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연합뉴스2026년 새해는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의 해'다. 하루 천 리를 달린다는 적토마처럼 진취적이고 역동적인 기상을 상징하는 말의 해를 맞아 말띠 스포츠 스타들이 힘찬 질주를 알린다.
대표적인 말띠 스타로는 세계 여자 배드민턴 최강자 안세영(삼성생명), 생애 첫 월드컵 출전을 노리는 '월드컵 베이비'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도전하는 조병현(SSG랜더스), 그리고 일본 한복판에서 한판승으로 금메달을 노리는 유도 대표 허미미(경북체육회)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단연 2002년생 안세영이다. 그는 이미 2025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77경기에 출전해 73승 4패, 승률 94.8%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고, 배드민턴 선수로는 최초로 시즌 누적 상금 100만 달러(100만3175달러·약 14억4186만원)를 돌파하며 새로운 이정표도 세웠다.
'왕중왕전' 성격의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여자 단식에서도 정상에 올라 시즌 11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2019년 남자 단식 모모타 겐토(일본)가 세운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과 타이다.
완벽에 가까운 한 해였지만, 안세영은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참가하는 모든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한다. 지지 않는 선수가 돼 다른 선수들에게 두려운 존재가 되고 싶다"고 밝히며 더 큰 도약을 예고했다.
안세영은 1월 6일 말레이시아 오픈에 출전해 2026년을 우승으로 시작하겠다는 각오다. 4월에는 아시아선수권도 기다리고 있다. 이미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을 제패한 안세영이 이 대회까지 석권하면 '그랜드슬램'을 완성하게 된다.
9월 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 배드민턴 단식 사상 첫 대회 2연패에도 도전한다.
이태석. 류영주 기자2002 한일 월드컵 열기 속에 태어난 이태석 역시 2026년을 특별하게 준비하고 있다. 6월 개막하는 북중미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게 되면, 2002·2006년 월드컵에 출전한 아버지 이을용에 이어 한국 축구 역사상 두 번째 '부자(父子) 월드컵 출전'이라는 진기록을 쓰게 된다. 현재까지는 차범근-차두리가 유일하다.
2002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이을용의 아들인 이태석은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의 핵심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여름 아우스트리아 빈(오스트리아)에 입단한 그는 날카로운 왼발 킥을 앞세워 16경기 2골 2도움을 기록, 유럽 무대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내고 있다.
대표팀에서도 2025년 A매치 12경기에 출전해 데뷔골을 기록하는 등 월드컵을 향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태석은 "아버지와 아들이 모두 월드컵에 나선다면 가문의 영광"이라며 "인생의 목표인 월드컵 출전을 위해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조병현. 연합뉴스프로야구 KBO리그에서는 2002년생 마무리 투수 조병현이 2026년 WBC 무대를 바라본다. 그는 2025시즌 30세이브, 평균자책점 1.60,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 0.89를 기록하며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떠올랐다.
태극마크를 달고 체코, 일본과 평가전을 치른 조병현은 내년 3월 WBC를 대비한 1월 사이판 전지훈련 명단에도 포함됐다. 지난해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전에서는 1이닝 3사사구 2실점으로 쓴맛을 봤지만, 이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조병현은 "시즌 직후라 컨디션이 완전하지 않았다"며 "다시 도쿄돔 마운드에 선다면 철저히 준비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허미미. 국제유도연맹
유도 대표 허미미 역시 2002년생 말띠다. 재일교포 출신인 그는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을 선택했다. 항일 운동으로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허석의 후손인 허미미에게, 나고야에서 열리는 2026년 아시안게임은 더욱 각별하다.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57㎏급 은메달리스트인 그는 이후에도 꾸준히 성장해 한국 유도의 간판으로 자리매김했다. 전국체전 우승으로 국내 최강임을 입증했고, 국제유도연맹(IJF) 아부다비 그랜드슬램 금메달로 부상 회복도 알렸다.
허미미는 "말띠 해에 좋은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 몸 상태도 많이 올라왔다"며 "유도의 본고장 일본에서 금메달을 따 할머니께 바치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승규. 대한축구협회이 밖에도 축구대표팀 골키퍼 김승규(도쿄·1990년생 말띠)는 두 차례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시련을 딛고 사실상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월드컵을 향해 재도전에 나선다.
이태석과 동갑인 양현준(셀틱), 이한범(미트윌란), 엄지성(스완지) 등 유럽파 유망주들 역시 2026년 잠재력 폭발을 예고하고 있다.
농구에서는 2002년생 여준석(시애틀)이 대표팀 황금세대의 중심으로 도약 중이며, 프로당구에서는 국내 최초 육성선수인 조예은(SK렌터카)이 같은 해 출생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