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중구청 제공◇권오철: 대전 중구가 최근 '마을공동체 지원센터' 개소식을 열었습니다. 대전 5개 구 가운데 가장 늦게 문을 열었는데요, 내년 3월 본격 운영을 앞두고 마을활동가 양성, 마을학교, 공모사업 등 중구 공동체 기반을 넓혀갈 다양한 사업들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센터 조성 과정과 향후 계획을 들어보겠습니다. 대전 중구청 자치분권과 마을공동체팀 이영지 팀장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이영지: 네, 안녕하세요.
◇권오철: 이번에 문을 연 중구 마을공동체 지원센터, 어떤 곳인지 간단히 소개해주시죠.
◆이영지: 중구 마을공동체 지원센터는 주민들이 스스로 마을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공간입니다. 일상적인 참여 기반과 신뢰의 관계망을 만들고, 협력 문화를 넓혀 지속 가능한 공동체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쉽게 말하면, '우리 마을을 더 살기 좋게 만들기 위한 고민을 함께 나누는 곳'입니다.
◇권오철: 중구가 대전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센터를 마련했습니다. 오픈 전부터 기대와 관심도 컸을 텐데요. 담당자로서 소감은 어떠십니까?
◆이영지: 저는 지방행정 공무원인데요, 사실 행정직 공무원이 건축물을 철거하고 신축하는 일을 직접 맡는 건 흔한 일이 아니라서 많이 낯설었습니다. 작년 11월부터 '이 공사를 어떻게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을까' 고민이 정말 많았는데요. 이번에 개소식을 치르고 나니, 1년 동안 가슴에 쌓여 있던 체증이 한 번에 내려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지금은 정말 개운하고 후련합니다.
◇권오철: 마지막 개소라는 건 그만큼 '늦어진 사정'도 있었다는 뜻이겠죠. 어떤 이유들이 있었습니까?
◆이영지: 2010년 전후로 충남도청과 대전시청 등이 이전하면서 중구는 원도심이 됐습니다. 지금은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넘는 초고령 사회고요. 고령화와 골목상권 쇠퇴로 주민 간 교류가 줄면서 공동체 기반이 약해졌습니다. 돌봄·생활안전 문제도 커졌고요. 여러 방식으로 해결을 시도했지만 지방정부 역량만으로는 한계가 컸습니다. 또 타 구에 비해 마을 단위 협력 경험이 많지 않아 기반도 미약했죠. 그래서 지난해부터 마을공동체 지원센터 설립을 추진했고, 이번 개소식을 통해 기본적인 기반을 마련하게 됐습니다. 늦었지만 더 내실 있게 사업을 추진하겠습니다.
◇권오철: 애초에 옛 태평1동 행정복지센터를 리모델링하려고 했는데 결국 철거 후 신축으로 바뀌었죠. 어떤 과정이 있었나요?
◆이영지: 지난해 옛)태평1동 행정복지센터가 25년 8월 신청사로 이전 예정이어서, 많은 논의 끝에 리모델링해서 마을공동체 지원센터로 사용할 계획이었습니다. 리모델링을 위한 사업비는 대전시에 8억원의 특별조정교부금을 신청한 상태였구요. 하지만, 벽돌 건물의 특성상 구조보강과 리모델링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을 뒤늦게 발견해, 철거 후 신축으로 계획을 변경했습니다. 지난해 11월 7억2천1백만원의 예산 확보 후, 올해 3월월 '세부 추진계획'을 수립했고, 지난 6월 부지 내 건물 철거하고, 공사를 추진한 결과 지난 22일 개소식을 끝으로 1년 여 만에 태평동 331-34 부지에 중구 마을공동체 지원센터 조성을 매듭지게 되었습니다.
◇권오철: 이번 센터는 모듈러 공법으로 지어졌습니다. 공사 기간이 짧고 친환경적이라고 하던데, 중구가 이 방식을 선택한 이유는요?
◆이영지: 모듈러는 전체 공정의 80% 이상을 사전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입니다. 공사 기간과 비용을 줄이고, 철거 후 재시공도 가능한 친환경 공법이죠. 저희도 같은 이유로 선택했고, 대전시 최초의 공공형 모듈 건축물로 알고 있습니다. 9월 18일 허가 후 두 달 만에 준공되니 주민분들도 "자고 일어나니 건물이 생겼다"고 놀라워하셨습니다. 두 달 만에 지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반응도 많았습니다.
