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검색
  • 댓글 0

실시간 랭킹 뉴스

강재구 대전교육감 후보 "현 교육행정 C+… 미래 대비 부족했다"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핵심요약

강재구 대전모두다살림교육연구소장 "대전 교육, 관료 중심·행정 과부하·소통 단절… 복합 위기"
"교육감 당선되면 AI 행정 자동화로 교사 행정업무 50% 감축… 학습·정서 실시간 진단·선제 지원"
"사교육 의존 해결은 '개별 맞춤 지원'… 정서·학습·돌봄 통합한 대전형 학생지원 시스템 구축"
"대전은 KAIST·연구소·기업 등 세계적 인프라 보유… 학교와 연결한 미래 교육 생태계 조성"
"질문·탐구 중심 수업 전환 필수… AI 시대에는 암기보다 사고력·협력 역량이 핵심"
"현 대전 교육행정은 안정적이었지만 혁신·미래 대비 부족… 'C+ 수준' 평가"
단일화 관련해 "교육 철학·본질 기준으로 단일화 필요…다른 후보여도 끝까지 지원"
"대전 교육의 중심은 사람… 학생 회복·교사 전문성·학부모 신뢰가 최우선 과제"

■ 방송 : 대전CBS <이슈 앤 톡> 표준FM 91.7, 홍성 99.3 (17:00~17:30)
■ 제작 : 손성경 PD
■ 진행 : 권오철 교수
■ 대담 : 강재구 소장 (대전모두다살림교육연구소 소장)

◇권오철: 건양대 의대 교수이자 '모두다살림교육연구소' 강재구 소장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강재구: 네, 안녕하세요. 강재구입니다.

◇권오철: 우선 청취자분들을 위해 간단한 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 현직 의대 교수이시다 보니, 교육감 선거와의 조합이 조금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요. 교육 문제를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한 계기가 언제였습니까?

◆강재구: 먼저 오해가 없길 바랍니다. 저는 기초의학 중 약리학을 가르치는 18년 차 의대 교수이지, 의사는 아닙니다. 의대 교수의 약 90%는 의사 선생님들이고, 저처럼 기초학을 가르치는 교수들은 10% 정도 됩니다.
교육 문제를 고민한 시작은 1998년 첫째가 태어났을 때였어요. 더 좋은 아빠가 되고 싶어 3개월간 교사 교육과정을 공부했고, 어린이집 실습도 하면서 '내 아이를 잘 키우는 공부'가 '함께 키우는 교육 철학'으로 확장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권오철: 그리고 9일, 대전시의회에서 공식 입장을 밝히셨죠. 사실상 첫 출마 선언이었는데, 교육감에 도전한 이유가 있으십니까?

◆강재구: 네. 지난해 12·3 계엄 사태, 그리고 올해 대전 선유초 사건 등 충격적인 일들을 보며 공교육이 심각하게 병들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때 떠올랐던 말이 아인슈타인의 말입니다. "똑같은 방법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바보다." 대전 교육의 복합적 위기를 해결하려면 기존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합니다. 과학적 데이터 기반으로 교육을 진단하고 정책을 검증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과학자인 제가 나설 때라고 판단했습니다. AI 시대에, 과학을 아는 교육감이 필요합니다. 현장을 정확히 진단하고 실제 작동하는 해법을 만들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습니다.

강재구 교수강재구 교수
◇권오철: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요.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선거에 뛰어드신 겁니까?

◆강재구: 본격적인 활동은 8월 중순부터 시작했습니다. 결심은 7월 말쯤, 민교협 교수님들과 논의하면서 굳혔습니다.

◇권오철: 교수님이 거리에서 선거운동하는 게 쉽지 않잖아요. 현장에서 에피소드도 있으십니까?

◆강재구: 가장 낯설었던 건 모르는 사람에게 "안녕하세요, 저는 강재구입니다"라고 먼저 말을 거는 일이었습니다. 조금씩 익숙해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제가 이런 걸 하려고 합니다"라고 먼저 말하는 게 어색합니다.

◇권오철: 대전 교육을 '복합적 위기'라고 진단하셨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위기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강재구: 대전 교육은 오래도록 관료 중심 문화, 행정 중심 문화가 굳어져 왔습니다. 느린 의사결정으로 중요한 변화의 골든타임을 놓쳤고, 교사들은 번아웃, 학생들은 정서적 어려움, 학부모는 학교를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 세 가지가 동시에 무너진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봅니다. 과학도시 대전의 정체성에도 맞지 않는 흐름이고, 지금이 변화와 혁신의 가장 절실한 시점입니다.

