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성인의 흡연 형태가 일반담배에서 전자담배로 이동하면서도 전체 담배 사용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율은 10년째 증가하고 있어 성인 3명 중 1명이 비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청은 8일 '2025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258개 보건소가 성인 23만1615명을 대상으로 흡연·음주·비만·정신건강·만성질환 관리 등 19개 영역을 조사했으며, 결과는 시군구 단위 표준화율에 따라 산출됐다.
2025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 캡처
올해 일반담배 흡연율은 17.9%로 전년 대비 1.0%p 낮아졌지만, 전자담배 사용률은 9.3%로 0.6%p 증가했다. 전자담배 사용이 늘면서 전체 담배제품 사용률(일반+전자)은 22.1%로 전년 대비 0.5%p 줄어드는 데 그쳤다.
관련 통계를 시작한 2019년과 비교하면 변화는 더 뚜렷하다. 같은 기간 일반담배 흡연율은 약 12% 감소했지만 전자담배 사용률은 약 82% 급증했고, 전체 담배제품 사용률은 오히려 0.5%p 증가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금연 효과라기보다 담배 제품 간 이동이 빠르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시도별로는 충북의 담배제품 사용률이 24.7%로 가장 높았고 강원·충남이 23%대를 기록했다. 세종은 17.3%로 가장 낮았다.
음주 지표에서는 고위험음주율이 12.0%로 전년 대비 0.6%p, 월간음주율이 57.1%로 1.2%p 각각 감소했다. 강원(15.7%)과 충북(14.4%)은 고위험음주 비율이 높았고 세종(7.0%)은 가장 낮았다.
2025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 캡처고위험음주율은 최근 1년 동안 주 2회 이상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자는 7잔(또는 맥주 5캔), 여자는 5잔(또는 맥주 3캔) 이상 마신 분율이며, 월간음주율은 최근 1년 동안 한 달에 1회 이상 음주한 비율이다.
코로나19 유행기에는 외부활동이 줄며 음주가 감소했지만 일상회복에 따라 다시 증가했다가 올해 들어 소폭 완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신체활동의 경우 걷기 실천율은 49.2%, 중강도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은 26.0%로 각각 0.5%p, 0.6%p 감소했다. 두 지표 모두 코로나19 시기에 줄었다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던 흐름이 올해 주춤한 양상이다.
비만율은 꾸준한 상승세다. 올해 비만율은 35.4%로 전년 대비 1.0%p 증가했으며 최근 10년 동안 26.9% 증가했다. 연간 체중조절 시도율은 68.5%로 늘었지만 비만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울산(38.2%)·전남(38.0%)·강원(37.4%)은 비만율이 특히 높았고 세종은 29.4%로 가장 낮았다.
2025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 캡처만성질환 지표는 대체로 개선됐다. 고혈압 진단 경험률은 21.2%, 치료율은 93.5%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당뇨병 합병증 검사 수진율도 상승했고 혈압수치 인지율은 62.8%, 혈당수치 인지율은 30.1%로 각각 1.6%p, 1.9%p 증가했다.
정신건강 지표에서는 우울감 경험률이 5.9%로 전년 대비 0.3%p 낮아지며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스트레스 인지율은 23.9%로 소폭 증가했다.
식생활은 악화했다. 아침식사 실천율은 47.3%로 10년간 감소세가 이어졌고 성인 절반 이상이 아침을 거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양표시 활용률은 87.1%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규칙적인 아침식사는 폭식·간식 의존을 줄이고 비만·대사증후군·당뇨병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며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전의식 지표에서는 뒷좌석 안전벨트 착용률이 29.5%에 그쳤다. 대구·제주는 20%대 초반으로 매우 낮았다. 국제 기준(80~95%)과 비교하면 현저히 뒤처진 수준이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질병청은 변화하는 건강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부터 노쇠 수준 관련 지표를 새로 포함해 조사의 범위와 활용도를 더욱 높여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