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북한이 성탄절인 25일 현재 건조 중인 핵잠수함의 전체모습을 담은 사진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한국의 핵잠수함개발계획"에 대해 첫 공개 비난을 하며 "반드시 대응해야 할 안전위협"이라고 경고하면서도, 자신들의 핵잠수함 등 핵 무력은 '핵 방패'라며 "해군의 핵무장화를 계속 강력히 추진"할 방침을 강조했다.
북한은 또 김 위원장 참관 하에 북한식 사드로 추정되는 '고공장거리 반항공미사일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첫 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한 사실도 공개했다.
최근 부산항에 입항한 미국의 핵잠수함 '그린빌 함'에 대해서는 국방성 대변인을 담화를 통해 미국의 대결적 본심이 거듭 확인됐다며 '대응조치'를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연말을 앞두고 지방공장 준공식 참석 등 민생 행보를 주로 이어갔으나, 한국과 미국에서 의미가 있는 성탄절을 맞아 핵잠수함 전체 공개와 고공장거리대공미사일 시험발사 등 군사 행보를 쏟아내듯 공개하며 대내외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풀이된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새해를 앞두고 북한과 앞으로도 "지역 및 국제문제들에서 건설적인 협동을 진행"할 것이라며 김 위원장에게 지난 18일자로 보낸 축전을 이날 노동신문에 공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8700톤급 핵 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핵미사일 탑재 시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700t급 '핵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 건조사업'을 현지에서 지도했다. 연합뉴스먼저 북한의 노동당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김 위원장이 "8700t급 핵 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 건조사업을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김 위원장이 언제 '현지지도'를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지난 3월 핵잠수함의 일부를 공개한 북한은 이번에는 전체 모습을 공개했으며, 전략유도탄을 탑재한 8700톤급 핵잠수함이라는 사실도 강조했다. 전략유도탄은 전술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의 국위이고 국체이며 공화국의 절대적 안전 담보인 핵 방패를 더욱 강화하고 그 불가역적지위를 굳건히 다지는 것은 우리 세대의 숭고한 사명이고 본분"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새로 건조하는 핵잠수함은 우리가 도달한 전쟁억제 능력에 대하여 우리 자신과 지어 적들까지도 더욱 확신하게 만드는 사변적인 중대변화로 될 것"이라며 "해군의 핵무장화를 계속 강력히 추진해나갈 의지와 전략 전술적 방침"을 밝혔다.
김정은, 韓 핵잠수함 개발에 "반드시 대응해야할 안전위협"
김 위원장은 특히 "최근 서울의 청탁으로 워싱턴과 합의된 한국의 핵잠수함개발계획은 조선반도지역의 불안정을 더욱 야기 시키게 될 것"이라고 공개 비난한 뒤 "우리는 그것을 우리 국가의 안전과 해상주권을 엄중히 침해하는 공격적인 행위로, 반드시 대응해야 할 안전위협으로 간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핵잠수함을 중심으로 "각이한 공격무기체계들을 부단히 결합 시켜나갈 것"이라면서 "새로 개발하고 있는 수중 비밀병기들의 연구사업 실태"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해군무력개편과 새로운 부대창설과 관련한 전략적 구상"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또 전날인 24일에는 "조선동해상에서 새로 개발하고 있는 신형 고공장거리 반항공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
이에 대해 북한의 노동신문은 "이번 시험은 개발 중에 있는 고공 장거리 반항공미사일 체계의 전술 기술적 평가를 위한 첫 시험발사"라면서 "발사된 반항공미사일들은 200㎞계선의 가상고공목표를 명중 소멸"시켰다고 25일 보도했다.
'고공장거리 반항공미사일 체계'…북한판 사드 추진 관측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딸 주애와 함께 8700t급 '핵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 건조 사업을 현지지도하고 해군의 핵무장화를 계속 강력히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연합뉴스신문은 "해당 시험은 국가 반 항공 방어수단들의 기술고도화를 위한 미사일총국과 관하 반항공 무기체계연구소들의 정상적인 활동의 일환"이라면서 김 위원장이 "시험발사의 성과"를 축하했다고 했다.
신문이 게재한 미사일 발사체계 사진과 '고공장거리 반항공미사일 체계'라는 표현으로 미뤄볼 때 이번 시험발사는 한국이 도입한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유사한 체계로 관측된다.
북한은 최근 미핵잠수함 '그린빌 함'의 부산 입항에 대해서는 국방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의 핵 무력시위에 상응한 대응 조치를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미 핵잠수함 부산입항도 비난 "상응한 대응조치 고려"
북한의 국방성 대변인은 이날 대외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또다시 반복된 미 전략자산의 출현은 조선반도와 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엄중한 정세불안정 행위"라고 비난했다.
국방성 대변인은 특히 최근 한미 핵 협의그룹(NCG) 회의 결과를 거론하며 "미국이 한국의 핵잠수함 개발에 푸른 등을 켜준데 이어 자국의 핵잠수함무력을 빈번히 전개하고 있는 사실이 지역안전구도에 시사하는 바는 명백"하다고 강변했다.
북한은 "우리 국가의 주변에 상시적으로 존재하는 미국의 핵위협은 우리의 해상주권 영역 범위 내에서 그러한 위협실체를 소멸할 수 있는 전략적 보복능력의 확보를 재촉하고 있다"면서 "핵 보유국들 사이의 호상견제 교리에 따라 미국의 핵무력 시위에 상응한 대응조치를 고려하게 될 것"이고 "그의 실행방식과 시점은 대칭과 비대칭의 원칙에서 선택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 해군의 6300t급 핵추진잠수함 '그린빌함'은 지난 23일 군수적재와 승조원 휴식을 위해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한 바 있다.
푸틴 축전도 공개…"정의로운 다극세계 질서 수립"
북한은 이런 군사적인 메시지와 함께 대외적으로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보낸 축전을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축전에서 북한군의 쿠르스크 파병 전투를 언급한 뒤 "나는 우리가 앞으로도 친선적이며 동맹적인 관계를 백방으로 강화하고 지역 및 국제문제들에서 건설적인 협동을 진행하게 되리라고 확신"한다며 "이것은 의심할 바 없이 우리 두 나라 인민들의 근본이익에 부합되며 정의로운 다극세계질서를 수립하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축전은 지난 18일에 보낸 것으로 신문에 표기되어있는데, 김 위원장의 핵잠수함 현지지도 등 군사 행보와 함께 25일에 함께 공개한 셈이다. 새해에도 핵 무력 강화와 북러 관계의 강화 발전을 이어갈 것이라는 메시지를 대내외에 전한 것으로 관측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김 위원장의 이런 다중적 매시지에 대해 "내로남불식 핵잠수함 대 핵잠수함 구도로 전개됨으로써 안보 딜레마 현상이 가속화되고, 북미대화 및 남북관계 개선에 있어 넘어야할 능선이 추가됐다"며 "김 위원장이 최근 한국과 미국의 북미 대화 추진 동향을 의식해 비핵화 협상 불가 입장을 암시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