◇권오철: 학생·교사·학부모 모두 불안을 느끼고 있는데, 그 불안은 어디서 비롯된다고 보십니까?

◆강재구: 교사들은 행정·생활지도 과중으로 극심한 피로를 겪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학원 경쟁 압박 속에서 스트레스와 우울을 겪고 있고요. 학부모는 학교가 충분히 도와주지 못할 거란 불안 때문에 신뢰가 무너진 상태입니다. 이 세 축이 동시에 무너진 상황이 '복합 위기'입니다. 통합적 대책 없이 해결할 수 없습니다.
학교가 함께 책임지는 구조로 재설계돼야 불안이 줄어든다고 봅니다.

◇권오철: 교사들이 수업에 집중할 수 없다는 '행정 업무 과다' 문제는 어떤 해법이 있으십니까?

◆강재구: AI 행정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학교 행정은 대부분 반복 업무입니다. 출결, 공문, 평가, 보고 등 한 학교에서도 한 달에 100건 넘게 처리하죠. 이런 반복 문서 작업은 AI가 가장 잘하는 영역입니다.
학교 단위 교육청 단위로 시스템을 구축하면 3년 안에 교사 행정의 50%는 줄일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면 교사는 본연의 업무인 수업, 아이 돌봄에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권오철: 그렇다면 대전 교육에서 '관행'에 머물러 있는 대표적 부분은 어디라고 보십니까?
 
◆강재구: 학교에 여러 교육 정책이나 프로그램, 그리고 현실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에 대한 데이터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그 데이터가 관행대로 공문으로만 내려가다 보니까, 실제 데이터가 교육청으로 올라오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책을 수정하거나 새롭게 만들기보다는, 기존 관행대로 결정이 이루어지다 보니까 학교는 계속 반복되는 과부하가 걸리고, 그 문제가 계속 누적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결국 현장을 보지 못하는 행정 구조가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권오철: 지금 말씀하신 대로 이런 데이터 기반의 교육 행정이 작동하게 된다면, 학교 현장에서는 가장 뭐가 달라지는 겁니까?

◆강재구: 치료도 조기 발견이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학생의 학습과 정서 상태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기 전에 먼저 지원할 수 있게 될 거라고 봅니다. 지금처럼 늦게 발견되고 늦게 대응하는 교육이 아니라, 선제적으로 교육을 바꾸는 학교 행정·학교 문화가 구축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권오철: 지금 시스템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데, 주변에 AI 전문가들이나 조언을 해주는 분들도 함께하고 계신 건가요?

◆강재구: 저희 건양대학교 병원이 데이터 중심 병원이어서 AI 관련 전문가들이 거의 30분 정도 들어와서 일을 하고 계시거든요. 그분들과 계속 연구 활동을 하고 있어서, 교육 관련 자료도 가능한가에 대해 자문을 받고 있는데 기술적으로는 아무 문제 없다는 판단을 받고 있는 상태입니다.

◇권오철: 알겠습니다. 그리고 AI 시대 교육은 '외우는 공부가 아니라 묻고 생각하며 답을 찾는 교육'이라고 많이 말씀하시잖아요. 그런데 대학 입시 제도가 바뀌지 않는 한 정답 중심의 현실을 바꾸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건 어떻게 풀어갈 계획이십니까?

◆강재구: 지금과 앞으로 2~3년 안에 부딪히는 문제 때문에 '질문 중심으로 바꿔서 가능하겠느냐'라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요. 정답을 외우는 일은 AI가 더 잘한다는 건 이제 모두가 알고 있고요. AI를 잘 활용하려면 질문을 잘해야 한다고들 말씀하십니다. AI로 인한 급격한 변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은 분명 달라질 겁니다. 그래서 2~3년 정도 시차는 있을 수 있지만, 좋은 대학일수록 탐구하고 협력하는 역량을 가진 학생들을 뽑으려고 할 겁니다. 지금 실제로 나타나는 현상이 뭐냐면요. 현재 대학들이 수시 비중을 다시 높이고 있고요, 면접 반영 비율도 올리고 있습니다. 이걸 보면 그런 학생을 찾으려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전은 과학도시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서, 학교 수업을 질문·토론·탐구 중심 수업으로 바꿔낼 수 있다고 봅니다. 대전의 인프라를 활용한다면 선도적으로 질문 중심 수업 모델을 만들 수 있고요. 그렇게 되면 대전 공교육이 좋은 과학 교육 모델로 평가받을 거라고 봅니다. 이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아마 최고 경쟁력을 갖게될 겁니다.

