무늬만 생산적 금융'이 되어선 안 된다"며 "매월 열리는 생산적 금융 소통·점검회의를 통해 금융권과 끝까지 협의하면서 실질적 구조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상의, 금융산업위원회 제44차 전체회의 개최. 연합뉴스
진옥동 위원장은 "생산적 금융은 오래된 금융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대적 전환점"이라며 "한국 금융의 위상을 높이려면 금융이 미래산업을 직접 육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진 위원장은 "그동안 금융업이 이자 중심 영업과 부동산 담보대출에 치중해 미래산업 성장 지원에 부족했다는 비판을 새겨야 한다"며 정부의 국민성장펀드 조성 취지와 맞춰 국가전략산업·미래유망산업·혁신벤처 등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참석한 기업 관계자들은 첨단산업 투자비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자금 조달 여건이 녹록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근 비상장주식 투자에 대한 은행의 RWA 비율이 400%에서 250%로 낮아졌지만, 기업대출 RWA는 그대로여서 은행의 기업자금 공급 여력이 제한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기업들은 이에 대한 규제 완화와 함께, 정부가 추진 중인 배당세 분리과세와 장기보유 투자 세제혜택도 조속히 도입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