◇권오철: 1층, 2층은 어떻게 구성돼 있습니까? 주민들은 어떻게 이용할 수 있나요?
◆이영지: 센터는 지상 2층, 연면적 391㎡ 규모입니다. 1층은 주민 복합공간, 2층은 사무실과 다목적 회의실입니다. 마을공동체 활동을 원하는 주민이라면 누구든 대관할 수 있습니다. 내년 2월까지 복합공간 조성 및 예약 시스템을 구축하고 3월부터 본격 운영할 예정입니다. 사전 예약 시 평일 저녁·주말 대관도 가능합니다.
◇권오철: 외부 계단 구조여서 장애인·노약자 접근성 우려도 있습니다. 보완책은 어떻게 준비하고 계신가요?
◆이영지: 부지가 약 110평으로 좁고, 사유건물과 맞닿아 있어서 조경·주차 공간을 확보하고 나니 건축 공간이 매우 제한적이었습니다. 부득이하게 외부 계단 구조가 됐지만 향후 4층까지 증축 가능하도록 기초공사를 해둔 상태입니다. 외부 엘리베이터 설치도 가능하며 예산 확보 후 모든 주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확장할 계획입니다.
대전 중구청 제공◇권오철: 내년 3월 본격 운영을 앞두고 남은 절차는 무엇인가요?
◆이영지: 30평정도 되는 1층 주민복합공간을 유연하게 사용하기 위해, 공간의 통합과 분할이 가능한 무빙월을 설치하고, 편안하고 부드러운 공간을 만들기 위한 내부 인테리어 공사와 물품 구매 예산을 내년 본예산에 편성했습니다. 본예산이 통과되면, 내년 2월까지 주민 복합공간 조성을 마치고, 3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할 예정입니다.
◇권오철: 운영 예산은 어느 정도입니까?
◆이영지: 내년 운영 예산은 총 2억 3천만 원입니다.
◇권오철: 여러 사업 중 가장 비중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요?
◆이영지: 가장 우선하는 것은 '마을활동가 양성'입니다. 활동가를 모집해 실무 교육을 진행하고 하반기엔 현장에 배치해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도록 할 계획입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연결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권오철: 그동안 중구는 공동체 기반이 약하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센터 개소로 어떤 변화가 기대되십니까?
◆이영지: 그동안은 공모사업 중심으로 공동체를 지원해왔다면 앞으로는 '주민이 주인공'이 되는 사업으로 전환할 예정입니다. 마을활동가 양성, 주민 교육, 문제 해결 공모사업 등을 통해 주민이 스스로 마을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힘을 키우겠습니다.
◇권오철: 중구만의 특성에 맞춘 프로그램도 있을까요?
◆이영지: 우리 중구는, 지역 청소년이 함께 참여하는 교육으로 온 세대가 함께하는 마을공동체를 추진합니다. 그리고 공동체 안에서 수익 구조를 창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도와드릴 계획이고요. 연말에는 올해 사업을 돌아보며 내년도 사업도 함께 고민하는 축제의 장을 만들 예정입니다. 이번 12월 6일, 마을공동체 지원센터에서 마을공동체 성과한마당 행사를 개최합니다. 올해 사업 성과를 들어보고, 누구나 참여하는 플리마켓도 운영할 예정이오니, 많은 참여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권오철: 중구는 가장 늦게 출발한 만큼, 오히려 '중구형 공동체 모델'을 새롭게 만들 기회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팀장님이 생각하는 중구형 공동체의 비전은 무엇입니까?
◆이영지: 여러 지역 사례를 보며 느낀 건, 결국 우리 지역 특성에 맞는 시책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초고령사회, 전국 최초로 원도심이라는 말이 생겨난 도시, 재개발과 재건축 지역이 많은 도시개발 가능성이 높은 도시, 도농복합 도시 등 우리 중구만의 특성을 살려서 참여와 소통으로 주민 주권 시대를 여는 중구형 마을 공동체를 비전으로 삼고 추진하겠습니다.
◇권오철: 주민들께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영지: 올해는 지방자치 3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주민 주권을 강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을공동체는 주민자치로 가는 첫걸음이고, 내 이웃과 마을에 대한 작은 관심에서 시작됩니다. 지금이 그 관심이 가장 필요한 시기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권오철: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대전 중구청 자치분권과 마을공동체팀 이영지 팀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