◇권오철: 그럼 지금 건양대에서도 학생들을 가르치고 계시잖아요. 이런 방식을 실제로 접목해보기도 하십니까?

◆강재구: 네. 수업 안에서 학생들이 토론하고 성찰하고 생각하고, 또 다른 친구들의 생각을 듣는 수업을 계속 넣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의학 교육에서도 그런 것을 장려하고 있고요. 의학 교육 인증 평가에서도 그런 걸 잘하고 있는지를 평가 항목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계속 그런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 상태입니다.

◇권오철:  성과가 좀 있습니까?

◆강재구: 학생들의 글쓰기 능력이 입학 때보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나아지고 있는 성과를 보고 있습니다.

◇권오철: 현장에서 직접 체감하고 계시군요. 알겠습니다. 요즘 사교육 문제도 굉장히 중요한데요. 소장님이 제시한 공교육 정상화 방안 가운데 가장 실효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대안을 하나 꼽아주신다면요?

◆강재구: 사교육에 학부모들이 신경을 많이 쓰는 이유 중 하나가, '우리 아이에게 맞춤형으로 교육을 시킨다'는 부분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학교 안에서 개인 맞춤 학습 지원이 제대로 작동하기만 한다면 사교육 의존이 줄어들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지금은 학교가 집단을 위한 교육 과정이고, 사교육은 내 아이를 위한 개별 구조이기 때문에 사교육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는데요. 학교가 개별 지원을 효과적으로 잘해준다면 사교육 부담은 확실히 낮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공교육은 학습뿐 아니라 정서 문제, 또래 관계 문제, 돌봄 문제까지 통합적으로 맞춤형으로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저는 대전형 학생 중심 혁신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습니다. 그게 잘 구축된다면 공교육 지원 시스템이 사교육보다 훨씬 탁월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러면 공교육 신뢰도 회복되고 사교육을 줄일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권오철: 학생 문제도 있지만, 사실 부모들의 불안도 상당하죠. 그런 부분도 같이 연구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공약 중에 '대학·연구소·기업·공공기관과 학교를 연결하는 대전형 미래 교육 생태계'라는 게 있는데, 이걸 청취자분들께 소개해주시죠.

◆강재구: 다들 아시다시피 대전은 카이스트, ETRI, 다양한 연구소와 기업을 포함하면 세계적 자산을 갖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한 도시가 이런 인프라를 갖고 있다는 게 아시아 1등이라고도 표현하시더라고요. 이걸 학교와 연결해서 실험·탐구·프로젝트 기반 학습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면 대학·연구소·기업·공공기관과 연계한 프로젝트 수업을 교사와 협력해서 진행할 수 있고요. 또 각 기관의 특징을 살려 MOU를 맺으면 고교학점제 학과처럼 다양한 전문 교과를 개설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학생들은 훨씬 넓은 선택권을 갖고 경험할 수 있을 거고요. 그 과정에서 실제 현장을 체험하게 된다면, 대전의 과학 인프라를 경험하며 가장 효과적인 진로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강재구: 따라서 아이들이 실제 세계와 연결된 학습을 하는 것이 중요한데, 대전은 그것이 가능한 인프라를 가진 도시라는 말씀을 드린 겁니다.

◇권오철: 알겠습니다. 그리고 직업 교육 혁신 공약도 눈에 띄는데요. 직업 교육을 대전 교육의 중요한 축으로 세워야 한다고 보시는 거죠?

◆강재구: 네, 맞습니다. 직업 교육은 단순히 취업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미래 역량을 기르는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업 교육 혁신을 통해 기술과 실력으로 당당하게 성장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교육 중심축을 만들고 싶습니다. 대전에 있는 연구소, 기업, 산업 인프라와 직업 교육을 직접 연결한다면 '배움이 곧 현장의 능력'으로 이어지는 교육이 가능하고요. 글로벌 수준의 직업 교육을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이렇게 된다면 대전이 대한민국 직업 교육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권오철: 제가 이거는 좀 한 번 추가해서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설동호 교육감 체제가 여러 해 이어져 왔는데요. 소장님이 보시기에 성과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다면 뭐가 있겠습니까?

