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로로공식채널 SNS 갈무리'국민 펭귄', '뽀통령' 뽀로로가 검은 정장 차림으로 고개 숙여 사과하는 영상이 SNS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노는 게 제일 좋다'는 주제가로 유명한 뽀로로가 "의대 갔다"는 온라인 밈(meme)을 공식 계정이 받아치면서, '의대 쏠림'과 조기 사교육 과열을 풍자한 콘텐츠로도 읽힌다.
최근 '뽀롱뽀롱 뽀로로' 공식 소셜미디어(SNS)에는 '죄송해서 죄송하다'라는 제목의 '의대 논란' 사과 영상이 게시돼 있다. 영상에서 뽀로로는 "제가 너무 귀여워서 죄송합니다. 매일매일 저만 재밌게 놀아서 죄송합니다"라고 운을 뗀 뒤 "'노는 게 제일 좋다'고 했으면서 의대 갔네…(라고 수군거리는데…) 의도치 않게 많은 분의 기분을 상하게 해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라며 머리를 숙였다.
해당 영상은 30일 인스타그램 기준 조회수 193만 회와 '좋아요' 10만여 회를 기록했다.
SNS 갈무리'뽀로로 의대 논란'은 2021년 온라인에서 시작된 밈에서 비롯됐다. 누리꾼들이 '뽀로로의 대모험'을 썸네일 표기 등으로 인해 '뽀로로 의대모험'으로 잘못 읽은 것이 계기가 됐고, 이후 "노는 게 제일 좋다던 뽀로로가 사실은 공부해서 의대에 갔다"는 식의 농담이 확산됐다. 과거 출시된 '뽀로로 병원놀이' 장난감 세트와 뽀로로가 의사 역할을 하는 영상 장면 등이 '증거'로 소환되며 밈은 더 커졌다.
이번 사과 영상이 공개되자 댓글창도 '밈 놀이'로 달아올랐다. "난 널 믿고 진심으로 놀았는데 어떻게 의대를 가니", "너 혼자 의대 가야 속이 시원했냐" 같은 반응부터 "죄송하면 추가합격 전화 오게 해달라", "공부법 알려 달라" 등 입시 스트레스를 섞은 댓글도 이어졌다.
'사과 영상'은 뽀로로 제작사 아이코닉스가 젊은 층의 '밈 놀이'에 소통하는 과정에서 기획한 프로젝트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같은 콘텐츠가 큰 호응을 얻는 배경에는 '의대 광풍'과 조기 사교육 과열에 대한 사회적 피로감이 깔려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국가인권위원회 아동권리위원회는 지난 8월 초등학교 입학 전 과도한 외국어 학습을 예방하는 조치 마련을 요구한 바 있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8일 '4세·7세 고시'로 불리는 유아 영어학원 레벨테스트를 금지하는 학원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처리했다.

또 최근 종로학원은 2026학년도 대입 수시 전형에서 연세대·고려대 자연계 합격자 가운데 등록 포기자가 절반에 가깝게 나타났다고 분석하며 의학계열 선호가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대한상공회의소 자료에서도 2025학년도 자연계열 정시 상위 1% 학생의 76.9%가 의대를 선택한 것으로 집계됐다는 내용이 제시됐다.
결국 "노는 게 제일 좋다"던 뽀로로의 '의대 사과'는 웃기지만 마냥 가볍게 웃기 어려운 한국 사회의 교육 현실을 비춘 '웃픈' 풍자로 확산되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