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체포를 위한 '확고한 결의' 작전상황 지켜보는 트럼프. 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전격적인 군사작전을 펼치고, 니콜라스 마두로 현직 대통령을 체포한 것을 두고 국제법 위반인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주권 국가의 대통령을 체포해 미국으로 호송한 트럼프 대통령은 '확고한 결의'(Operation Absolute Resolve)라고 명명된 베네수엘라 급습 작전 성공 뒤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운영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유엔 헌장 정면 위반…예외조항도 충족 못해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가 지난 수십년간 상당량의 코카인을 미국으로 수출했고, 마두로 대통령 역시 이에 가담했다며 정당한 법 집행임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미 법무부가 공개한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공소장에는 "피고인 마두로는 부패의 최전선에 있고, 공범들과 공모해 수천 톤의 코카인을 미국으로 반입했다"며 마두로 대통령을 마약 조직의 수괴라고 지목했다.
체포돼 미국으로 압송된 마두로 대통령은 브루클린에 있는 구치소에 수감됐는데, 조만간 맨해튼 연방법원 법정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법 집행을 강조하며 베네수엘라 군사작전과 현직 대통령 체포의 정당성을 설파하고 있지만 군사작전 자체가 국제법 원칙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베네수엘라는 유엔 회원국이며 현재 미국과 전쟁 상황에 있지도 않았다.
유엔헌장은 주권 존중과 영토보전을 핵심으로 하는데, 지난 1945년 10월 체결된 유엔헌장 2조 4항은 모든 국가가 다른 국가에 대해 군사력 사용을 자제하고, 상대국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예외적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승인이 있거나, 전쟁 혹은 적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시 자위권 차원에서 군사작전이 허용된다.
하지만 이번 미국의 베네수엘라 급습과 현직 대통령 체포는 예외규정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가디언 홈페이지 캡처미국의 푸틴식 권위주의 외교정책이 베네수엘라에 도착했다
실제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3일(현지시간) 스테판 뒤자리크 대변인을 통해 성명을 발표하고 "베네수엘라에서 일어난 최근의 긴장 고조를 매우 염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뒤자리크 대변인은 "베네수엘라의 상황과는 별개로 이런 전개는 위험한 전례가 된다. 사무총장은 유엔 헌장을 비롯한 국제법을 모두가 완전히 준수하는 것의 중요성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사무총장은 국제법의 규칙이 준수되지 않았다는 데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사무총장은 베네수엘라 내 모든 행위자가 인권과 법치주의를 완전히 준수하며 포용적인 대화에 관여하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유엔 안보리는 5일 오전 10시(현지시간) 긴급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공격은 불법이고 무모하다'(
Trump's Attack on Venezuela Is Illegal and reckless)는 제목의 사설에서 "지난 한 세기 동안 미국 외교사가 얻을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교훈은 아무리 개탄스러운 정권이라 하더라도 이를 축출하려는 시도가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if there is one overriding lesson from U.S. foreign relations in the last century, it is that attempting to overthrow even the most deplorable regime can make matters worse.)
또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아직까지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며 "정당한 이유 없이 미국을 국제적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주장을 하고 싶다면, 헌법이 지시해야하고 이는 의회를 거쳐야 한다"며 "의회의 승인 없는 그의 행동은 미국 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법과 유엔 헌장 위반은 물론, 다른 나라 침공을 위해서는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하는 국내법도 무력화하는 초법적 행위를 저질렀다는 주장이다.
영국 가디언도 '러시아 푸틴식 권위주의를 닮은 미국 외교정책이 베네수엘라에 도착했다'(
The 'Putinization' of US foreign policy has arrived in Venezuela)는 제목의 선임기자 분석 기사를 내놓으며 법 위반을 적시했다.
가디언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야간 공습과 마두로 대통령 부부에 대한 납치,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운영'하고 그 나라의 석유를 판매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국제법과 국제적 규범을 다시 한 번 짓밟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을 법정 앞에 세우거나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민주주의 체제를 가져다주려는 의도보다는 베네수엘라의 석유에 대한 탐욕이 더 크다는 점을 여러차례 발언을 통해 분명히 했다"며 정당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In repeated statements, Trump has made clear he is more covetous of Venezuela's oil than motivated by a desire to bring Maduro before a court, or deliver democracy to the people of Venezuela.)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캡처