◆강재구: 다른 17개 교육청들을 평가했을 때, 여러 지표에서 딱 '중간 점수'를 굉장히 많이 갖고 있거든요.
그래서 다른 분들이 보시기에는 "그렇게 썩 잘했다"는 평가는 못 하겠지만, 또 "못했다"고 얘기하기도 어렵지 않냐는 말씀들을 많이 하세요. 그래서 '안정돼 있다'라는 걸 조금 완곡하게 잘했다는 평가로 본다면, "안정되게 운영하셨다"라는 평가를 할 수 있지만, 반대로 변화나 혁신, 미래를 준비하는 면에서는 굉장히 미흡했다, 정체돼 있다 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권오철: 교수님들께는 이렇게 여쭤봐야 할 것 같아요. 학점으로 따지면 몇 학점 주시겠습니까?

◆강재구: 아.. C+ 주겠습니다.

◇권오철: 알겠습니다. 그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아쉬운 부분은 어떤 점입니까?

◆강재구: 지금 변화가 굉장히 빠르고, 특히 현재 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은 앞으로 갖게 될 직업의 60%가 '지금은 없는 직업'이라고 할 정도잖아요. 이런 상황이면 '안정'보다는 미래를 준비하는 일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대전이 갖고 있는 좋은 인프라를 활용해서 했어야 했는데, 그걸 못했다는 점 때문에 학점을 C+ 이상 주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권오철: 알겠습니다. 그리고 최근 기자회견에서 "교육의 정치화를 경계한다"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이건 어떤 의미입니까?

◆강재구: 교육은 결국 '정치'가 아니라, 아이와 교사의 일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육은 어느 한 개인이나 한 집단의 소유가 아니라, 아이와 가정,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의 미래이기 때문에
그렇게 말씀드린 거고요. 따라서 아이들을 '경쟁의 수단'이 아닌 '성장의 주체'로, 학교를 '갈등의 공간'이 아닌 '협력의 배움터'로 되돌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런 취지로 말씀을 드렸습니다.

◇권오철: 제가 이것도 한 번 여쭤보겠습니다. 지금 교육감 후보들이 굉장히 많지 않습니까? 그런데 일각에서는, 선거운동 방식도 그렇고 "중립이어야 할 교육이 너무 정치화되는 과정 아니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우리 소장님도 지금 선거운동을 하고 계시니까요. 그런 문제의식과, 또 러닝메이트 논란도 같이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강재구: 저는 무엇보다, 교육의 본질에 누가 더 집중하는가로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런 말씀을 드리면, 또 하고 계신 분들께 죄송하긴 하지만

◇권오철: 괜찮습니다. 같이 하고 계시니까 얘기하셔도 됩니다. (웃음)

◆강재구: 뭐냐 하면, 출판기념회를 한다거나 하는 모습으로 교육감 선거운동을 하기보다는, 오히려 학생들의 목소리를 더 다양하게 듣고, 어떤 요구가 있는지, 어떤 정책을 바꿨으면 좋겠는지, 그리고 학부모의 목소리, 교사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들으려고 노력하는 자리가 자주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후보자들끼리 그런 걸 좀 더 활성화시키는 형태로 함께 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권오철: 알겠습니다. 그리고 민주·진보 성향의 교육 철학을 가진 분들끼리 '후보 단일화'도 중요한 논의 아니겠습니까? 또 소장님도 그 단일화에 참여하시겠다고 이미 뜻을 밝히셨고요. 이렇게 단일화를 강조하시는 이유가 뭔가요?

◆강재구: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교육 철학을 '이념'이나 '진영'의 문제라기보다는, 교육의 본질을 실천하는 리더십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정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의 안전, 교사의 수업 회복이 중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걸 잘 해낼 수 있는 사람이 저는 민주·진보 성향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보고요.
그 누가 되든, 이 문제를 해결할 사람이다 라고 시민사회가 선택한다면, 그분이 반드시 교육감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권오철: 그러면 그 과정 속에서, 소장님이 중요하게 보시는 기준은 뭡니까?

◆강재구: 기준은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누가 아이를 살리려고 하는가. 누가 교실을 질문 중심으로 바꾸려고 하는가. 누가 학부모의 불안을 줄이려고 하는가. 이런 것들이 교육의 본질적인 질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육을 '사람'에게서 시작하려는 분인가, 교육을 '공공성'과 '권리'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분인가, 대전의 정체성을 살려서 과학적 증거에 기반해 정책을 실천하려는 리더십을 가졌는가, 저는 이 세 가지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지금 대전 교육 혁신을 위해 가장 필요한 기준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권오철: 그럼 현재 이 단일화 진행 과정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습니까?

