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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 제외 후 재산 다시 산정…최태원·노소영 파기환송심 쟁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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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노소영 '세기의 이혼' 파기환송심 9일 시작
'노태우 비자금 300억' 배제, 재산분할 다시 따져야
노소영, 회사 경영 관련 기여도 얼마나 인정 받는지 쟁점

연합뉴스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세기의 이혼' 소송 파기환송심이 오는 9일 시작된다. 앞서 대법원이 '약 1조4천억원 재산분할'을 명령한 원심을 파기하면서 재산정할 재산분할액이 주목되고 있다.

대법원은 재산분할 산정의 핵심 전제였던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300억원'을 불법 자금으로 판단하고 배제했다. 이에 따라 혼인 기간 중 형성된 합법적 재산을 중심으로 기여도를 다시 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같은 테두리 내에서 노 관장이 회사 경영에 있어 자신의 기여를 얼마나 인정받는지가 재산분할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가사1부(이상주 부장판사)는 해당 사건의 파기환송심 첫 변론기일을 오는 9일 오후로 지정했다.

앞서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지난해 10월 16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상고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3808억 원을 지급하라"는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심 재판부가 노 관장의 부친 노태우 전 대통령이 과거 사돈가에 건넨 비자금이 SK그룹 성장에 밑바탕이 됐고 이를 토대로 최 회장이 재산을 불린 만큼 노 관장에게 총 자산 약 4조 원의 35%에 해당하는 1조3808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단이 잘못됐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은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의 부친 노태우가 1991년경 원고의 부친 최종현에게 300억 원 정도의 금전을 지원하였다고 보더라도, 이 돈의 출처는 노태우가 대통령으로 재직하는 동안 수령한 뇌물로 보인다"며 "선량한 풍속 그 밖의 사회질서에 반하고 반사회·반윤리·반도덕성이 현저하여 법의 보호영역 밖에 있다"고 판단했다.

사건을 다시 재판할 서울고법은 대법원 판단을 반영해 비자금 부분을 제외하고, 최 회장 재산에서 노 관장 기여분을 새로 산정할 것으로 보인다. 또 원심에서 최 회장 65%, 노 관장 35%로 분할 비율을 정한 것도 잘못이라고 대법원이 지적한 만큼 비율 역시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파기환송심에서는 노 관장이 SK그룹 성장에 얼마나 기여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중에는 최 회장 몫의 'SK그룹 주식'을 두고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한 1, 2심 판단은 명확히 갈리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노 관장이 직접 기여한 부분이 없다'며 주식을 재산분할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노 관장이 혼인 기간 가사 및 양육을 담당하는 사이 이뤄진 최 회장의 경영활동이 SK그룹의 주가 상승에 기여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SK 주식을 비롯한 부부 공동재산"이라는 표현을 남겼지만 분명한 판단을 내리진 않아, 파기환송심에서 따져볼 것으로 보인다.

    
노 관장 측은 혼인 기간이 30년을 넘은 점, 최 회장이 그룹 총수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수행한 내조, 자녀 양육, 대외활동 등의 역할을 최대한 부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기환송심 과정에서 이 부분이 받아들여진다면 노 관장이 재산분할에서 다소 유리한 고지를 점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대기업의 지배구조가 복잡하고, 혼인 기간 중 자산 증가분을 정확히 특정하기 어렵다는 점은 변수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대법원이 300억 원 비자금을 명확히 배제한 상태에서 재산 분할 규모를 좀 더 엄격히 따져볼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재산분할 산정이 상당히 보수적으로 이뤄질 수도 있다"라고 내다봤다.

노 관장 측에서 더 많은 재산분할을 인정받기 위해 또 다른 법리를 제시할 수 있는 만큼 재판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세간의 관심에 비해 최 회장 측은 재판에 속도를 내지 않는 분위기다. 최 회장 측은 아직 소송대리인을 선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첫 기일이 연기되거나 공전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로 한 고비를 넘긴 최 회장 측이 노 관장 측의 전략 변화 등을 충분히 살핀 뒤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편 지난 2015년 최 회장은 언론을 통해 "노 관장과 10년 넘게 깊은 골을 사이에 두고 지내왔다"면서 혼외 자녀의 존재를 알렸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1988년 9월 결혼해 슬하에 세 자녀를 뒀는데, 파경을 맞은 것이다.
 
최 회장은 2017년 7월 노 관장을 상대로 협의 이혼을 위한 이혼 조정을 신청했지만 2018년 2월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정식 소송을 제기했다. 노 관장은 2019년 12월 이혼에 응하겠다며 맞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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