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승용차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올해 소매판매가 4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15일 발표한 '최근 소매판매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누적 소매판매액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9%를 기록했다. 소매판매 증가율은 2021년 8.2%를 정점으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하락세를 이어오다 올해 반등에 성공했다.
분기별로 보면 회복 흐름은 하반기로 갈수록 뚜렷해졌다. 올해 1분기 소매판매 증가율은 1.4%, 2분기는 1.1%에 그쳤지만, 3분기에는 3.2%로 크게 확대됐다. 이는 2022년 4분기(3.4%) 이후 가장 높은 분기 증가율이다.
물가 영향을 제거한 실질 소매판매도 3분기 들어 개선 조짐을 보였다. 소매판매액 불변지수 증가율은 올해 3분기 1.5%를 기록해, 2022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전환됐다.
다만 올해 1~3분기 누적 기준으로 보면 실질 소매판매 증가율은 0.4%에 그쳤다. 2023년과 2024년의 감소 국면에서는 벗어났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5~2019년 평균 증가율(3.3%)에는 여전히 못 미치는 수준이다.
품목별로는 승용차 판매 증가가 전체 소매판매 회복을 주도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기준 승용차 소매판매는 경상지수 12.9%, 불변지수 14.0% 증가해 15개 품목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3분기에는 승용차 소매판매가 16% 안팎 급증했다.
경총은 자동차 내수 판매 증가가 소매판매 지표 개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해 1~3분기 누적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126만 2천대로, 전년 동기 대비 6.1% 늘었다.
반면 다른 소비 품목의 회복은 제한적이었다. 의약품과 일부 내구재는 증가했지만, 가전제품(-6.3%), 화장품(-3.8%), 기타 준내구재(-4.1%) 등은 감소했다.
승용차를 제외하면 소매판매 회복세는 더욱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승용차를 제외한 올해 1~3분기 누적 소매판매 증가율은 0.8%에 그쳤고, 실질 기준으로는 1.1% 감소했다. 고가 품목인 승용차가 전체 지표를 끌어올렸을 뿐, 전반적인 소비 회복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다.
유통 업종별로는 승용차·연료 소매점이 6.9% 증가하며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고, 온라인 판매를 포함한 무점포 소매도 3.5% 늘었다. 반면 면세점 매출은 14.4% 감소했으며, 대형마트(-2.3%)와 슈퍼마켓·잡화점(-2.5%)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부진은 이어졌다.
이승용 경총 경제분석팀장은 "그동안 부진했던 소매판매가 올해 들어 회복세로 전환된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면서도 "소비 회복이 지속되려면 소비뿐 아니라 기업 투자 확대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를 촉진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와 기업 지원 입법이 보완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