◆강재구: 제 기억으로는 민주노총 대전지부와 대전시국회의, 대전공동체연합이 주도로 해서 여러 단체에 '단일화 기구'를 제안한 걸로 알고 있고요. 그 기구 모임에, 어제까지 들은 바로는 한 80여 개 단체가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예정으로는 다음 주 중에 관련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라는 얘기까지 들었습니다.

◇권오철: 알겠습니다. 만일 이 단일화 과정에서, 우리 강 소장님이 아니라 다른 후보자가 단일 후보로 결정된다면, 그때는 어떻게 하실 계획입니까?

◆강재구: 저는 경쟁하려고 출마한 게 아니라, 대전 교육을 살리려고 나왔기 때문에요. 제가 말씀드린 기준과 취지에 부합하는 분으로 단일화가 된다면, 그분은 당연히 아이와 교사 중심으로 교육을 바꾸려고 노력할 것이고, 저는 그분이 당선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겁니다.

교육에 관심을 갖고 처음으로 들었던 공동육아연구원 '제 13기 교사 교육과정' 수료증. 강재구 교수 제공교육에 관심을 갖고 처음으로 들었던 공동육아연구원 '제 13기 교사 교육과정' 수료증. 강재구 교수 제공
◇권오철: 그렇군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어쩌면 '내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라고 하셨잖아요.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내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공부를 시작하셨다는 얘기였는데,
그 목표는 잘 달성되고 있다고 보십니까?

◆강재구: 제 첫째가 지금 27살, 둘째가 26살이거든요. 딸아이랑 얘기를 하다 보면, "아빠, 나 이렇게 아빠랑 오랫동안 대화하는 딸 본 적 있어?" 이렇게 얘기하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집들과 비교해 보면, 장성한 제 자녀들이 본인이 고민하고 있는 것들을 저에게 쉽게 꺼내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 저는 그것만으로도 "아, 아이들은 잘 컸다"라고 생각합니다. 두 친구 다 지금 응급실 간호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권오철: 아, 그렇습니까? 그럼 가족분들은 교육감 선거 도전에 대해 찬성을 하십니까, 반대를 하십니까?
이게 또 제일 중요한 문제거든요.

◆강재구: 제일 중요한데요. (웃음) 다들 처음에는 "꼭 해야겠어? 안 했으면 좋겠는데.."라는 반응을 보이셨고요. 아내와는 올해 결혼 30년 차고, 아이들도 저라는 사람을 잘 알고 있으니까, 잘 알아서 하겠지 하고, 조용히 묵묵히 지지해주고 있는 상태입니다.

◇권오철: 되게 젊어 보이시는데, 결혼 생활도 길고, 아이들도 장성했네요.

◆강재구: 왜냐면 결혼을 26살에 했거든요. 제가 70년생입니다.

◇권오철: 알겠습니다. 말씀 나누다 보니까 시간이 다 돼가고 있습니다.
이제 끝으로, "교육은 개인이나 집단의 소유가 아니라, 아이와 가정,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의 미래"라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이 문장에 담긴 소장님의 교육관, 마지막으로 듣고 싶습니다.

◆강재구: 네. 교육은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만드는 공동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교육은 결국 사람을 살리는 일입니다. 상처받은 학생의 마음을 회복시키고, 교사의 전문성과 자부심을 되찾아 드리는 것, 그리고 학부모가 학교를 다시 신뢰하도록 만드는 것, 이것이 교육이 회복해야 할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 한 명, 한 명의 삶을 존중하는 교육이야말로 우리 공교육이 바로 세워야 할 핵심 가치라고 보고 있습니다.
대전 교육을 바꿀 진정한 힘은 행정이 아니라 시민 여러분과 학교 현장에 있습니다. 저는 시민 여러분과 함께
"모두를 되살리는 학교, 함께 만드는 대전 교육"이라는 꿈을 반드시 실현하고 싶습니다.

◇권오철: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대전 교육이 어디에서 멈춰 있고 무엇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지 함께 짚어볼 수 있었습니다. 입시와 경쟁을 넘어, 아이 한 명 한 명의 삶과 성장을 다시 교육의 중심에 놓는 일,
그 방향을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강재구: 네, 감사합니다.

◇권오철: 지금까지 대전 모두 다살림 교육연구소 강재구 소장님이었습니다.

0

0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